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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9회말 2아웃] 30년지기 친구와 사랑이 시작됐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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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07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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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말 2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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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TH INNING :

야구는 확률의 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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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머릿 속이 하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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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어.. 아무 생각 안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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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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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너랑 이러고 있는거 너무 좋다..
정신이 하나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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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이상하게 익숙하지 않냐?
오래 전부터 그래왔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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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그런가..?
너의 수많은 경험이 찬란하게 빛난다는 생각은 든다.
형태 : 칭찬인지 욕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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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사랑해

https://img.theqoo.net/eetPa

형태 : 넌 그런 말을.. 그렇게 불쑥 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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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아.. 여기까지 꽉 차서 그냥 나오네..?
이젠 안 참을래. 생각나는대로 말할래.

https://img.theqoo.net/OpU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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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너무 그리웠어.
보고싶고 얘기하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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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형태야, 나 공모전 또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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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괜찮아.

https://img.theqoo.net/ftNmg

난희 : 김주한 선수 홈런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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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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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멋지지 않냐?

https://img.theqoo.net/ClDAl

형태 : 너 힘내라고 그 소식 전해주러 갔더니 없드라.

https://img.theqoo.net/ULDlG

난희 : 우리 집 갔었어!?
형태 : 또 쫓겨날 각오하고..

https://img.theqoo.net/Rcars

형태 : 종일 너만 찾아다녔다.

https://img.theqoo.net/EhIvE

형태 : 난희야.
난희 :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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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나 이제 내 마음을 확실하게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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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말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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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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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앟ㅎㅎㅎ 간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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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theqoo.net/bIWWk

난희 : 난 여기까지 꽉 차서 나온 말인데
넌 마음이 무겁지..?

https://img.theqoo.net/IzhsZ

형태 : 자꾸 넘겨짚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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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이젠 믿을란다, 오빠의 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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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으로 들어오는 두 사람,
난희는 분위기가 바뀌어버린 집을 둘러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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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성아의 기분을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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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모든게 다 내 탓이다..
이 나이에 쌈박질을 하질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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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쌈박질?? 싸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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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준모랑..
난희 : 치고 박고??? 진짜 때렸어 준모가??
형태 : 니가 시켰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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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나도 성아한테 맞는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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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사랑이 한 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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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한 개??
형태 :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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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되도록 그러면 좋지..
근데 시간 지나면서 쌓이는 것들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애.
두 개든 세 개든.. 이해가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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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그걸 몰라서 그러는게 아니라
성아 때문에 힘들었는데, 죽으려고까지 했었는데..
나 때문에 니가 후회할까봐.. 기회 놓쳐버릴까봐..
그래서 밀어냈던거야 내가..

https://img.theqoo.net/STvQB

형태 : 난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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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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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니가 없었으면 내 인생이 어디로 가고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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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의 말에 눈물이 차오르는 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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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 왜그래~
난희 : 몰라.. 사랑한단 말보다 듣기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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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감기약 먹고 술 마셨더니 계속 취해있는 것 같애..
형태 : 감기 걸렸어? 아퍼?
난희 : 어.. 얘기하다가 푹 고꾸라지면 그러려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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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아 그럼 누워 있어...!
난희 : 이대로 있을래.. 아! 너 감기 걸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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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우리.. 이제 친구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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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많은 남자들한테 실연을 당해봤지만
최고로 슬펐어, 그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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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이젠 너도 나 좋아하니까.. 친구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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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나도 한 세 번...? 너 짝사랑 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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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그 땐 딱! 친구 포기하고 싶었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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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ㅎㅎㅎ내가.. 여섯번째 실연이라고 했었잖아...
니가 모르던 한 사람이 누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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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짐작은 했다! 언제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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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그 땐 참 싱싱했었는데 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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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야! 근데 너 손 너무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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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열 나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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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조금만 더 있자..!
최선을 다한 공모전도 떨어졌고
힘들게 너한테 고백도 했고 고맙게 니 마음 확인도 했고
너랑 얘기하면서 남은 에너지까지 탈탈 소진해서 푹 잘래.
내일 주말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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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그래.. 밤에 잘 땐 안 무서워?
난희 : 스탠드 켜놓고 자 아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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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그럴 줄 알았다..
난희 : 소리가 안 들리는 것도 참 견디기 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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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다가 점점 잠이 드는 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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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완 : 니들은 꿈이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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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모 : 넌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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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완 : 세가지가 있는데..
조금 더 살아보고 결정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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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희 : 이야~ 꿈을 그것도 무려 세가지나 가질 수 있다니
넌 참 복받은 삶이다..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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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아플 때면 가끔 승완이가 꿈에 나타난다.
항상 같은 상황의 꿈.. 실제 우리가 했던 대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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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완이는 왜 하필 '좀 더 살아보고' 라는 말을 했을까?
고작 대학교 1학년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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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아 : 난희를... 사랑하게 된 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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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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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아 : 하.. 어떻게 해야 되나...
형태 : 성아야..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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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아 : 아직 못 해본게 많은데..
니가 자꾸 우리가 헤어진 세월을 느끼는 것 같아서
조심스러워서 못 해준 것도 있고..
같이 즐기지도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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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성아야.. 나도 그래..
사랑해서, 그리워서 널 붙잡았는데..
이젠 내가 너한테 뭘 해줘야 될 지 모르겠다...
그게 참 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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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을 열렬히 사랑했고 3년을 미치게 그리워했던
7년간의 오랜 첫사랑을 떠나보내는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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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온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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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어디 갔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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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없이 한숨을 한 번 내쉬고 난희를 바라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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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가 성아와 이별하고 왔음을 짐작하는 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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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혼자 있을래..? 나가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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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약 먹었어?
난희 :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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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가긴 어딜 가 내 옆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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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하는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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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너 진짜 옮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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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아흐..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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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우리 전화기 끄고 하루종일 누워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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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이제 너랑 같이 있으면 전화 올 데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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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theqoo.net/UDjg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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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양키즈의 루키리그에서 뛰고 있는 김정주 선수가
연일 좋은 성적을 내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는데요..

