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세청이 서울 강남 3구와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다수의 아파트를 갖고 있는 임대사업자에 대해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세금 혜택을 받으면서도 임대소득을 축소 신고하거나 각종 비용을 부풀려 세금을 회피한 사례가 적발됐기 때문이다. 이들이 탈루한 금액만 2800억 원에 달한다.
이번 조사는 단순한 탈세 적발을 넘어, 부동산 시장의 불공정 구조를 겨냥한 신호탄으로 읽힌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이후 "부동산으로 불로소득을 얻고, 세금은 회피하는 구조를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라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단순한 시장 규제에 그치지 않고, 세금과 금융, 거래 구조 전반을 통해 투기 유인을 차단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국세청 조사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국세청은 30일 서울 강남 3구 등에서 아파트 5채 이상을 갖고 있는 다주택 임대업자와 100채 이상 기업형 임대사업자, 허위 광고로 고가 분양을 유도한 업체 등 총 15곳 사업자를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 대상은 서울 강남 3구와 한강변 일대 등 부동산 가격 상승률이 높은 지역에 집중됐다. 조사 대상이 보유한 임대아파트는 총 3141채, 공시가격은 9558억 원 규모다. 특히 강남권에만 324채, 공시가격으로 1595억 원 상당이 몰려 있어 자산 집중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러한 혜택이 '합법적 절세'를 넘어 '편법적 탈세'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국세청이 공개한 사례들은 그 전형적인 구조를 보여준다.
우선 개인 임대사업자 A씨의 경우, 전세보증금을 사실상 금융자금처럼 활용한 사례가 적발됐다. 강남 일대 고가 아파트를 여러 채 보유한 사업자는 임차인으로부터 받은 전세금을 타인에게 대여하고 이자소득을 얻었지만 이를 신고하지 않았다. 동시에 법인을 설립해 가족의 해외여행비, 명품 구입비 등 사적 지출을 비용으로 처리하고, 인테리어 비용을 중복 계상해 비용을 부풀렸다. 소득은 숨기고 비용은 늘리는 방식으로 세금을 줄인 것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서울 강남 등에 247채를 갖고 있는 개인 임대사업자의 경우 세금 탈루액만 200억 원에 달한다"라고 했다.
기업형 임대사업자의 탈루는 더욱 조직적이다. 수백 채 아파트를 보유한 사업자 B씨는 임차인이 일반 개인이라는 점을 이용해 일부 임대수입을 아예 신고하지 않았다. 세금계산서 발행 의무가 상대적으로 느슨한 점을 악용한 것이다. 여기에 인테리어 비용을 다른 사업장 비용으로 돌려 신고하고, 보유 아파트를 직원에게 시세보다 낮게 넘긴 뒤 정상 거래처럼 위장해 양도차익을 축소했다. 거래 구조 자체를 설계해 세금을 줄인 '계획형 탈세'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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