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초부터 다녀온 곳 중에 추천하고픈 곳들 추려봤어
최근 한 달간 너무 너무 바빠서
식욕도 떨어지고 이래저래 힘들었는데
맛있게 먹었던 사진들 다시 보니까
다시 입맛도 돌고 힐링되는 것 같아
봄이다..!
1. 연남동 도부
연남동 깊숙한 골목에 있는 제철 솥밥집인데
난 런치 코스로 다녀왔어
큼직한 바 테이블에 둘러 앉아 있으면
천천히 정성들여 준비한 코스가 차례로 나와
오픈 키친이어서 조리 과정이 다 보이고 무척 깔끔해
코스는 제철 재료에 맞춰서 조금씩 바뀌는 것 같은데
사시미-본식-제철 솥밥-후식 순서야
나 갔을 때는 대방어 사시미가 제일 먼저 나왔고
본식은 유린기였어 코스치곤 양이 꽤 많고
갓 튀겨서 무겁지 않게 바삭하고 맛있었어
코스 중간에 하나씩 나오는 서비스는
김치 소스를 곁들인 감자 튀김이었고
드디어 제철 솥밥 등장..!
나는 혼자 가서 작은 솥밥이었고
둘이 가면 큰 솥밥에 2인분으로 나오더라
솥밥은 직접 휘휘 섞어주셔
첫 그릇은 퍼 주시고 그 다음부턴 알아서 먹으면 됨
기본은 생강이 들어가는데 난 안 좋아해서 묵은지로 바꿨어
건강하고 담백한 맛이고, 양이 진짜 많아
후식은 레몬 바질 셔벗
연말연초 기준으로 1인 3만 원이었어
코스는 1시간 반 정도 걸리고, 아주 만족스러웠음
미리 예약해야 되고, 일찍 가도 안 열어주니까 딱 맞춰가기!
2. 응암역 선과점
아주 아주 다정하고 친절한 사장님이 계신 카페인데
핸드 드립과 과일 디저트가 주 메뉴야
내부는 아기자기하고 소품이 많아
채광이 아주 좋은 창가 자리
드립 커피는 컵노트가 차분하게 전해져서 편하게 마실 수 있어
찐 당근과 바나나, 사과가 나오는 플레이트도 주문했어
당근 위에 얹힌 소스는 직접 만드신 특제 소스래
자주 가는 동네가 아니라 맛탕 추가..!
주문과 동시에 조리 들어가는데 손맛이 일품이야
자리가 많진 않은데
다행히 평일 오후에 가서 편하게 있다 왔어
넘 친절하고 맛있어서 오래 있고 싶은 곳이었어
3. 청담 메종조
서초 예술의 전당 근처가 본점인 메종조가
청담에 두 번째 매장을 냈어
평일 디너와 주말은 주류 바틀 필수인데
평일 런치는 필수가 아니어서 런치로 예약해서 다녀옴
아뮤즈 부쉬가 서비스로 나오고 (+식전빵도)
전에 본점 갔을 때 패스했던 당근 라페 주문
상콤하고 아삭한 게 진짜 맛있어
당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데 자꾸 손이 가더라
메종조 요리는 이래저래 복잡하지 않고
좋은 재료 써서 심플하게 구성하는 게 특징인데
어떤 메뉴를 시켜도 다 기본 이상은 충분히 하는 것 같아
토마토 라구 소스 뇨끼와
프랑스식 순대와 버터로 구운 사과 & 감자 요리도 맛있었어
각종 샤퀴테리와 빵, 수프와 샌드위치 류도 가득 팔고 있고
맛있어서 만족스러웠는데
점심 때쯤이라 테이크아웃 손님들도 많이 드나들어서
약간 번잡한 느낌도 들었어
여기 빵이 의외로(!) 가성비가 좋아서 추천해
근데 밥 다 먹고 사러 가니까
이미 중간에 하나 둘씩 품절돼서 슬펐어
사고 싶은 빵 있으면 미리 확보해
4. 합정 어나더빈스