티비에서는 정주의 메이저리그 진출소식이 흘러나오고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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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난 좋아졌는데..
형태 : 응, 나두.. 감기 나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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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너.. 성아랑 일하는 건 괜찮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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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그것도 내 몫이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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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얼른 먹어~
집에 들렀다 출근해야 될 거 아니야, 데려다 줄게
여기.. 옷 몇 개 갖다 놓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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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싫어~
형태 : 뭐 어떠냐? 원래 살던 집인데!

난희 : 그래서 경계가 아주 불분명하지 말입니다..!
형태 : 무슨..! 내가 뭐 어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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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그게 아니구.. 독립했잖아.
부모님 감시 없이 자율법률을 만들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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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ㅎㅎㅎ하여간 가지가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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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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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난희의 사랑한다는 말에 깜짝 놀라는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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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내 심장이 방금 그렇게 말하라고 시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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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아니.. 이건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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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나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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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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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응, 통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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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같은 집인데도 외롭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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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채워줄 수 있는 부분, 친구가 채워줄 수 있는 부분,
연인이 채워줄 수 있는 부분은 각기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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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공연으로 가자시네요. 저도 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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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공연으로 출발은 하지만,
첫 공연은 음반 소개가 목적이니까
그리고 또 뭐 일본, 중국 돈 다음에 마무리 공연도
한국에서 가질 예정이니까 그 땐 대형 홀에서 하는 걸로 그렇게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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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특별히 모실 분 명단은 미리 주시면
저희가 따로 초청장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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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는 성아의 공연 준비를 이어나가고
성아는 형태와의 이별을 받아들이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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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는 사장님한테 시간을 내달라고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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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시간 빼주신 것도 그렇고,
밀린 월급 해결해 주신 것도 그렇고 정말 감사드려요.
꼭 한 번 식사 대접 해드리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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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그렇게 배려해주셨는데 안 되서 죄송해요.
사장님 : 나한테 죄송할 게 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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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 속이 많이 쓰리지?
글이라는게 참 안 되는 거 알아도
이게 끊어지질 않아서 골병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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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 출판사에 다니니까 더 그렇지?
왜 안 될까.. 이 사람 글보단 내 글이 조금 나은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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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의 덤덤한 위로에 눈물이 나는 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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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 아이고 참.. 울어라 그래...
난희 : 아니에요.. 그냥 가슴으로 말씀해 주시니까 너무 감사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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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 다음 공모 때 또 해볼거야?
난희 : 당분간은요.. 지금 생각같아선 못 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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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 그럼 편집자로 살아갈 결심이 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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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아직 잘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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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그것보다 사장님같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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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워하는 사장님... 좋은 상사 좋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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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려는 난희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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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의 시선이 닿는 곳에 놓여있는 책 한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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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 넘는 세월을 작가의 꿈을 가지고 살아왔지만
편집자으로써의 또 다른 길에 대한 고민이 늘어가는 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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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어, 형태야. 어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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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니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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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있다는 형태의 말에 뒤를 돌아보며 미소 짓는 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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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정 : 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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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응~ 저 바람직한 녀석이, 내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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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정 : 가만.. 그 때 그 동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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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정 : 23만원 내놓으시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결국 23만원 내기는 남정의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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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누구? 마봉춘? 너 그자식이랑 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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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응! 봉춘선배 그래도 생긴건 깔끔하지 않았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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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하! 야, 너 자기 합리화 하지마.
그 이렇게 쭈꾸미처럼 생겨가지고.. 아이고, 말이 되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봉춘이 극혐하는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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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근데 쌍커풀도 있더라?
내 기억엔 쌍커풀은 없었거든?
게다가 일어나는데 엉덩이가 바지를 씹은거야!
진짜 어찌나 깨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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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저 사람이 저랬었나 싶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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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과거가 된 사람들은..
내 마음대로, 내가 기억하고 싶은 모습으로
머릿 속에 저장되는거 같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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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동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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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theqoo.net/PjpQu

