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지난 n년간 IT 대기업에서 B2B 영업 직무로 일했어.
영업은 크게 B2C와 B2B로 나눌 수 있는데, b2c는 개개인 즉, 개인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것이고 b2b는 비즈니스, 즉 회사나 기업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거야.
대상이 다르다보니 b2c와 b2b는 영업 프로세스나 장단점이 다를 수도 있어.
나는 b2b 영업만 해봐서 이글은 b2b에 초점이 맞춰진 글이라는걸 양해 부탁해
나는 대학교 때 별 생각없이 지내다가, 4학년때 이제 취업을 해야한다는 생각에 직무부터 결정을 했고 딱히 해온게 없던 나는 대기업이 가장 많이 뽑는 직군인 영업이 최선이란 생각이 들었어.
별다르게 따야하는 자격증도 없고, 오직 내가 영업력만 있다면 취업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장점이었던 것 같아. 난 특히 발표랑 말도 잘하고, 소소하게 상품도 팔아봐서 나쁘지 않을거라 생각했어
내가 해왔던 활동들 이렇게 저렇게 잘 포장해서 어쩌다 보니 취업할 수 있게 되었지.
근데 내 성향을 잘 모르고, 영업직에서 필수로 가져야하는 성향을 모르고 취업하고 나서 완전 죽을 맛이었어.
영업은 말그대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파는거야. 근데 그냥 팔면 안되고, 우리 회사에 이득이 되게 다른 회사에 팔아야 하는거야.
그러기 위해서 어떨 땐 미팅에서 정보를 숨기기도 하고, 반대로 미팅에 참석한 그 회사도 우리 회사에게 정보를 숨길수도 있어.
그리고 우리 회사에 유리하게 판매해야하다보니, 가능성이 거의 없는 일이어도 그 가능성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식으로 과다 포장해야할 때도 있어,
영업할 때 오히려 숫자만 가지고 이득이냐 아니냐만 따지면 더 영업이 쉬울 수도 있어, 하지만 사실 비즈니스는 사람이 하다보니까 이성적이기보단 감성적일 때가 많아서 미팅할 때 사람의 감성을 건들여야하기도 해.
영업직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려면, 필수로 가지고 있어야 하는 성향이
1. 빈말이나 샤바샤바 잘 하는 편 (비꼬는 거 아님. 진짜 중요함)
2. 남들이랑 경쟁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 외적 동기가 중요한 사람
이라고 생각해.
물론! 그렇지 않아도 충분히 영업직무로 일할 수 있어.
근데 내 문제는 내가 완전 저거랑 반대 되는 사람이어서 고역이었다는게 문제야
1. 난 원래 빈말을 잘 안해. 안되는걸 된다고 하고 싶지도 않아. 회사 사정 뻔히 알고 있다보니, 그 부분은 안될것 같은데 영업할 때 그럴 가능성 있다. 이렇게 말해주는게 난 힘들었어. 다른 영업 사원들은 안될 것 같은데 그거 가지고 최대한 부풀려서 영업하는 경우도 있어. 나도 한번 해봤는데, 계약은 체결됐지만 내내 마음이 불편했어.
그리고 아무래도 사람이 하는 업무다보니까, 사람 기분에 따라 계약이 잘 될 때도 있어. 그래서 어떨 땐 대표님을 만나서 내가 지어낸 말도 안되는 말로 대표님 사업과 아이템을 칭찬해서 기분을 좋게 하고, 또 내가 영업하려는 제품 자체도 괜찮았다보니 계약이 성사될 때도 많았어. 대부분 잘 먹히더라고. 그리고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현타가 장난아니게 많이 왔어.
우리회사엔 영업을 기가 막히게 잘하는 사원들이 많았는데, 대부분 빈말이나 샤바샤바는 기본 탑재 스킬이야. 그외 + 알파.
나쁘게 말하면 남 속이는데 거리낌이 없다고 해야하나.. 영업직 특유의 과장법, 1% 가능성을 마치 99%의 가능성처럼 과장해서 말하는.. 그런 화법이 있어 ㅜㅋㅋㅋ 말 논리적으로 잘하는거랑 느낌이 좀 달라
나도 이걸 기본적으로 탑재했었더라면 훨씬 덜 피곤했겠지만, 난 진짜 맘에도 없는데 있는 힘껏 단전에서 끌어내서 빈말이랑 샤바샤바 하려다보니 굉장히 피곤하더라.. 하지만 회사에서 일할거라면 이런 걸 잘하면 잘할수록 좋다고 생각해..
2. 나는 남들과 경쟁하는게 더 이상 나 스스로에게 먹히지 않더라고.
어릴 때, 공부로 남들이랑 경쟁을 했는데 경쟁자 한명을 제거하면 어디서 또 다른 경쟁자가 나오고,,, 이런 무수한 반복에 지쳤어. 학구열 강한 곳에서 학창시절 보낸 덬이라면 공감할거라 생각해 ㅜ 그래서 대학교 때는 남들과 경쟁하기보다는 나 스스로 경쟁하는 것을 선택했고, 이전의 나보다 더 나아졌으면 나는 그게 성장이고 발전이라고 생각했어. 특히 외적 동기 = 돈이나 이루었을 때 남들이 인정하고 칭찬하는 것에 질려 아동 우울증까지 걸려 본 터라 대학교 들어간 이후부터는 진정으로 내가 집중하고 싶고 내가 잘하고 싶은 것에 엄청나게 빠져들고 열심히 했어.
그런데 영업은 기본적으로 회사가 목표치 100을 줘서 110을 달성했더라도 남들과 비교해서 남들은 평균적으로 120하고 있을 때 내가 110을 하면 그걸로 엄청나게 채찍질을 해. 다른사람들은 120 하고 있는데 너는 지금 110하고 있다니 무슨일이냐, 130,140 달성해서 인센 받아가라, 누구는 이만큼 한다 등등등 정말 질릴 정도로 내부에서 경쟁을 엄청 시켜. 물론 그만큼 인센티브로 보상을 줘.
근데 나는 이런 인센티브 같은 것에 큰 동기 부여를 못 받다보니, 아무리 돈을 더 준다고 해도 어디 여행을 보내준다고 해도 열심히 일 할 생각이 안들었어. 나 뿐만 아니라 내적동기로 일하는 동기들도 금방 영업직 관두고 다른 직무로 전환하더라고. 반면에 이런것에 자극 받고 동기가 외부에 있는 사원들은 더더 잘해서 인정받고, 특히 부장님도 외부 동기에 엄청나게 집착하는 스타일이라 젊은 나이에 부장이 되셨어
사실 이 두가지가 회사생활 하는 모든 직무에게 너무 당연하게 느껴질 수도 있어
사람 많이 만나서 오는 스트레스? 실적 압박? 이런거 다 외적 동기(=인센, 승진, 인정 등)으로 해결 되는 사람들은 금방 금방 극복해
영업직에서는 특히나 저 두가지가 뚜렷하게 본인의 성향이랑 맞아야지 꾸준하게 할 수 있는 것 같아.
나처럼 완전 반대 성향인데 했다가는 너무 힘들거야
지금은 관두고 아예 직무 바꾸고 저 때보다 정말 많이 행복해졌어.
급작스러운 마무리이지만 사회초년생이 많이들 처음에 영업 직무를 선택하다보니 참고하라고 적어봤어!
궁금한게 있으면 내가 아는 선에서 다 대답해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