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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향찐따 박살났었던 사회성 고친 후기

무명의 더쿠 | 11:36 | 조회 수 1138

* 긴글 주의 

 

사회성 박살 배경 

 

일단 타고나길 박살나서 관계를 못맺던 아이는 아니고 그냥 평범하게 친구사귀고 어른들한테도 귀여움받았었던 편이었는데, 

가정에 문제가 생기고 학교를 여러차례 전학다니고 부모의 케어를 받지 못하게 되면서 초등학교 고학년 무렵부터 착실히 친구관계가 무너지기 시작했음 

 

초등학교까진 그냥 친구랑 어울리는 과정에서 트러블이 있다, 반에서 찐따같다 정도였는데

중학교를 올라가면서부터 또래의 문화에 어울리지 못하거나 충돌해서 왕따를 당하는 등의 일이 생기기 시작함 

 

그렇게 3년을 보내면서 흔히아는 왕따 찐따생활을 지속하면서 내가 생각해도 친구사귈 수준의 사회성이 아니게됨

성격도 약간 음침하게 집에서 매일 도피성 게임이나 덕질을 하고 실제 인간관계에 거리감이 안잡힘

약간 전형적인 외향찐따로 자람 

 

 

 

전환1

 

외향찐따를 겪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사람들이 뭘 좋아하는지 아닌지 같은것들은 방점을 못두면서

친구랑 어울리고 남들하는건 다 하고싶어하는 욕망은 굉장히 강함 

고등학교 진학하면서도 흔한 친구는 없고, 말시키면 거리감 똑바로 못지켜서 관계박살내는 타입으로 살았음

 

다행히 학년이 올라가면서 그런 외향찐따를 이해해주는 부류의 반친구들을 만남

까불고 하고싶은거 해도 적당히 받아주고 이해받는 경험을 통해 일단은 나대서 눈살은 찌푸려질지언정 모욕적인 언사를 당하거나 배제당하는 경험은 덜하게됨

거기에 입시 수능 공부하면서 교우관계로 사람들에게 공격받는 일이 물리적으로 줄어듦 

 

좋은친구들의 경우에는 내 행동이 왜 문제였는지에 대해서 조근조근 설명해 주는 경우도 있었음

찐따답게 그게 한번에 완치될리가 없지만 그래도 그런말 한두마디씩은 머리에 입력되고 상대 눈치도 보게 됨 

 

 

전환2

 

20살이 되면서 돈이 없기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됨

운좋게도 직원이 몇명있는 규모가 큰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됨

이 과정에서 정말 사회성깎기가 시작됨. 

 

나는 돈이 없어서 학교를 다니려면 아르바이트를 해야하는데, 알바로서의 눈치나 사회성이 전혀없었음.

당시에는 직원들에게 하루에 몇번씩 줘터지면서 혼이남. 

지금같으면 그정도로 혼나면 드러워서 그만둘것 같은데, 찐따였던 나는 여기서 그만두면 더는 돈을 벌 수 없을 것 같았음. 

 

내가 폐급이긴 했던게 하기싫은일을 시키면 대놓고 삐죽거리면서 일하기 싫다고 떼를 쓴다던지 

직원들 입장에선 일을 시켰는데 멋대로 해놓고 적반하장을 한다던지 하는식이었음 

단적인 예지만 더한것도 많았음. 그런 행동을 해대니 군대처럼 매번 직원들에게 불려가서 혼나는 일상을 몇개월 살았음. 

 

그 과정에서 말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내가 어떤 행동을 해야 신뢰받을 수 있는지 등을 많이 깨우치게됐고 

이게 대학생활까지 연장이 됨.