난희 : 정주도 언젠간 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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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변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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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안 변했으면 좋겠어.
세월에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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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딱밤 때리는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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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질투는 난다만, 나도 짱가는 그랬음 좋겠다.
그대로 있어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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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메이저리그 가면 내가 꼭 한 번 광고 모델로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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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분위기로 잡은 손을 쓰다듬고 있는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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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theqoo.net/VDCRV

형태가 옆으로 살짝 다가가자 피하는 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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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우리 당분간 밀폐된 공간은 자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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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빠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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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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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빠르지 않게 적당한 속도로 사랑에 임하려는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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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나 누웠어!
형태 : 이제 이 침대에 눕기가 편하다.

난희 : 언젠 불편했어?
형태 : 이 방이 니 꺼 같아서 누울 때마다 참.. 그랬다!

https://img.theqoo.net/wdHmm

난희 : 형태야..
형태 :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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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여전히 내 옆에 있어줘서 고마워.
니가 과거가 되버렸으면.. 난 어쩔뻔 했냐?
형태 : 요즘 홍양이 참 새삼스럽다.

https://img.theqoo.net/hNRpH

난희 : 뭐가?
형태 : 연애질 하는 홍양.. 감정 표현에 망설임이 없구나,
미적미적 간 안 보고 곧바로 스트레이트 어퍼컷.

https://img.theqoo.net/Spcxo

난희 : 그래서 내가 그동안 연애에 실패했나?
형태 : 나한테 순번이 와서 감사할 따름이다..!

https://img.theqoo.net/cERvk

형태 : 불 끄고 자. 내가 전화기 잡고 있어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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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아의 공연 준비에 열심인 형태와 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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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 : 선배, 윤성아씨 초청리스트가 으리뻑쩍하네요.
그룹 임원들, 언론사 사장, 문화계 인사, 유명 디자이너..
와, 여섯 명 빼고는 타이틀이 무지 거창해요?

https://img.theqoo.net/ciLjp

여섯 명이라는 소리에 고개를 드는 형태

https://img.theqoo.net/OBKuN

그리고 리스트를 건네는 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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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theqoo.net/ipVKx

성아의 초청리스트에 가장 처음으로 나열된 이름들
형태, 난희, 미경, 상훈, 춘희, 준모..
성아의 청춘을 함께 했던 유일한 친구 여섯

https://img.theqoo.net/oHl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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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이렇게 맨날 야근해서 어쩌냐?
형태 : 공연 며칠 안 남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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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준비는.. 잘 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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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공연은 처음이라 재미도 있고 어렵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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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잘 해주고 싶다..!
성아, 아시아 시장 첫 출발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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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응! 방해 안 할게.
형태 : 방해는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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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니 몫이라는 그 일.. 그거 방해 안 한다구..
그러니까 부디 후회 안 남게 최선을 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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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모 : 뭘 그렇게 넋 놓고 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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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그냥.. 무대가 참 외로워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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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모 : 성아씨 올라가면 꽉 찬 느낌 들겠지 뭐.
객석까지 쭈욱 장악할거다.
괜히 세계적인 연주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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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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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준비됐니? 마지막 리허설이다.
잘 해 보자. 나도 최선을 다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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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아 : 응,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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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을 다 해 임하지 않으면 후회가 남기에
사랑이 콘서트 같다던 성아의 말처럼,

