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간 거래였지만 일도 얽혀 있어서 빌려주는 돈이 자꾸 늘어 났어.
돈이 사람을 바뀌게 한 건지 원래 그런 사람인 걸 몰랐던 건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아 결국 돈 받아드립니다 하는 변호사 사무실에 가게 됐어.
성공 보수는 받아주는 돈의 30프로 정도였던 듯.
착수하면서 몇 십 만원 미리 냈고.
담당 실장은 통화할 때 목소리는 매우 나이스했는데 인상은 되게 무서웠음ㅎ
어느 날 자기 내일은 어디 둘러 볼 곳이 있어서 연락이 안 될 거라는 거야.
진행상황 두 세번 통화는 했지만 매일 연락하는 사이도 아닌데 뜬금없이 뭔 소리?
알고 보니 그 둘러본다는 곳이 배우자의 직장이었던 거야.
당장 그 날로 배우자에게 연락 와서 해결의 실마리가 보였어.
예고도 없이 이렇게 기습을 해버리는 것도 그들의 노하우 중 하나인가 싶더라.
빌려준 돈의 70% 정도를 받고 끝내기로 얘기가 됐어.
받는 돈에 따라 성공 보수가 달라지는 거니까 얼마를 받기로 했다 그 실장한테 전했지.
그랬더니 받기로 한 금액의 10%를 자기가 더 받아내서 개인보수로 하겠다는 거야.
원 채무자가 어찌나 여기저기 돈 사고를 쳐놨는지 배우자도 탈탈 털린 상태였거든.
70%도 힘들게 합의점 찾은건데 저 10% 더 받겠다고 분탕치면 일 어그러지겠다 싶더라.
고민하다가 내가 개인보수 따로 챙겨주기로 하고 상대에겐 얘기한 금액만큼만 받았어.
사무실이랑 실장한테 보수 주고 최종적으로 내 손에 들어온 건 빌려준 돈의 반 정도였어.
빌려주고 절차(차용증, 공증, 빨간 딱지 등) 밟고 속 끓이는데 5년 이상 걸렸는데
합의하는데 2주? 돈 받기까지 한 달 정도 걸렸던 것 같아.
나도 여유 없는 상황이었고 일부는 내 부채로 남았었지만
못 받은 나머지 돈이나 성공보수 아깝단 생각은 안 들었어.
이자나 원금 안 들어오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
사람에 대한 배신감,
빌려준 자신에 대한 자괴감 같은 걸 내려놓을 수 있어서 좋았고
돈은 또 벌고 모으면 되니까.
벌써 몇 년 전 일이고 이젠 다 정리도 돼서ㅎ 월루하며 써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