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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듣보잡 전문대 졸업에서 유학없이 외국계 회사 취업하기_3탄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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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0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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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탄: https://theqoo.net/review/3283543661

2탄: https://theqoo.net/review/3284473104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ㅎㅎ 내 얘기 이렇게 많이 들어줄 때 언넝 마무리 해야 할 것 같아서, 또 이렇게 바로 들고 왔어. 

어제 쓴 글도 댓글 많이 달아주고 예쁜 말 많이 해줘서 고마워 

 

근데 한가지!! 나보고 열심히 살았다/멋지다라는 말 많이 해줬는데 생각해봐 ㅋㅋ

난 40살이고, 전문대 나와서 지금까지 직장 생활을 16년정도 했거든?

근데 그걸 2개의 게시글로 압축해서 써놓으니 매순간 치열하게 산 것처럼 미화(?) 되는 경향이 있는데

나 여행도 공연도 너무 너무 좋아하고 쓰잘데기 없는 거에 시간 많이 써 ㅎㅎ 유투브도 맨날보고, 더쿠도 얼마나 자주 들어오는데!! ㅋㅋㅋㅋㅋ 

내가 글 쓴건 '나 열심히 살았어요'하고 말하려던게 아니라 이렇게 나처럼 특별한 재능없이 어릴 때 미리 꿈을 꾸거나 준비하지 못했던 사람도

어느 순간 조금만 의욕을 가지고 나가면 작은 스펙으로도 괜찮은 현재를 살아갈 수 있다는 말을 해주고 싶었어.

막상 내 글은 어떻게 너에게 전달이 되었는진 모르겠지만 진짜 내 의도는 그랬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 (1탄 첫 번째 문단 읽어줘 ㅎㅎ) 

 

오늘 서론이 너무 길었네!! 이제 마무리 가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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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에이전시 들어가서 5년 일하게 된 얘기했지.

그럼 내가 이제 직장 생활을 거의 10년 연속한거잖아. 그리고 좀 빡센 곳에서 연달아 일하다 보니 좀 지쳐서 쉬고 싶더라구.

 

그 회사에서 팀장을 달았는데, 나 포함 4명이던 팀원이 8명으로 늘어나고 그만큼 내가 매니징해야 하는 광고주도 많아지고.

오래 다닌만큼 회사는 나한테 빡센 광고주도 계속 맡으라 하고 (돈 많이 쓰고 유명한 광고주 = 힘든 광고주)

어찌보면 3개월 수습도 못 버틸뻔한 사람이 이렇게 성장했으니 일로서는 좋은건데 스트레스랑 책임감이 점점 몸에 쌓이니깐 

너무너무 지쳐서 거의 영혼을 빼놓고 예민 보스로 변해가더라. 그랬더니 사람들하고도 점점 멀어지는거 있지.

난 회사 생활에서 일도 물론 중요하지만 인간 관계를 절대 빼놓을 수 없다고 생각하거든. 

근데 일은 일대로 힘들어지는데, 함께 일하며 동지애를 넘어 우정으로 꽃피게 된 관계들이 자꾸 간당 간당해지니깐 진짜 더욱 더 그만두고 싶드라.

 

그래서 이대로는 안되겠다 생각하고 정말 쉴 마음으로 회사를 관둬버렸어. 초반 3개월은 정말 여행도 다니며 맘껏 놀았다.

근데 너무 준비가 없이 놀았는지 4개월째 벌써 거지가 될 것 같은거야. 

내가 일은 꾸준히 했어도 저축은 꾸준하지 못했거든...ㅋㅋ (일하는 스트레스 다 공연/여행/쇼핑으로 풀었어 ^^) 

그래서 이제 슬슬 일해 볼 마음으로 직장을 구했는데, 초반에는 진짜 자만했어.

아니 내가 그래도 10년 경력 물경력도 아니고, 그 빡센 에이전시 생활도 5년이나 했는데 이 정도면 옛날과 달라졌다 이말이야.