이 콘서트를 온 힘을 다해 끝마치는 것이 어쩌면
형태와 성아에게는 함께 했던 추억을 후회없이 보내주는
사랑했던 지난 날들에 대한 마지막 노력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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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의 새로운 원고를 읽어 내려가는 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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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너 참 잘 쓴다.
구성안인데도 디테일이 팍팍 살았네?
감정이 다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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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 : 자신 있다고 했잖아요.
난희 : 고민된다는 그 지점 잘 생각해 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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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주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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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니가 예전에 그런 적 있지?
정주가 없었으면 너의 사춘기가 어떻게 됐을 지 상상도 안 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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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이 글을 읽으니까 알겠다, 니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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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 : 그건 내가 정주 오빠를 사랑하게 된 계기일뿐,
지금은 이 가슴 안에 김정주가 훨씬 더 커져있는거 아시죠?
꼭 가지고 말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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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어련하시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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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왜 나하고 다시 일하려고 했어..?
주영 : 열심히 하잖아요.
난희 : 그 책은 나한테도 의미가 있었으니.. ?! 열심히라니?
너한테 그런 성의 없는 칭찬 받으려는거 아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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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 : 의사선생님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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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무슨 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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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 : 정확히 찾아내 줘요, 내 글의 아픈 부분을.
이 정도면 대충 넘어가겠지 했던 것도
너무 팍팍 꼬집어내서 좀 짜증은 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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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 : 그 지점에서 내주는 아이디어가
이야기 푸는데 많이 도움이 되요, 없던 사건도 생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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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 : 그래서 홍대리님이 꼭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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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눈물이 날 것만 같은 난희의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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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난 난희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길이 사실은
자신과 가장 잘 맞닿아있는 자리일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에 복잡한 마음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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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너 일하다가.. '당신이 꼭 필요하다'
뭐 이런 말 들어본 적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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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희 : 그럼~!! 그거 기분 꽤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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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공모 떨어지고 심난해서 그런지..
하.. 여기가 울렁하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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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희 : 누가 그랬는데?
난희 : 신주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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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희 : 야~ 니네도 참 희한한 인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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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변군, 넌 일이 좋니?
형태 : 시안 들고 광고주한테 들어가서 설득도 해보고 배짱도 튕겨보고..
그러다가 내 말에 확 넘어오는 순간이 있거든?
아~ 아주 짜릿짜릿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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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니 그 짜치는 승부욕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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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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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넌, 니가 광고하는 제품만 쓰잖아.
자동차, 술, 세제, 음료수, 뭐 전부 다.
난 그게 되게 부럽드라? 얼마나 자기 일에 몰입하면,
그 맛없는 라면을 맛있게 먹을 수 있나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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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그 라면 때문에 장볼 때마다 너랑 싸웠다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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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그 라면 진짜 맛없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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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맛있기만 하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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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너는... 꿈을 이룬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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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이루어 나아가는 중?
끝까지 안 흔들릴 수 있느냐가 문제지.
젊음은 타인에게 해를 끼치든 말든, 재밌어야 가치가 있고
울 아빠가 잘나서 자랑스럽고 내 아이가 소중하고
이딴 자극적인 유혹들을 떨치고
빛나는 아이디어와 내 진심만으로 광고를 만드는 게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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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우와. 멋지다 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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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젊은 광고인 중에 그런 생각하는 친구들 많아.
영상매체 시대에 광고가 주는 메세지가 영향력이 얼마나 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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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근데.. 왜 갑자기 일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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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이 생각.. 저 생각.. 생각이 많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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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소설을 떠나보내는 중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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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낡고 작은 상자 하나를 꺼내어
쌓여있는 먼지를 털어내고 있는 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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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훈 : 뭐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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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경 : 스무살 때 편지 썼던거... 기억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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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훈 : 편지? 많~~이 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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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경 : 우리 둘이 쓴 거 말구!
서른 살 되면 꺼내보자구 각자 자기한테 편지 썼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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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경 : 내가 보관했다가 서른 되면 보내주겠다고 약속 해놓고
사는 게 바쁘다보니 까먹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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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경 : 내일 보내줘야지!
여기 적힌 소망대로 살고 있는 우리가 있긴 있을까?
당신도 내일 회사로 보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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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미래를 꿈꾸던 스무살의 상훈, 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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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춘희, 준모,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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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4살에 멈춰버린 더이상 꿈을 이룰 수 없게 된 승완의 편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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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완이의 편지를 본 상훈인 착잡한 듯 고개를 돌려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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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경 : 승완이 편지는... 어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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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친구들에게 편지를 보내는 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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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경 : 승완이 편지는 어쩔까 했는데..
아무래도 집으로 보내면 부모님이 힘드시지 싶어
모두에게 승완이 편지도 복사해서 첨부할게.
각자 꿈꾸던 인생을 살고 있니?
나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우리 모두의 서른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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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경 : 성아야, 스무 살의 우리는 서른의 각자에게 편지를 썼어.
니가 우리 속에 들어오기 전이어서 니 편지는 없네?
그 때 쓴 승완이 편지를 보낼게.
이거 읽고 힘내서 좋은 공연하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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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를 받던 날, 우리 중 누구도 서로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오랜만에 우리의 전화통은 조용했다.
스무 살의 어느 날 가볍게 끄적여 본 그 편지는,
지금의 우리에게 너무나 순진한 어투로
모든 것이 잘 되어가고 있냐고 묻고 있었고
당시에는 당연했던 그러나 편지로만 끝나버린
승완이의 미래가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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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던 난희의 눈에 들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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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일대학교를 다니다가 미국으로 건너가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전 청소년 대표 출신 김정주 선수,
미국으로 건너간 지 3개월 만에 빛을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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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승 무패,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하고 있으며
45이닝 동안 48개의 탈삼진을 잡아낸 파워 피칭,
특히 최고 구속 96마일의 패스트볼을 바탕으로
올시즌 피안타율은 2할 7푼 8리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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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와 같은 뉴스를 보고 있던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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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하 그 자식 참...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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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세대교체를 강력이 원했던 감독의 눈에 들었다는 기쁜 소식입니다.
아직 미정이지만 그만큼 김정주 선수의 루키리그 성적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기임이 틀림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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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theqoo.net/mxpq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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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놓아버렸던 정주의 꿈을 다잡을 수 있도록
사랑을 포기하게 만들었던 난희이기에
정주가 꿈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에 벅찬 기분이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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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아의 첫 공연 날, 자리를 채운 여섯명의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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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성아를 찾아간 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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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아 : 미안하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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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어렵다... 어떻게 말을 해야 될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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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아 : 마음 정리 끝냈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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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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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아 : 승완이 편지.. 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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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아 : 꼭 한 번 가슴이 터질 것 같은 사랑을 해보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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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아 : 형태하고 헤어지고 며칠 전까지
난 또 내 과거를 원망하면서.. 끔찍했거든.

