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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일본 대지진 겪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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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19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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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진이 일어난건 2011년 3월 11일 금요일.


지금은 일본에서 직장다니지만

그 때가 유학시절. 4월 10일쯤 개학이라서 봄방학이었음.


내가 사는집은 신주쿠에서 좀 떨어진 집임.(창문에서 신주쿠 빌딩들이 다 보임.)

늦잠 자고 여유롭게 밥해서 먹고 있는데 평소 때처럼

아- 흔들린다 하면서 신경 안쓰고 밥 먹고 있었음(리듬에 익숙해짐)

그러다 미친속도로 양옆이 쾅쾅쾅 흔들리는데(손 나란히 팔 뻗었을때 어깨넓이 정도의 폭으로 움직였다고 생각하믄됨)

직감으로 이건 큰거다 싶어서, 지진 크게 나면 문을 열어놓고 뛰쳐나가라고 본게 있어서

제일 구석탱이에 있던 방인지라 파자마 상태로 열심히 뛰쳐나감.


방이 3층인데 일반빌라의 3.5층 되는 높이라 계단이 가파른데,

벽잡고 중심 잡을 수 없을 정도여서 미끄럼틀 타듯이 미끄러지듯 내려왔음; 


현관문 나가자마가 집앞이 초등학교 담이어서 

담 붙잡고 안흔들릴때까지 대피한 사람들끼리 멍 때리고 보고 있었고,

멍멍이들도 놀래서 같이 멍 때리고 봤던 얼굴들이 생각남.



좀 잠잠해지다가 올라갔다가를 두번 반복함.(큰게 두번왔었음.)

가슴 쿵쾅쿵쾅 거리는걸 부여잡고 방에 들어왔는데



http://i.imgur.com/a0vxtUL.jpg



선반 위에 올려져있던 아날로그 티비가 침대위로 코드 뽑힌채 낙하....

지진 오는 지도 모르고 뻗어잤으면 저 세상 갔겠다 싶었음.


그 이후로 지진이 온다 싶으면 보지도 않던 티비 켜놓고 상황주시.

백팩에다 여권, 통장, 비상식량(라면,과자 등), 손전등, 비상약 등을 넣어놓고

3월이 도쿄 꽃샘추위 일 때인데, 밤에 흔들리면 뛰쳐나가려고 외출복 입고 코트입고 잤음ㅠㅠㅠ

거의 뜬 눈으로 잠들고...


그 때 알바 두탕 뛰었는데 런치 알바뛰는 언니가 도쿄 외곽지역에서 덴샤 타고 왔었는데

지진 이후 여파로 오전에만 몇번 다니고 운행을 안해서;;;; 알바를 오지 못해서 내가 도와주러 가기도 함 ㅠㅠㅠㅠㅠ

알바에서도 라디오 켜놓고 상황주시하고, 지진이 온다 싶으면 가스불부터 다 끄고 현관문 열어놓고.


대지진당일날 알바 뛰었던 알바동생을 점장님이 차로 집 데려다 준다고 했는데

차로 30분 걸리는 길을 2시간도 넘게도 몇미터 전진 못해서 걸어왔다고 했음;

요코하마로 학교면접 갔던 또 다른 알바동생은 덴샤가 올스톱돼서 요코하마 역에서 잤다고 했고ㅠ


그 이후로 알바같이 했던 동생이 무섭다고해

내 방에서 옷 입고 뜬눈으로 보내다 새우잠 자다 가기도 했음...

진짜 그 때 생각하면 가슴이 쿵쾅거려서 무섭긴 함.






http://i.imgur.com/SRNWJ9B.jpg



이틀 지나고 집 앞에 로손100엔샵(편의점 100엔샵) 갔는데, 

운행수단이 끊겼다고 뉴스에서 말하더니 텅텅 비었음.

물은 동난지 오래돼고, 돈키호테에서 가끔 한국물이랑 외국물 들어와서 그걸로 연명했음.



그 당시 방사능도 그렇고 위험하니까

대부분의 일본 유학생이나 직장인들이 살림살이 처분도 못하고

거의 방치하듯 도피하듯 한국으로 떠났을 때 였는데

우리집도 마찬가지로 한국 들어와라. 계속 얘기하시는데 좀 고민했음.


내가 타지에 와서 돈 들인게 아깝고, 

돌아가면 내가 건강하게 어떻게 산다고는 쳐, 근데 그 후에 살아갈 자신이 없었음. 

한국에서 회사다닐때 스트레스로 화병나서 병원갔다가 링겔맞고 회사다녔던걸 도피하듯 온거였던지라,

왠지 그 생활을 반복할거란 생각에, 무식하더라고 맘 편히 죽자라는 생각으로 버티기로 했음.

한국에서 백수나 스트레스로 화병나 죽느니

죽기전까지 보람있는 일하자라던가, 비석에 쓸만한걸 하고 죽자 이런 생각뿐이었음ㅋㅋ



그러다 잠시 2주 정도 한국에 돌아갈 계기가 있었는데,

다른 나라에서는 전세기 보내준다, 자국민 챙기는 얘기들이 많은데

우리나라에선 어떤 언급도 없음ㅋ

어떤 사람이 답답해서 한국대사관에 문의했는데

자기네들은 전세기든 뭐 해줄 생각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단 후기 글을 보고

아, 내 몸은 내가 챙겨야겠구나 싶어서 2주정도 잠시 한국 갔었음.


난 그 이후로 정부와 관련된 일은 불신함.

원래 청소년때부터 국가나 경찰과 관련된 일은 만들지말자란 주의였지만.

몇달 후에 대통령선거도 있었는데,

일본에서 부재자투표 자원봉사 갔던 지인 말듣고는 더.(부패쩔)


주마등이 스치는 기분을 느껴봐서 그런지,

어느 험한 지역에 있더라도 보람된 일을 하고, 

죽기전에 아- 내가 이런일을 했구나 되새김질 할 수 있는 일을 하자라며 멘탈단련하는 계기가 됐음.

일본에 있다고 방사능이 안전하다라고는 생각하는건 아니지만

내가 언제 죽을지 모르는거, 즐겁게 살다가자란 생각하게 됨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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