그럼서 눈도 높여서 막 알아봤는데. ㅋㅋㅋ 좀 큰 회사는 4년제가 아니면 안 된다하고, 작은 회사는 월급을 못 맞춰 준다는거야 ㅎㅎ 어쩌라고!! 

 

이 때부터 자꾸 내 눈에 거슬렸던게 최소 지원 자격요건에 항상 명시되어 있던 '학사학위' 란 4글자.. 

포지션과 담당업무만 보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인데 '학사학위' 라는 단어 하나가 나에게 기회조차 주지 않길래,

학교 이름 다 던져버리고 Only 도전과 기회를 위한 '학위취득'이 필요했던 나는 가장 쉬운 방법이 뭘까 했더니...

혼자서!! 집에서!!! 작은 돈으로!! 할 수 있는 학점은행제가 있드라. 결국 2년 후 내 손에 들린 '학사학위' ㅋㅋㅋ 

 

여튼 이어서 얘길 하면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거의 6개월 놀고 있는데 이젠 진짜 월세도 못 낼 것 같아서 ...ㅎㅎ

정말 월급만 맞춰주면 어디든 간다란 마음으로 열심히 넣었다가 (돈 벌게 해달라고 매일 창문 보고 기도 함 ㅋㅋㅋ) 

새로운 회사에 입사하게 돼. 여기는 업계에서 나름 유명하고, 업력도 20년이 넘고 복리후생도 괜찮길래 나름 잘 왔다고 생각하고 다니려 했는데..

전 회사가 너무 자유롭고 개인 중심적인 회사를 다녀서 그랬는지 이노무 한국 회사 분위기에 적응을 못하겠는거야.

대표도 너무 무섭고, 매달하는 보고서도 뭐 이리 많은건지.

그리고 난 디지털 마케팅을 하러 갔는데 이 회사는 이제 그걸 시작하려는 회사여서 그걸 이끌고 가는 것도 힘들고 그럴 깜냥도 내가 아직 안됐던 것 같애. 

 

근데 취업시장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는 걸 알았고, 새로운 회사에서 1년은 채워야 또 다른 이직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울며 겨자먹기로 겨우 겨우 다니고 있었어. 근데 나의 이런 소식을 알았던 전 회사가 나를 다시 부르는거야. 

나는 다시 이직을 알아볼 여력도 없었고, 전 회사가 생각보다 좋았다는 생각도 들면서 (추억미화) 

이렇게 부를 때 가는게 차라리 낫겠다란 생각을 해서 쪼르르 달려감 

 

이렇게 다시 에이전시 생활을 했는데, 그거 알지 헤어진 남자친구 다시 만나면 내가 왜 헤어졌는지 결국 또 깨닫게 된다고...

다시 가니깐 또 빡센 광고주 (돈 많이 쓰고 유명한 광고주)는 나의 몫이었고 다시 또 힘든 업무의 반복....

하지만 이제 이직할 힘도 없어서 그냥 포기하고 하루 하루 다니는데,

회사에 친한 후배가 갑자기 자기 여자친구가 HR에 근무하는데 다른 매체로 이직할 생각있냐고 (매체 대표 예시: 네이버, 카카오, 인스타그램, 구글 등).

새로운 업계라서 난 꽤 흥미가 있었지만 그 매체가 외국계였거든..ㅜ 

그래서 나 영어를 못해서 면접볼 자신이 없다고 거절했어. (점차 도전 정신을 잃어가는 내 자신)

 

근데 얼마 후 다시 그 후배가 지금 그 회사 인력이 많이 필요해서 영어 그냥 자기소개만 하면 되고, 글로벌 면접이 이제 없어졌다는 거야!!

그래서 나는 이게 왠떡이냐 하면서 지원을 했고 붙어버림!! 

일하면서 영어를 사용할 일은 많았지만 전 에이전시에서 외국계 광고주를 상대하면서 얻은 짬바와 점차 발전하는 번역기의 도움으로 나름 잘 버텼어. 

