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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스무살때 고시원 총무했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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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31 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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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때 무슨 깡이었는지 무작정 서울로 왔는데 가져온 돈이 다 떨어진거야 ㅠ
당시 고시원에 살았는데 방세 낼 돈도 없고 밥 먹을 돈도 없어서 엄동설한에 진짜 길바닥에 나앉을 판이었어ㅠ(부모님은 사정이 있어서 지원을 못해주심..)

어떡할까 어떡할까 고민하다가
불현듯 고시원 총무가 숙식을 해결해준다고 했던게 생각이 나서 고시원 총무를 알아봤어 월급도 60만원 나온대서 와우!!! 면접보고 바로ㄱㄱ

새로 오픈한 고시원였는데 24시간 상주하는 총무라 외출도 못했어ㅋㅋㅋ고시원에만 상주하며 청소하고 전화받고 밥짓고 원생 관리하고 방 안 나간다는 원장 푸념 들어주고ㅋㅋㅋ전단지 붙히러 다니곸ㅋㅋ (당시 대입 공부중이라 나름 괜찮았음ㅋㅋㅋ)

원장이 옥상에 창고를 개조해서 만든 방을 주더라ㅋㅋㅋ
말이 방이였지 24시간 내내 모터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고 창문도 없고 한 겨울이라 너무 너무 추웠어ㅠ

아직도 그 방의 모터소리와 차가운 공기가 기억난다 살짝 서러웠지만 그래도 살곳이 있다는 것에 (주식이 라면이었지만) 먹을 음식이 있다는 것에 감사했어

생활은 너무 열악했지만 진짜 사람이 죽으란 법은 없다 싶더라고ㅋㅋ 아직도 그 고시원에 총무로 들어가지 않았다면 내가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해ㅋㅋ
총무로 일하며 대입 준비해서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고 총무일은 관뒀어

이제 나는 30대 후반이고 안정적으로 정착했어
재작년 그 동네에 위치한 회사로 이직을 했는데 낡은 외관이지만 그 고시원은 아직 그 곳에 있더라ㅋ

출퇴근마다 그 고시원을 보면서 당시의 나를 종종 떠올렸어
참 무모하고 덜컹거렸지만 이렇게 잘 걸어와준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싶더라고
수고했어 고생 많았어


1월 눈이 펑펑 오던 날 그 고시원에 총무로 들어갔는데 시린 겨울을 버티고
고시원에서 맞은 봄은 너무 따스하고 찬란했던 것 같아

내 인생에서 가장 따뜻한 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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