커피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유명한 곳이라길래 반신반의 하면서 갔는데
예전에 합정에 있었다가 닫은
에스프레소 바 슈가 사장님이 새로 여신 카페더라구
또 가고 싶었는데 없어져서 아쉬웠던 곳이라
신기하기도 하고 반갑기도 했어
빙 두른 바 테이블로 되어있고 원두 리스트도 엄청 길어
낯은 약간 가리시는데
커피 이야기 하는 거 좋아하셔서 물어보면 잘 알려주셔
커피 하신지 엄청 오래 됐고 커피에 진심인 분인데
싱글 오리진으로 에쏘 기가 막히게 내려주셔
리사르처럼 찐득한 이태리식 에쏘는 아니고
쥬시하면서도 마시기 편한 에쏘야 지향점이 좀 달라
이야기하다 보면 서비스로 다른 원두 맛보라고 내주기도 하시고
여기 독특한 게 융드립인데
융드립 전문으로 하는 곳이 드물기도 하지만
다른 곳과는 다른 방식으로 내려서 재미있어
유량을 제어하는 팁을 수구에 끼워서
점드립처럼 똑똑 떨어지는 물줄기로 소량만 추출하는 방식이야
융드립 하면 보통 강배전 원두를 써서
부드럽지만 진하게 내리는데
이게 융드립이야? 싶을 만큼 가볍고 산뜻한 느낌이야
한 잔을 내려서 1/3은 그냥, 1/3은 설탕을 넣어서
나머지 1/3은 우유를 넣어서 마실 수 있게 셋팅해주시는데
이게 또 별미야 진짜 융드립 강추
그 날의 흔적
요즘 일이 너무 바빠 힘들었는데
커피 얘기하면서 홀짝 홀짝 마시니
넘 힐링되고 좋았어
가격대가 좀 있어서 아무한테나 추천은 못 하겠지만
커피에 관심 있거나 대화하는 거 좋아하는 덬들에겐 무조건 강추
5. 안국역 무구옥
삼청동으로 올라가는 초입
경복궁 근처에 있는 이북식 삼계백반 집인데
친구가 가보고 넘 맛있다고 추천하길래 다녀왔어
ㅋㅊ테이블이나 ㅌㅇㅂ링 같은 웨이팅 시스템이 없어서
줄 서서 기다려야 해 내국인도 많고 외국인도 많더라
삼계백반 시키면 기본 찬에
산삼 배양근이 별도로 나오고
아주 진하고 걸죽한 닭육수와 밥이 나와
국물만 먹어도 되고, 밥 말아 먹어도 돼
나는 말아먹는 거 좋아해서 후자로
한 쪽에선 쉴틈없이 닭고기 손질 중이고
인당 요 정도 분량으로 나와
삼계탕의 육수랑 닭고기가 따로 나온다고 보면 되는데
고기가 참 부드럽고 소스 찍어 먹으면 간도 적당해서 참 맛있어
닭찜도 맛있다던데 나중에 또 가보려구
회전율이 빠르지도 아주 늦지도 않은데
피크 타임에는 줄이 꽤 길어서 나는 1시간 가까이 기다린 듯
그래도 추운 날 보양식으로 딱 좋았어
6. 홍대 트레머 커피 웍스
내가 홈카페에서 쓰는 머신으로 커피 내리는 곳이라길래
찜해놨다가 다녀왔는데, 시그니처 메뉴들이 아주 맛있고
커피 추출에 대한 철학도 가지고 있어서 흥미로운 곳이었어
원두 유통을 메인으로 하면서
그 원두로 맛있게 내린 커피를 선보이는
쇼룸 겸 추출 테스트 하면서 메뉴 개발하는 랩으로
매장 운영하고 있대
공간은 아주 작아
바 테이블에 3자리, 뒤쪽에 2자리 해서 총 5자리가 끝
정밀 분쇄 가능한 오직 볼드 그라인더와
유랑 압력 온도 셋팅이 자유자재로 가능한 디센트 쓰는 곳
시그니처 메뉴 중 프리마베라는
유자티 베이스로 에스프레소를 혼합한 음료인데
씁쓸하거나 부정적인 맛 없이
딱 장점만 살려서 아주 상큼하게 마실 수 있었어
원두를 소량 섞어 직접 만든 생초콜릿도 서비스로 내줘
프리마베라가 맛있어서 특이한 원두로 추천 부탁해서
