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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이태원 사고 현장에 있었고 현 상황이 소름끼치는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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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31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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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너무 혼란스럽고
이걸 어딘가에 쓰는게 맞나 싶은데
현 상황이 너무 이상해서 써 봄




사고 당일
10시 30분 경 택시로 녹사평에 내려서
10시 50분 쯤 문제의 헤밀턴호텔 뒷골목 진입했어



https://img.theqoo.net/FglCA


지도 상 빨간 부분이 사고지점
파란 부분이 내가 진입한 구간임

지금 생각하니 이거부터 말이 안되는 상황이었음

내가 저 시점에 저 공간에 진입 가능하면 안되는거잖아

첫신고 시간이 10시 15분이었고
나도 도착할때부터 구조대 경찰 다 출동한걸 봤는데
현장 통제 인원이 전혀 없었음

지도만 봐도 알겠지만
사고 지점과 바로 연결되는 경사로였고
실시간으로 유입이 엄청나게 이루어지고 있었기 때문에
적어도 이쪽에서 사고 내용 알리고
진입 통제하는 인력이 한명이라도 있었다면
더 큰 인명 사고는 막을 수 있었을 것임

왜냐면 이미 사상자가 나온 그 시점에도
바로 몇미터 밖 사람들은 이 소식을 전혀 몰라서
사고 지점을 향해 계속 밀려들어가고 있었음

나 역시 그 길을 따라 사고 지점을 향해 걸어들어 갔는데
내가 걸어간 구간까지는
사람들이랑 자유롭게 사진 찍고 거리 구경할 정도로
통행에 여유가 있는 상태였음

그러다 중앙쯤 오면서 밀집도가 확 높아지기 시작했고
사람들이 밀어대기 시작하는걸 느낌




https://img.theqoo.net/RgDPD

이때 이 사진을 찍었고 정확히 10시 59분임
사고 지점으로부터 고작 100미터 전인 위치야..
그런데도 사람들 사이에 사고 소식 전혀 공유안됨
아무도 이상한걸 못느끼고 인파의 흐름에 따라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어

상상이 가?
이미 1시간 전에 앞사람들이 다 깔려서 막혀있었는데
그 이후로 1시간이 넘게 뒷사람들이 계속
사고 지점을 향해 '전진'이 가능했다는게?
그러니 앞사람들이 대체 어떤 상태였겠어?

동영상을 보니 앞에서 비명 지르고
뒤로뒤로! 소리지르기도 했던데
대체 왜 뒤까지 전달이 안된건지는 아직도 모르겠음

그때 나는 그냥 갑자기 돌아가고 싶단 생각이 들어서
일행 데리고 바로 뒤돌아서 돌아나오기 시작했어
만약 내가 이때 돌아가지 않았다면
내 안전도 보장 할 수 없었을테고
나도 모르게 앞사람들을 압박하고 있는줄도 모르고
계속 앞으로 향해 갔겠지...
이 부분이 정말 미쳐버릴 것 같음


들어온 길을 따라 내려가려고 보니까
갑자기 뒤에서 사람들이 소리치며 실신한 사람들
들고 내려오기 시작했음

이때도 주변 사람들 아무도 상황 파악 못해서
누군가 저거 퍼포먼스래요~ 하길래 그런가보다 했어

왜냐면 어린 여자애들이 할로윈 복장 한 채로
똑같이 창백한 분장을 하고 들려나가고 있어서
나도 무슨 가게나 유튜버가 하는 퍼포먼스인가 했거든
뒤늦게 생각하니 창백한게 분장이 아니었던거고..

한 네명정도 들려나가는데
실신한 사람들 들고 나가는 사람들도
다 분장한 일반 시민들이셨어
현장에 있던 사람들 무슨 상황인지 모르면서도
그 분들 지나갈 수 있게 길 바로바로 터드림

그래서 나는 이해가 안가는 부분 중 하나가
사람들이 경찰관과 구조대를 코스프레로 오인하고
길을 안비켜줬다는데 그게 진짜 맞나? 싶음
그 정도는 누가봐도 구분 가능한데
비난여론을 일반 시민을 향해 돌리고 싶어하는거 같아서


나는 현장에서 이 모든 상황을 겪고도
사고가 있었다는걸 전혀 몰랐음




https://img.theqoo.net/blzJo


이게 11시 반에 건너편으로 넘어가서
사건 현장을 향해 찍은 사진이야

당시엔 그냥 인파가 너무 많아서 찍은거였는데
지금보니 사건 현장이더라고
근데 사진 보면 알겠지만
인파로 인해 사고 현장이 전혀 안보임

그래서 나도 12시 반쯤 주변 연락 받고 나서야
사고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

현장에 있다가 빠져나온 사람의 입장에선
구조대와 경찰이 처음 보는 상황에 당황한걸 감안해도
어째서 사고발생 한시간이 훨씬 넘게 지나도록
사고현장 통제가 전혀 안되서
사람들이 아무것도 모르고 사고현장으로
계속 몰려들도록 방치한건지,

그 골목에 있던 사람들에게 사고 공유가 되고
현장 통제한 시간이 대체 언제인지,

최종적으로 골목에 있던 사람들 빼내고
사상자 구조가 완료된 시간이 언제인가 알고 싶은데
어디서도 알수가 없음

언론에서는 누가 밀었냐느니
토끼머리띠 남자무리가 범인이라느니
하는 거에만 초점을 맞추는데
이 정도 규모의 사고에서
사고시점부터 현장관리, 현장대처 타임라인이
전혀 공개 되지 않는게 너무 이상하지 않음?

현장의 경찰인력이 얼마나 부족했길래
한시간 반 이상 지나도록
가장 큰 유입로를 안막은거냐고
한명만 있었어도 된거잖아..

그리고 가장 진짜 소름끼치는건
사상자가 40군데 넘는 병원으로 나눠 이송되는 바람에
유족들 시신도 병원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뒤늦게 겨우 찾으시고 아직 완전 경황 없을때인데
정부에서 유족들이 전혀 요구하지도 않은
국가애도기간을 다짜고짜 선포하고
지원금 얼마 주겠다 돈 얘기를 꺼내니까
순식간에 유족들과 피해자를 향한 비난여론이 형성되더라?

국가유공자도 아닌데 저런 '혜택' 받아간다고
피해자들이 오히려 미움받고 조롱당하게
프레임 짜기 까지 고작 하루도 안걸렸음

게다가 '애도를 강요'한다는 분위기 조성하며
국민의 관심과 분노가 정부가 아닌
피해자를 향하게 만들고 있는 이 모습..
어디서 많이 본 익숙한 광경이더라

정치고 뭐고 관심도 없는데
설마 이 사건이 이렇게 흘러갈거라곤 상상도 못했어
근데 이걸 또 이렇게 여론몰이를 한다고?
이걸 어떤 계기로 익혔는지
이 솜씨가 너무 능숙해서 구역질이 나

사건 자체의 트라우마 만큼이나
국민들끼리 서로 헐뜯게 만들고 피해자를 원망하도록
조종하고 있는 정부가 존나 끔찍하다

사고는 언제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지만
어떤 이유에서도 안타까운 죽음에 대한 애도가
조롱과 비난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
그리고 정부가 피해자를 방패막이로 쓰는 일도
다시는 없어야한다

이 사건 어떻게 흘러가는지
우리 모두 정신 똑바로 차리고 지켜봐야 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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