https://img.theqoo.net/UtdQ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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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아 : 근데 내 인생에서 없던 일로 치고 싶던 그 일이,
가장 후회하던 순간이, 가볍게 생각했던 사랑이..
승완이한테는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미안하고 가엾고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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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아 : 내가 승완이한테 그런 사랑은 되어 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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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너도 니 방식대로 해준 것 같애.
연주곡에 삽입되던 승완이의 휘파람 소리..
추억하고 싶던, 승완이의 죽음을 위로하고 싶던
그 마음은.. 승완이가 알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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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완이를 떠올리며 만들었던 그 곡을 연주하며
다시는 볼 수 없는 친구를 그리는 성아와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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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은 모습으로 다같이 노래를 부르며
서로의 청춘에 위로를 보내는 듯한
그 시절을 함께했던 친구들의 모습

[김광석 - 서른 즈음에]

https://img.theqoo.net/PDsrN

난희 : 또 하루 멀어져 간다
형태 :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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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희 : 피어가는 내 가슴 속에
미경 : 또 아무것도 남은 게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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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훈 :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
준모 :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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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이 없었다.
그래서 뜨거울 수 있었고,
그래서 반짝이던 시절이 우리에게도 있었다.
청춘을 지나오며 각자 어딘가로 향해 한없이 치열했다.
무언가는 이루었고 무언가는 상실하며 서른에 서 있는 지금,
꿈이든 사랑이든 가족이든 일이든
그것에 치열했던 그만큼의 상처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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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아깝던 그 청춘이 막을 내리고
청춘이 남긴 상처가 아물 때쯤 우리는 아마도
이 사회의 단단한 어른이 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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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먼 훗날 한숨 쉬며
청춘의 끝자락에 서있던 오늘을 추억할 지 모른다.
희망을 향해 뜨거웠던 가슴에 감사하고
기쁨도 절망도 슬픔도 열정의 끝을 경험하게 해준
그 시간들에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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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형태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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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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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내 남자 감상중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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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짱가자식 진짜 메이저리그 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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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응~ 해냈어. 이뻐, 자랑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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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그렇게 내 새끼처럼 말 좀 하지마!
내가 기분 좋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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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내가 안 놔줬으면 어쩔 뻔 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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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내가 환장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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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이 봐, 친구.