에쏘로 한 모금 마시고 나머진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마셨어
얼음은 빨리 녹지 않는 사각 얼음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마시면 원두 향미 살리기 힘든데
여긴 바리스타가 자신있게 추천한 만큼 신기하게 유지됐어
드립은 하리오 스위치로 내리는데
특이하게 물을 먼저 붓고 원두를 나중에 넣어
블라인드 테스트 해보니 이 방식이 제일 좋았대
바테이블 앉으면 커피 얘기 진짜 많이 할 수 있는데
바리스타님 지인분이 해외에서 사온 원두 서비스로 내려서
다같이 나눠 마셨어
완벽하게 내려졌다고 뿌듯해 하시길래
기념으로 사진 남김ㅋㅋ
처음 가보고 넘 마음에 들어서
친구랑 근처 산책하다가 또 다녀왔어
이 날은 새로 나온 시그니처 메뉴인 더 하와이안 닐슨 마셨는데
코코넛 워터 탄산수에 디카페인 에쏘, 라임 소르베를 조합했대
이것도 역시 넘 맛있었어
시그니처 메뉴는 시즌마다 바꾼다고 하는데
담에 새 메뉴 나오면 또 가보려구
여기도 커피값이 비싼 편이지만
어나더빈스와 비슷한 결로 커피 좋아하는 덬들에게 추천해
7. 연남동 소점
연남동 오코노미야끼 집인데
친구가 몇 년째 위시 리스트에 담아둔 곳이라고 해서 다녀왔어
대기가 있다길래 일찍 도착해서 1등으로 이름 적었더니
메인 공간 말고 오른쪽에 두 자리만 있는
별도 공간으로 안내해 주시더라
데이트 할 때 이 자리에 앉으면 좋을 듯ㅎ
다 합쳐도 자리가 많진 않아
두 공간 다 합쳐서 8자리 정도인 듯
작은 창으로 조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사장님 한 분이 8인분 조리를 한꺼번에 해서 시간이 좀 걸려
게란은 반숙 완숙 중에 고를 수 있음
우리는 히로시마풍 오코노미야끼 시켰어
이 한 접시에 16천 원인데 양이 많아서 둘이 먹고 남았어
같이 주는 주걱팬으로 피자 조각처럼 잘라서 덜어먹으면 돼
기름지거나 느끼함 하나 없이 넘넘 맛있었어
먹는 방법이나 곁들임 소스는 아주 친절하게 설명해주셔
지금 후기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또 먹고 싶네...ㅜ
타코야끼 6알도 같이 시켰는데 이게 진짜x100 맛있더라
여기 가면 꼭 타코야끼도 같이 먹어!
나는 토요일 런치에 갔는데
11시 반 오픈이라길래 겸사겸사 10시 40분쯤 도착했더니
웨이팅 1등이더라
여기 먹으면서 보니까 회전율이 엄청 낮아
대기 걸어놓으면 기본이 1.5시간 플러스 알파일 듯
사장님은 언뜻 산적 룩이고
조용한 분위기 유도하는 안내가 많아서
불친절하거나 까다로운 곳일 듯한 느낌이 있는데
실제로는 엄청 조용 조용 친절하셔
또 가고 싶다!
8. 한남동 gml
수입 해외 원두 취급하는 카페야
그렇다 해도 조금 비싼 감이 없지 않지만
맛은 좋았고, 디저트도 괜찮았어
메뉴 중에 블랙 & 화이트로
드립 커피와 밀크 브루를 세트로 주문할 수 있게 되어있어
원두 조합도 가능하니까 다양하게 마셔보고 싶으면 이걸로 ㄱㄱ
망고 치즈 케이크도 커피랑 잘 어울렸고
한 잔 더 마시고 끝
농장이나 원두 처리 방식에 대한 설명이 잘되어있어
해외 로스터리 원두 궁금하면 가봐!
