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정신과 진료 받은 적은 많은데 비대면은 처음이었어
그래서 바로 어플 깔아서 접수하고 진료받으러 폰들고 비상계단으로 잠깐 나와서 전화 받았어
받으니까 증상이 어떠냬서 스트레스를 받아서 지금 진정이 잘 안되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 정도라서 안정제를 처방받고 싶다, 하니까 어떤 종류의 스트레스냐는거야
스트레스에 종류가 있나? 싶어서(정신적 스트레스 신체적 스트레스 뭐 이런거 말하는줄) 혹시 스트레스에 어떤 분류가 있냐고 물어보니까 그거는 환자분 본인이 제일 잘 느끼시겠죠...? 하고 웃음기 있는 목소리로 물어보길래 뭔가 갑자기 부끄러워져서 아 그냥 인간관계 그런 스트레스다...하고 뭉뚱그림
그래서 무슨 스트레스인지 정확하게 말씀해주셔야 한다길래, 제가 지금 시간이 많이 없어서요<이렇게 운을 띄우고 얼마나 자세히 설명드려야될지 물어보려고 했어.. 신입이 오래 자리를 비우면 눈치보이니까...ㅠㅠ 근데 없어서요, 하고 말 끝맺자마자 다음 말 할 새도 없이
이건 자세히 말을 해주셔야 처방이 가능해서요. 이쪽에서 진료 취소 해드리겠습니다~ 하고 바로 전화를 끊음
진료 취소해드릴까요? 이것도 아니고 바로 끊겨서 뭐지? 싶어서 다시 전화했는데 받지도 않고, 그 순간 너무 막막해서 비상계단에서 엉엉 울었어 겨우 찾은 동아줄 끊긴 느낌이고, 나름 후기 좋다는 전문의 선생님 찾아서 받은 첫 진료가 이런거라서 다시 진료 예약하기도 무섭고 부끄러웠고... 조금 울다가 신분증 보냈던 병원 폰으로 연락했는데 안 읽다가 퇴근할때 보니까 읽긴 했더라고 근데 답장은 없었어...ㅎ
내가 전화 끊기기 직전에 오해 사기 쉬운 말을 했다고는 생각해... 시간이 없어서 말하기 곤란하다는 식으로 받아들일만하기도 했으니까... 근데 진짜 1초도 안 되는 시간에 바로 취소해드리겠다고 끊고 아무 연락도 안 받아준 건 이게 맞나...? 싶음...ㅋㅋㅠㅠ 다른 병원도 아니고 정신과인데 조금만 여유롭게 얘기 들어줄 수도 있는거잖아
지금 보니까 통화기록 딱 1분 23초네
덕분에 혼자 이겨냈어요 선생님...ㅋ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