https://img.theqoo.net/amSJV

난희 : 왜,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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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글 진짜 그만 둘거야?
계속 써.. 뭐든 지원할게.

https://img.theqoo.net/EbQGB

난희 : 니가 응원해주면 안심은 되는데 너무 고통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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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의 손을 잡아주는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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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형태야, 어른들 노래에는 가락이 붙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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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미~~아~~~리~~~ 눈물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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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ㅋㅋㅋ우리 홍양은 부르는 노래도 다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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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인생이 앉아서 그렇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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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 근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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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내 인생에 무언가 토해낼 것이 쌓였을 때
그 때 다시 한 번 해보려구..
글 재주는 없지만 가락으로 한 번 써보려구..

https://img.theqoo.net/uAubJ

형태 : 인생 진짜 파란만장하게 해줄까?

https://img.theqoo.net/SILKE

난희 : 어떻게?

https://img.theqoo.net/USZGn
https://img.theqoo.net/QTCuI

형태 : 결혼하자.

https://img.theqoo.net/tKUSn

난희 : 연애 좀 더 하자~

https://img.theqoo.net/PnKJC

형태 : 넌 프러포즈하는데 감동이 없냐!

https://img.theqoo.net/gdrsN

난희 : 난 너랑 있는 거 자체가 감동이야!

https://img.theqoo.net/IArXM
https://img.theqoo.net/OKuKf

형태 : 라면 광고주 나갔다! 맛있는 라면 먹여줄게. 결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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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야! 사무실에 꽃이 또 배달왔다?
형태 : 에이씨~~ 프러포즈를 이렇게 씹나?

https://img.theqoo.net/oeXLA

난희 : 사랑해~
형태 : ...야!

https://img.theqoo.net/PsVQn

난희 : 연애 좀 더 하자!!
아깝지도 않냐? 나 이런 연애 처음이란 말이야.
형태 : 하긴...

https://img.theqoo.net/MBdFX

난희 : 난 너랑 손 잡는 게 너무 좋아!
세상에 이런 안심되는 기분이 또 있을까?

https://img.theqoo.net/Thyys

그런 난희를 빤히 쳐다보는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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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희 : 왜~
형태 : 맘놓고 보고 싶어서.
잘 때 보고 몰래 보고 힐끗 보고 그렇게 말고.

https://img.theqoo.net/btztZ

우리는 각자 가슴 뜨거운 사랑을 경험했고
그 잔상을 끌어안은 채 또 다시 사랑을 한다.
가슴 속에 오로지 서로만 있지 않아도 좋다.
그런 결벽은 이제 사라졌다.
형태라서인지, 나이 먹음의 여유인지 알 수는 없다.
상처가 이 사람의 일부라면, 그것까지 같이 사랑하고 싶다!

https://img.theqoo.net/uunnD

형태 : 난희야, 쓰고 싶은 이야기 생기면 언제든 써.
난희 : 형태야, 우리는 언제부터 사랑을 한 걸까?
형태 : 글쎄...?






EP.16 끝




마지막화가 참 마음에 드는 드라마였던 것 같아.

모든 캐릭터에 애정이 있다는 게 느껴져서 찾아보니까

작가가 드라마갤러리에 남겼던 글이 있더라구..!

같이 보면 좋을 것 같아서 첨부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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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30년지기 난희와 형태.
이 한 줄이 제가 극을 쓸 때 처음으로 잡은 컨셉이었고,
이 이야기의 기둥이자 전부입니다.

두 사람은 모든 것을 공유하는 친구입니다.
삭막한 도시생활의 든든한 동지이며 계산 없는 응원군입니다. 
쌍욕을 퍼붓고 서로의 치부를 가차 없이 긁어버리는 유일한 대상입니다.
폭발하고 싶을 때 뼛속 깊은 분노까지 쏟아낼 수 있음에 희열과 쾌감을 느낍니다.
그들은 서로의 존재 그 자체로 위로받습니다.

그것은 사랑일까요?
아니면 사랑보다 더 가치 있는 관계일까요?
혹 사랑보다 더 가치 있는 관계라면
그 관계는 어느 순간 빛을 잃게 되지는 않을까요?
그 빛은 영원한 것일까요?
남자와 여자의 우정은 진정 영원할 수 있습니까?
사랑이 끼어들 여지가 있다는 것은
그들 관계의 가장 큰 매력이자 동시에 함정입니다.
그 가능성으로 인해 그렇게까지 단단해 질 수 있었고,
그 가능성으로 인해 한 순간에 허망하게
무너져 버릴 수 있는 양면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사랑이 끼어드는 상황에 민감하고 조심스럽습니다.
난희와 형태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그건 아직 남겨진 숙제입니다.

