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리지 소진해야 돼서 고민~고민~하다가
오헝체에서 오헝만 가보기로 함!
제일 걱정됐던 건 긴 비행시간.
성인에게도 힘든 시간을 견딜 수 있을까 싶었는데, 하더라!
미처 계산하지 못했던 문제점.
시차적응!!
시차적응, 낮잠 콤보로 낮에는 그냥 거의 쓰러져 있었고
(덕분에 유모차가 큰일함)
아주 이른 새벽에 배고프다고 날 깨움
처음 며칠은 내가 어떻게든 케어했던 것 같은데
나는 점점 시차에 적응하는 터라
그 이후부터는 누룽지 끓여주고 난 그대로 뻗었고
아이는 자기 나름대로 혼자 먹고 놀고 그러더라고
새 음식에 도전 못하는 아이라
한국에서 먹을 만한 거 바리바리 싸가고
대충 계란 구워주고 사과 깎아주고 그랬는데
어떻게 끼니를 때웠나 지금도 의문이야
오스트리아에서는 아이가 참여할 만한 프로그램도 몇 개 있었는데
늘 하던대로 급하게 여행 준비하다 보니 예약이 안돼서
아이 중심 여행도 아니고, 부모 중심도 아니고 이도 저도 아니었다 ㅋㅋ
아이가 잘 땐 우리 하고 싶은 거 다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언제 깰지도 모르고, 어쨌거나 기동력이 현저히 떨어지니까
진짜 가성비, 효율성 최고로 떨어지는 동선과 일정이었지...ㅠㅠ
그래서인지 여행 다녀온 직후에는 역시 뭘 모르는 애 데리고 다니는 건 남는 게 없다~ 싶었거든
얘도 자기 다녀온 데가 어딘지 정확히 모르지,
이담에 커서 뭐 기억에 남기나 하려나 싶어서
애기 어릴 땐 '굳이^^ 그런 여행을...' 이라는 결론이었어
그 후로 시간이 꽤 흐르고 보니까,
우리는 그런대로 갈만한 이유가 있었고, 다녀와서 좋았다!로 마음이 바뀜 ㅎㅎ
갈 수 있는데 굳이~ 안 가는 것도 굳이다,
최적의 조건과 타이밍을 기다리기보다
뭐든 할 수 있을 때 하고, 갈 수 있을 때 가자!
그리고 설사 기억을 못하더라도
아이한테 네가 어디어디를 다녀왔다 지속적으로 알려주니까 알긴 알더라고
세상 좋아져서 당시 사진, 영상이 남아 있으니까 매칭도 잘 되나봐
그때 찍은 사진보면 너무 마음이 행복해져서
주기적으로 그때 사진 돌려보거든
(사진찍는 거 정말 귀찮아하는데 남는 건 사진이긴 하네)
그 시간을 추억하는 것만으로도 내 마음이 녹아내린당
특히 시간 지나고 보니, 만 3세...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더라~
당시엔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게 늘 챌린지 같았는데
그때가 참 귀엽고 멋 모르고 좋았더라고.
과거 미화일 수도 있겠지만 다시 오지 않을 시간에, 다시 가보기 힘든 곳에 함께 있었다는 게 너무 좋아!
이상 허접 후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