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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19) 관계공포가 있던 내가 애까지 낳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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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21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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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보니 기니까 감안해쥬!!

나는 여자구. 삽입을 할수가 없어서 성관계가 안 되는 사람이었어. 보통 심리적 이유로 관계 전부터 불수의적 수축이 일어나서 삽입 자체가 불가능하게 되는 .. 그런 거래.

어릴때 무슨 트라우마가 있었을까 생각해 봐도 특별한 건 없어. 선천적으로 몸이 굳은 편이고 긴장이 좀 심하고. 운동신경도 없고. 성교육 제대로 못받고. 집안 분위기도 나 자신도 보수적이었던 정도? 중학교 때 성교의 메커니즘을 처음 알았을 때 진심 경악하며 왜 여자만 이리 아픈 역할을 해야 하나 (이런저런 데서 첫경험이 아프고 피가 난다는 등의 정보를 주워듣고) 난 저런거 진짜 못하겠다!  생각한 게 시작이었지.

매사에 겁이 많거나 아픈걸 못참는건 아냐. 애기도 그냥 쌩으로 낳았거든. 다만 초음파기계.. 코로나검사 면봉.. 좌약..내시경.. 등등 그냥 내 몸에 뭘 넣는걸 무서워해.

10대때부터 남자친구는 꾸준히 있었는데  키스 정도만 했지.

남자친구들이 원해도 거부했고.(나중엔 아예 교제 처음부터 얘기하곤 했어) 그걸 존중해준 사람이 대부분이었지만, 술 못먹는 나를 취하게 해서 어찌어찌해보려다가 헤어진 사람도 있어.

그러다 결혼까지 하게 된 남자친구는 너무 착하고 요즘 애 같지 않게 너무 순진했어 경험이 전무하고.. 평화롭게 만나다 결혼했지.

(이때까지는 나도 제대로 시도한 적이 한번도 없으니 그냥 결혼하면 남들처럼 하겠지 라고 안이하게 생각함)

그런데 결혼해도 여전히 할 수가 없었던 거야. 심리적인 장벽이 너무 높아. 결국 그 순서가 올 걸 생각하면 몸에서 힘을 풀 수가 없고 너무 무섭고 그냥 절대 하기가 싫은거야. 섹스라는 게 몸이 풀리고 열려야 되는 거잖아.

남편은 내가 못하겠다는데 완력을 써가며 억지로 할 사람이 아니었어. 그리고 남편도 막 그쪽으로 엄청 강한 사람도 아니고. 그런 사람을 만난 건 천운이라 생각해. (남편한텐 미안해 정말..)그래서 포기하고(?) 몇년을 안 하고 지냈어. 그래도 평화롭고 좋았어.

주위 친구들이나 부모님에게는 우리가 경험없는걸 말할 수가 없었어. 내가 이상한 사람 같고 세상에 소외감도 느껴지고 그렇더라. 아기는 당연히 애초에 포기했고.

문제는 몇년 지나니 내가 진심으로 아이를 갖고 싶어진 거야. 근데 어떻게 해야 되나. 뭔가 문제가 생기면 전문가부터 찾아가는 타입이라 일단 내가 몸에 이상이 있는건 아닌가 보러 대학병원에 갔어. 굴욕의자란 데도 처음 앉아보고. 의사(여성분..앞으로 나오는 의사샘들 모두 여성분)가 자세히 보려고 거기에 면봉만 갖다대는데도 기겁을 하고 병원을 도망쳐나왔어.

그러고 또 포기하고 1년 있다가... 서치하다가 나같은 증상을 부르는 용어가 있다는 걸 알게되고. 여성병원에서 치료하는 곳이 몇군데 있기에 찾아갔어. 내 증상을 아는 사람이 있고 비슷한 일을 겪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만으로 희망이 느껴졌어.

몇번 상담 뒤엔 꽤 심한 편이라고 하시더라. 어느날.. 간호사랑 방에 있는데 의사샘이 갑자기 훅 들어오시더니 의료장갑 낀 손가락으로 거길 푹! 찔러서 뚫으셨어. 지금 생각하면 미개봉 상태니까 한번 개봉을 하긴 해야되는데. 나같은 타입은 "힘빼세요 긴장푸세요 조금 아프지만 참으세요"하며 접근하면 할수록 더 철옹성 긴장덩어리가 되니까 그렇게 불시에 덤비는 게 낫다는 판단이었겠지. 아픈것보다 너무나 황망했던 기억이 난다.. 기억을 삭제했는지 사실 기억이 잘 안 나. 폭력적이었지만 나에게 어쨌든 한번은 필요한 과정이었다고 생각은 해 ㅠ 그 뒤로 처음이니까 무지하게 아플 것이다 란 공포는 좀 덜 해졌거든.