서른, 청춘의 9회말 2아웃에 놓이는 난희의 이야기로 극은 시작됩니다.
서른은 아마도 그들의 우정도 9회말 2아웃 포인트에 놓이게 만들 것입니다.
그래서 난희와 형태는 서른입니다.

서른의 여성을 노처녀로 부르던 아니던 상관이 없습니다.
제가 다루고 싶었던 서른은 노처녀냐 아니냐의 논란보다는 상실의 문제입니다.
생리적으로 정서적으로 자기도 모르는 사이 하나하나 상실하기 시작하는 나이.
일제히 학교를 다니던 시절과 달리 각자의 능력에 따라
사회적 지위가 차등화 되기 시작하는 시기.
거기서 오는 상대적인 상실감. 등등등. 그래서 불안한 나이.

그 모든 상실의 중심에 있는 ‘청춘’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습니다.
청춘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이며
인생 전반을 살아가는 중요한 동력입니다.
청춘을 얼마나 알차게 활용을 했든
그것은 때가되면 들어오고, 때가되면 나가는 것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무엇이나 그렇듯 들어올 때는 가치를 모르지만
떠나갈 때는 그 가치를 절감하게 됩니다.
난희는 청춘이 들어올 때 사춘기를 경험했고, 
그것이 막 떠날 채비를 하고 있는 시점에 또 한 번 사춘기를 경험합니다. 
나는 과연 나에게 주어진 찬란한 청춘에게 부끄럽지 않았는지 돌아봅니다.

난희와 형태 두 사람 달랑 머리에 담고 호텔에 시놉 작업을 하러 들어갔습니다.
하루 종일 청춘에 대해 생각을 했습니다.
청춘이라... 놓지는 못하겠는데 정말 놓고 싶지 않은데 멀어져 가고 있는 그것.
그것을 인물로 한 번 만들어 보자.
청춘을 인물에 대입하고 난희는 점점 감당하기 버거워지는
그 불안한 사랑을 곱게 떠나보내자. 그 과정에서 청춘을 곱씹어보자.
말하자면 정주는 청춘의 상징이었습니다.
그렇게 난희와 형태 두 사람 이야기에 정주가 합류하게 됩니다.

청춘, 그것은 이유 없이 뜨겁다. 거침없다. 뒤를 보지 않는다.
얼마나 가치가 있는 지 자각하지 못해서 절대적으로 순수하다. 계산 없다.
어디로든 발산할 준비가 되어있는 꽉 찬 에너지.
발산과 채움의 끝없는 반복. 가공되지 않은 원석. 미숙해서 아름답다.

모든 사람들이 청춘을 되찾기 기원하지만 그것이 다시 온다 한들...
40에 50에 다시 온다 한들 그 에너지를 감당할 수 있을까?
나이를 먹으면 그에 맞는 또 좋은 것들이 내 인생에 들어온다. 그것을 믿는다.
청춘... 나는 그러지 못 했지만,
청춘을 상징하는 이 캐릭터는 정말 최선을 다 했으면 좋겠다.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으면 좋겠다.
난희 역시 이 청춘을 잡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 봤으면 좋겠다.

이런 것들을 주절주절 생각하고 있는데 티비에서 WBC 중계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씨 너무 재미있는 겁니다. 일도 접고 인터넷으로 기사 온통 검색하고,
선수들 찾아보고 열광 또 열광하며 시간 죽이다가...
흠...야구선수로 하는 건 어떨까? 라는 생각으로 정주는 구체화 되었습니다.
이름은... 김정주 좋다.
게임하다 알게 된 22살 녀석이 있었는데 게임아이디에 본명을 사용하는 단순함과
어처구니없는 당당함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김정주 낙찰.
3박4일 호텔작업을 마치고 정주캐릭터와 야구관련 잡다한 자료들을 건져 나왔습니다.

이상이 8부를 마치면 꼭 쓰고 싶던 글이었습니다.
극 몰입에 방해 될까봐 배우에게도 감독에게도
말 하지 않았던 이야기를 지금 꺼냅니다.
정주가 그렇게 출발한 캐릭터인지라 정주를 둘러싼 대사들에는
제 청춘에게 보내는 미안함과 고마움이 다소 담겨있습니다.
작가의 부적절한 사심이지요.
그래도 혹 여러분들도 저와 같은 마음으로 상황이나 대사 속에서
청춘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볼 기회가 되셨다면 전 완전 행복합니다.

