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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공연 초대권으로 연극 꼬리솜 이야기 보고 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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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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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주의
 
다른 데서 후기 보고 좋다길래 설마 되겠어? 하면서 기대평 이벤트에 응모했는데 덜컥 당첨됨 난 운이 별로 없는 편이라 이런 거 당첨된 적 거의 없어서 진짜 좋았어ㅠㅠ
나는 좋게 봐서 리뷰 쓰는 거긴 한데 아무래도 공짜로 보고 온 거라 실제보다 더 좋게 느꼈을 수도 있어
초대권이라 자리 기대는 안 했는데 예상외로 6열 완전 센터 자리였음 가운데가 통로라 통로 바로 옆자리! 앞뒤 좌석 간격이 좀 좁은 편이라 통로석 강추함

 

5rxI7Uf.jpg

 

커튼콜 촬영이 가능해서 찍었는데 뭐 ㅋㅋㅋㅋㅋㅋㅋ 폰카라 ㅋㅋㅋㅋㅋㅋ
 
꼬리솜의 꼬리가 코리아를 의미하고 내용도 우리나라의 역사와 정치 상황을 빗대고 있는 건 알고 있었는데 실제 연극에서는 생각보다 더 노골적으로 표현되더라
시놉시스 보고 섬을 솜이라고 부른다든지 마금곱지며 마금보로미 같은 이름들이 생소해서 헷갈릴까 쫌 걱정됐었는데 실제 공연을 이해하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었어

미국은 아메리카, 중국은 쭝궈, 일본은 니뽄이라고 불러서 헷갈릴 게 많이 없기도 했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줄거리는 꼬리솜이 멸망하게 되는 과정을 서로 다른 배경, 다른 시간대에 존재하는 세 부류의 사람들이 각자의 시점에서 보여줌 

 

하나는 마금곱지가 멀리 아메리카에 있을 딸에게 자신의 일기장이 도착하길 바라며 풀어놓는 꼬리솜의 역사랑 마금곱지의 인생사였어
14살 자신을 학대하는 어머니의 남자 때문에 집에서 도망나온 이야기, 16살 공장에 취직시켜준다는 말에 혹해 따라갔다가 창녀촌으로 끌려간 이야기, 23살 미군과 살림을 차려 낳은 아이를 미군의 아내에게 떠나보낸 이야기..
몇 번이나 낙태를 했다고 낙태하고 나서도 고작 이틀이 지나면 마약을 먹어가며 손님을 끌어야 했다는 얘기를 되게 담담하게 해서.. 묘사도 나름 구체적으로 해서 씁쓸했음
성병 검사하러 보건소에 가면 보건소 사람들은 아까시들한테 달러를 벌어오는 산업 역군이라며 미군들에게 화내지 말고 서비스 잘 하라고 말했다고..

 

그 다음은 마금곱지와 정반대의 입장에 서 있는 기득권의 정점 비서부장, 국무부장, 군사부장, 경찰부장이 지하 벙커에 들어앉아 국내외 문제들을 회의하는 내용
다른 부장들은 없는데 군사부장, 경찰부장이 그 자리에 있다는 거랑 국무부장보다 비서부장이 더 높은 자리에 있는 게 의미심장했음
셋이서(군사부장이랑 경찰부장은 1인 2역이라 4명이 모이는 경우는 없음) 무언가를 끊임없이 먹으며 7일간 꼬리솜에 끊임없이 발생하는 사건사고들을 논의하는데 대화의 대부분은 원인이 뭐야? 모르는데요 / 어떻게 할까요? 그걸 왜 나한테 물어봐 / 얼마나 죽고 얼마나 남았어? 많이 남았네야
세월호 참사, 대구 지하철 참사, 경주 리조트 붕괴사건, 해병대 캠프 사건, 판교 환풍구 붕괴사건 등등 최근에 국내에서 발생한 크고작은 사건들이 대부분 언급됨 군대 폭행 사건도
대놓고 근혜어도 나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지막은 꼬리솜이 멸망한 원인을 분석하는 기생충 학자 마금보로미의 프레젠테이션인데 앞부분은 걍 극 전체에 기괴한 분위기를 더하는 역할인 거 같고 마지막에 가상의 기생충에 감염된 사회현상이 우리나라랑 똑같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들어간 파트인 거 같았어
 
여러 가지 사건들로 꼬리솜 국민의 대부분이 사망하고 그외의 국민들이 모두 떠난 상황에서 홀로 남은 마금곱지가 이렇게 된 걸 보니 하늘님이 있긴 한가보다 하는데 그 말에서 나라에 대한 뼛속 깊은 원망과 한이 느껴졌음ㅠㅠ 


뭐랄까 우리나라의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면서도 너무 암울한 얘기라 조금 무기력해지는 면은 있었지만 그래도 이런 작품이 계속 무대에 올라온다는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함

극 자체는 좀 호불호 많이 갈리는 거 같았어 나는 열심히 재밌게 봤는데 내 대각선 앞사람은 1막 내내 헤드뱅잉; 1막엔 있었던 내 옆사람, 뒷사람들 쉬는 시간 끝나고 2막에 보니까 갔더라ㅠㅠ
마금곱지 얘기도 좀 잔잔한 스타일이고 마금보로미도.. 뭐 프레젠테이션이고; 세 부장 얘기는 지하 벙커가 배경이라 조명이 어둡거든 졸리는 것도 이해가 가긴 했음ㅠ
그래도 난 재밌었어!

 

혹시라도 관심이 가는 덬 있으면 요새 나라에서 1+1 티켓 지원사업도 해서 싸니까 한 번 보러가도 나쁘지 않을 거 같아 (대놓고 영업하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사실 주변 사람들한테도 요새 열심히 권하고 있거든 나라 돈으로 뮤지컬이나 연극 한 편은 봐야 되지 않겠냐고 ㅋㅋㅋㅋㅋ 그 지원사업이 12월 까지라 ㅋㅋㅋㅋ
연극이 2시간 30분 풀로 채워서 하니까 평일보다는 주말에 보러가는 게 좋을 것 같음

 

아무튼 내가 글 솜씨가 없어서 지겨웠을텐데 읽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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