그뒤로 1주일에 한번씩 치료를 다녔어. 통증의 역치를 단계적으로 높여주는 치료인데. 전선으로 기계와 연결된 총알 같은 것에 젤을 발라서 쥐어주고 간호사는 밖으로 나가. 그러면 내가 그걸 혼자 조금씩 삽입을 해보는 거야. 내가 할수있는 만큼만. 이제 그만 해야지 하면 집에 가고. 누가 억지로 넣는 거 아니고 내가 하니까 통제할 수 있다는 게 포인트였던 듯. 검지손가락 길이였는데 이어폰 끼고 이생각 저생각 하면서 진짜 아주 느릿느릿 넣어서 석달쯤 되니까 거의? 넣을 수 있게 됐어.

그 다음 단계는 넣은 상태에서 약간 진동을 주는 거더라. 흠.. 이게뭐지.. 싶어서 이 단계에서 그냥 병원은 그만 다녔어.

효과가 있었다고 말하긴 어려운 게 개인적 성생활은 여전히 답보상태였어. 그리고 병원에 갈 때마다 뭐하는 거지..하며 울적해지곤 했어.

그러고 또 몇달 지나고 인공수정에 대해 알게 됐어. 가느다란 카테터로 정자를 넣는다길래 그정도면 눈 꾹참고 참을수있겠다 싶어서. 그렇게라도 임신을 하자 싶어서, 당시 친구가 다니던 난임병원 의사가 너무 친절하다고 추천해 줘서 갔어.

의사앞에서 이러저러해서 내가 그거는 못하는데 임신 하고싶다 얘기하다가 또 엉엉 울었더니 의사가 너무 친절하게 자기가 한번 보겠다고 질초음파를 해보겠대. 내가 그거 할수있음 여기까지 왔겠나 싶었지만 정말 너무너무 친절하게. 반응 봐가면서 아주아주 천천히 했고. 나도 전 병원에서 경험이 있고 해서?? 질초음파에 성공했어!! 편친 않았지만 그렇게 못견딜 정도는 아니었어. 의사가 난소랑 다 보고 이상 없고 상태 좋다고. 곧 배란이니 한번 시도해보면 어떠겠냐고..

그리하여 처음으로 남편과 점진적으로(?) 성공하게 돼. 연애까지 포함하면 강산이 바뀔 시간에. 아기에 대한 간절한 마음, 그리고 남편도 내가 몸과 마음을 열 수 있게 최선을 다해주었고. 병원 경험도 도움이 되긴 한 듯.

처음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살 맞대고있는게 행복하고 안정될 수 있구나 느꼈어. 아 근데 스킨십이 좋았다는 거지 그 메인코스가 좋았던 건 아니고. (그 느낌은 죽을때까지 모를듯.) 다만 충분히 준비되면 아프지 않다는 걸 알았어. 그렇게 몇달간 열심히 노력을 했어. 그렇게 해서 그 다음해에 임신했지.

요즘 내 고민은. 임신을 위해 했기 때문에 일단 임신한 후엔 다시 한번도 안했거든 그러고 n년이 흘렀는데.. 다시 해봐야 하나 싶고.. 나만 생각하면 여전히 별로 하고싶진 않다 여전히 ㅎㅎㅎ 글구 분만까지 하고 이런말 하긴 그렇지만 안한지 너무오래되어서 다시 미개봉상태로 돌아갔을것 같은.. 어쨌든.

내딴엔 험난한 과정을 거쳐서. 아이를 만나서 너무 다행이야.. 나때문에 굳이 고된길을 걸은 남편한테 고맙고 미안하고.. 가끔은 남들 다 잘 하는거. 아니 그렇게 다들 좋아하는거 왜 나만 이렇게 안되나 자괴감도 컸는데. 혹시 나같은 덬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써봤어. 근데 부끄러우니 펑할지도 모르겠다! 읽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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