 

근데 막상 일을 해보니깐 회사 분위기도/ 동료도 /돈도 좋은데

내가 하고 있는 업무의 난이도가 그 당시 13년차였는데 5년차랑 별반 다르지 않더라구.

그리고 내가 잘하는 일 (예를 들면 PPT/기획/PM)을 할 수 있는 포션이 너무 적었어. 

만약 내 연차를 인정받으려면 내가 매니저 레벨로 올라갸아 하는데 그러기엔 내 영어가 그 정도 레벨은 아니잖아.

그래서 아 여기서 오래 다니지는 못하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업계 분야가 달라졌으니 배울게 있을거라 생각하고 나름 의욕있게 회사를 다니고 있었어.

 

그런데 갑자기 에이전시 다닐 때 그 회사에서 가장 유명하고 돈 많이 썼던 브랜드의 광고주가 나한테 따로 연락을 준거야. 커피 한 잔하자고. 

개인적으로는 연락해 본적이 한 번도 없어서 왠일이지 하고 나감. 다 예상했어?

응 맞아. 자기팀에 채용 중인 포지션이 있는데 함께 일해볼 생각이 있냐고. 

진짜 어렸을 때 내 스펙으로는 도전조차 생각 안했던 포지션을 제안주니깐 처음에는 얼떨떨하고 좋기도 했는데 

이상하게 영어 때문에 자신이 없드라. 내가 그 브랜드 일을 안 해본 사람이 아니잖아.

어떤 식으로 일하는 지 아니깐 나한테 그 업무가 너무 과해보이고 회사 분위기도 어떨지 겁났어. 그래서 거절함.

 

사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때 당시 다니던 회사로 이직한지 얼마 안됐고 회사랑 동료가 너무 좋아서,

이걸 다 놓고 갑자기 더 빡센 직무로 이직하는게 두려웠던 것 같애. 

 

그리고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예전에 다녔던 에이전시 출신 동료들이 모일 수 있는 만남의 장이 있었어.

거기에 옛날 내 상사였던 분도 오셨는데 (참고로 이 분은 2탄에서 3개월 >6개월 수습 연장 당시 상사이면서 나한테 이직 제안 준 브랜드의 더 높은 직급으로 계심.)

만나서 인사드리니 그 분이 회사로 불렀는데 왜 안왔냐고 말씀주셔서 내가 솔직하게

그렇게 큰 브랜드에서 일할 짬바가 될런지 모르겠고, 영어도 자신없다 답했더니

 

그런거 회사에서 고민 안하고 뽑지 않는다,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제안을 준거다라고 말씀주시는거야. 

그 얘기를 들으니 넘 감사하고 용기가 나서 다시 준비해 면접을 보게 됐어. 

면접 보면서 그 분이 이력서를 훑으시며 학점은행제 언제 준비했냐고 말씀주시는데 괜히 뿌듯 ㅎㅎ 와 미리하기 잘했다. 

 

그리고 결과는 알겠지? 난 지금 그 회사 잘 다니고 있어.

그 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그 전 회사보다 나의 역량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곳이였고,

영어는 당연히 갑자기 느는게 아니잖아? 하지만 세상이 좋아졌어요 여러분!!! 챗 GPT 사랑해!! ㅋㅋㅋ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건 회사가 더 커질수록 함께 일하는 선후배들의 능력이 더 좋아지니 그것 자체가 더 자극이 되어 아직도 발전할 수 있는게 좋은 것 같아. 

 

내가 말했지 나 저축에 젬병이라고. 

40대가 된 지금, 모아 놓은 돈도 별로 없고, 내 집도 차도 없지만 그렇기 때문에 돈 오래 오래 버는게 목표거든 ? 유노? ㅎㅎ 

근데 왠지 그건 아직까진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냥 내가 포기만 안하면! 

 

그럼 이렇게 내 얘기 마무리 해볼게!! 

지금까지 내 얘기 같이 공감해주고 열심히 들어줘서 너무너무 고마워. 더쿠 사랑해 포에버!! 

(얘기 마무리하려니깐 내가 더 아쉬운거 실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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