 

이 곳에서 학기중엔 주말알바, 방학엔 풀타임 알바를 하면서 만 3년이 넘는 시간을 보내게됨 

 

 

극복

 

또래에게 이해받는 경험 + 사회적 눈치 없으면 얻어터지는 경험을 복합적으로 누적해가다보니 내가 생각해도 사람이 행동하는 이유나 눈치를 어느정도 읽을 수 있게 됨

 

과거엔 사람들 사이에 끼어있으면 주류의 무리에 전혀 어울리지 못하고 늘 배제당하는 포지션에 있었는데 

어느순간부터 친구들 무리에서 편안하게 대화를 하고있고, 일하던 아르바이트 가게에서는 비공식 직원 친목 회식에 초대받게 됨 (이때 진짜 감격)

 

물론 내면에서는 꾸준한 시행착오가 계속 있었음 

아 이런얘기를 하면 갑분싸가되네? -> 뭐가 문제였지? 하고 피드백을 한다던지 

유쾌한 친구 몇명을 롤모델로 삼아서 재미있는 말이나 행동을 기억해두고 따라해본다던지 

나름의 노력이 내면에서도 계속 있었음 

 

 

내 입장에서 특히 감격적이었던 에피소드를 하나만 꼽자면 

 

보통 찐따는 화를 내기가 어려움. 왜냐? 보통 정확한 이유보다는 본인의 감정에 충실해서 상황 못읽고 화를 내고

그런상황에서 보통은 찐따새끼가 뭘 안다고 역으로 욕을 먹거나 무시를 받게 됨.

그런데 어느정도 사회성이 성장하고 있는 과정에서 내가 잘못하지도 않은일로 혼나게 되는 일이 생김.

과거였으면 그냥 억울하고 화가나도 참거나 억울하다는 어필을 해도 무시를 당했을텐데

내가 하지도 않은 일로 억울하고 화가난다고 정확하게 언어전달을 했더니 직원이 따로 불러 사과를 했음. 

 

이게 내 개인의 인생에서는 굉장히 큰 감동이있었음. 

내가 억울함을 토로해서 사과를 받아본게 처음이었기 때문임. 

더불어 관계에서 더이상 약자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한 기분이 들어서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임팩트 있는 일이었다. 

 

아무튼 이런과정을 거치면서 확실히 사람간의 관계에서 어떤식으로 해야할지에 대한 학습이 진행되었음.

 

 

 

현재상태

 

직장에서 n년차 과장으로 근속하고 있으며, 회사 내에서 사회성으로 지적받거나 문제가 된 적 없음 

오히려 회사 내에서는 외향적이고 팀업무에 협조적인 적합한 사람이라는 인사평가 받음(평가지 작성내역 바탕)

인간관계도 꾸준히 누적되어 신뢰할 수 있는 오래된 친구 무리들이 쌓임. 

물론 가끔 동료평가에서 상대방 이야기를 더 들어달라는 피드백을 받는다던지, 친구들과 말다툼을 하는 경우도 있어 

그래도 과거와 비교하면 인싸 그자체가 됨 ㅎㅎ

 

 

아무튼 나름의 사회일원으로서 내가 이제는 다른부분에서의 내면깎기를 하고있어

왜냐면 사회성이 생겼다고 해도 모든 관계에 적합한 인간이 되는건 아니거든

이제는 회사에서 내 자체적인 리더십도 갖춰야하고, 사람과 소통하는 방식도 위치에 따라서 바꿔나가야하니까 

내가 느끼기엔 결국 내가 운이좋아서 + 선택지가 없는 환경에서 버텨낸것이 합쳐져서 찐따를 벗고 사회성이 괜찮아졌다고 생각해. 

 

 

 

 

 

우리나라 언어나 문화는 굉장히 고맥락이고 분위기와 눈치로 많은게 구성되는데 외향찐따가 살기 정말 힘든나라같아 

그걸 평생 극복하기 힘들 것 같았지만 회피하지 않고 내면으로 계속 하다보면 나아지는 경우도 있어서 

 

혹시라도 나 같은 성향의 사람이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해서 구구절절 적어봤어 

나같은 타입이면 사회에 나가기 전에 대놓고 깨져서라도 고칠 용기만 있다면 기회가 계속 오는 것 같다 

이런것도 적어두면 누군가에게는 도움되는 후기일것 같아서 생각이 날때 적어봤어 

 

혹시 후기방에 적합하지 않으면 지적해주면 고맙겠어 

긴글 읽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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