인테리어도 깔끔하고 서비스도 좋아서
가볼만 할 거야
9. 해방촌 바이두부 & 토터스
주 목적지는 토터스였지만
식사 먼저 하려고 비건 음식점 바이두부에 먼저 들렀어
달걀 없이 두부로 달걀 비슷한 맛을 낸 샌드위치
브로콜리 두부강정 볼은
구운 두부에 라임 비네거를 썼는데
건강하기만 한 맛이 아니라 달달하게 맛있어
후식은 토터스에서 커피와 수플레
고구마 모찌 수플레는 아마 시즌 메뉴일 듯
비주얼이 넘 곱지
여러 겹의 팬케이크 위에 고구마 조각과 크림이 올라가고
다시 팬케이크 덮은 다음에 자색 고구마 모찌로 감샀어
탱글탱글하고 부드러운 게 넘 맛있더라구 (구황작물 러버)
고구마 디저트 좋아하는 덬들에게 추천하는 코스야
10. 용산 피쇽 & 식캣사인
고구마 디저트 추천하는 김에 한 코스 더:
남영역 피쇽은 생면 파스타 집이야
접시 당 양은 많지 않은데 가격대가 나쁘지 않아
꼬득한 식감의 우렁이
한치를 올린 콩비지 페스토는 꾸덕하고 리치한 맛
바질 파스타는 질감이 독특하고 개성 있었어
전체적으로 캐주얼한 느낌이고 가격대 대비 맛도 괜찮았어
절도 있는 동선으로 일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던 곳이야
후식은 멀지 않은 식캣사인에서 군고구마 크림 브륄레
인스타용 아닐까 긴가민가 하면서 갔는데
고구마는 실패가 없으니까..!
설탕 코팅된 윗부분을 톡톡 깨서 퍼먹으면
요렇게 바닐라빈이 콕콕 박혀있고
고구마 풍미가 가득해서 무척 맛있었어
여긴 주말 오후에 갔는데 대기도 있었고
내부가 북적북적 해서 편하게 앉아 있을 분위기는 아니었어
그래도 고구마를 득했으니 만족
기타 좋았던 곳들 몇 군데
- 연희동 다크 에디션 커피:
원두 리스트가 어마어마 하지?
하나하나 읽으면서 고르기엔 너무 많아서
적당히 원하는 노트 얘기하면서 추천 받으면 돼
드립 커피가 넘 깔끔하고 좋아서
고민하다 플랫 화이트 한 잔 더 마셨는데 여기 라떼 맛집이더라구
추천받은 에티오피아 원두로 마신 플랫 화이트가
커피 맛이 생생하게 잘 살아있고 넘 부드러워서
한 모금 마시자마자 라떼 좋아하는 친구한테 추천 톡 날렸어
친구는 나 다녀온 뒤에 갔는데 역시 완전 맛있었다고 하더라
매장은 진짜 좁아
이제 날도 풀리니까 테이크 아웃 해서
연희동 산책하면서 마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
- 망원동 보통공원:
여긴 이름만 보고 조용한 분위기를 상상하면서 갔는데
웬걸 대기도 있고 사람도 많고 약간 소란스러웠어
보기엔 안 그래 보이지만 카메라 뒷편으로 사람 많음ㅎ
원두는 티티랩 거 쓰는 것 같던데
이 날은 커피가 안 땡겨서 시그니처라는
쌀음료와 팥말차롤 주문했어
근데 너무 맛있는 거야...
쌀음료는 아주 고소하고 밸런스 좋았고
비주얼만 보고 먹다 질리지 않을까 싶었던
팥말차롤은 부드럽고 과하지 않게 조화가 좋았어
또 먹고 싶은 디저트 - 커피랑 더 잘 어울릴 듯
- 시청 참숯골:
간만에 돌솥비빔밥이 땡겨서 다녀왔는데
진짜 푸짐하고 건강한 맛이었어
돌솥에 불고기랑 노른자를 넣고
특제 양념장을 넣어서 쉐킷쉐킷 하면 돼
이 양념장이 특이하더라구 자극적이지 않고
감칠맛이 좋아서 많이 넣어도 안 짜
그냥 두면 굳는다고 자꾸 걷어 가시려고 하니
미리 듬뿍 넣는 거 추천해ㅎ
- 망원동 비캔드:
프렌치 토스트가 맛있다길래 들렀는데
고구마(또) 브륄레 프렌치 토스트가 있길래 먹어봤어
맛은 물론 있었는데 취향보다 눅진한 편이라 살짝 아쉽
담에 가게 되면 기본 프렌치 토스트 먹어볼 듯?
본격 더워지기 전에 맛있는 거 많이 먹자
덬들 다들 건강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