난희를 통해 정주를 마음껏 사랑하고 그를 떠나보내며
저도 참 많은 것을 정리하고 다지기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정주를 보내며 저도 청춘에게 마지막 인사를 합니다.

안녕 나의 청춘아.
그렇게 반짝이던 너를 그때는 몰라봐서 미안해.
마음껏 누려주지 못해서 미안해.
최선을 다 해 보지 못해서 미안해.
그럼에도 내 옆에 있어줘서 너무나 고마웠어...




02.


첫 작품으로 [9회말 2아웃]을 하게 되어 참 좋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른에 서 있는 청춘의 이야기.

우정에서 사랑으로 변해가는 남녀의 이야기.

단 한 번 다룰 수 있는 소재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제 속내를 많이도 꺼내 놓았습니다.


첫 연애가 그렇듯 순수하게 가슴을 쏟아내고,

상대의 반응 이전에 주체 못하고 앞서가는 감정으로 달렸고,

상대를 홀리기보다 진심을 전하는데 충실했던 것 같습니다.


이 공간에서 [9회말 2아웃]을 아껴주시는 여러분과

소통하면서 그 진심이 통했던 순간들이 참 행복했습니다.

자극적인 설정이 제 재주가 못 되기도 합니다만,

여러분들 응원이 진득하게 극을 끌어나갈 수 있었던 힘이 되었습니다.

평범한 일상에의 즐거움을 함께해 주셨고,

잡히지 않는 희망에 열정을 다하는 저희 인물들

하나하나 보듬어 주시던 소중한 공간이었습니다.


몇 작품 더 하다보면 시청자께 다가가는 다른 노하우들을 터득해 가겠지요.

그 과정에서 잃게 되는 것들도 분명 있을 겁니다.

하지만 어떤 작품을 대하든 항상 이 공간을 떠올리겠습니다.

가장 순수했던 제 첫사랑을 받아주신 여러분들을 잊지 않겠습니다.

어떤 글을 쓰던 인간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작가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게 여러분의 응원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합니다.




03.


형태야,

마음 정리 할 때마다 자꾸 엘리베이터 태워서 미안.

작가의 게으름을 용서해.

그래도 당신에게 미친년 소리 들어보는게

소원이라는 여성들이 널렸어. 화이팅!


정주야,

너를 다시 내놓으라는 원성에 내가 얼마나 초조했던지.

다시는 극 중간에 떠나보내지 않을게.


지선아,

나도 모르는 사이 훌쩍 자리잡아 주었더군.

덕분에 쓰는 재미가 쏠쏠했어.

형태 마음 좀 식거든 다시 한 번 꼬셔보자. 아직 늦지 않았어.


춘희야,

고객님의 '미인계'라는 말에 너무나 이쁘게 반응해 줘서 고마웠어.

누드 촬영 땐 그대가 최고로 섹시했다오.


준모야,

다음에는 우리 자개장 제작에 도전해 보자.

아 그리고 단추 세 개는 나도 적잖은 충격.


성아야,

우리 극에서 가장 많은 것을 가졌지만 아무것도 갖지 못한 성아야.

다음에 만나거든 아무 것도 없어도 그것만은 갖게 해 줄게.


추장님,

왠지 우리 인물 중 가장 장수하실 것만 같은 추장님, 돈 많이 버세요~


주영아,

너의 재주로 어른들을 계속 자극해 주길 바래.

앞으로 펼쳐질 새파란 청춘을 마음껏 누려보렴.


어머니,

당신 뜻대로 살아주지 못해서 항상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답니다.


남정아,

너의 동거 스토리는 다른 곳에서 풀어보자. 유쾌하고 거침없이 과격하게.


경하누님,

제 마음 속에만 있던 누님의 엔딩은 어느 명절 날 허름한 밥집,

외국인 두 명과 중국 언니가 차려주는 쓸쓸한 밥상,

거기서 만나게 되는 이혼남 소운.. 두둥..


상훈아, 미경아,

3,40대 부모의 고단을 그리고 싶었는데 욕심만큼 풀어내지 못해서 죄송해요.

부족했지만 다음에 꼭 한 번 더 기회를 주삼.


그리고 난희야...

사랑해, 감사해.


그동안 모두모두 고생하셨습니다. 행복하세요.



/ 9회말 2아웃 작가, 여지나


.

.

.




사는 게 힘들어도 사랑에 넘어져도
언젠간 내게도 좋은 날이 올거야
지금이 시작이야 인생의 주인공은 나야
Don't forget who you are

수백 번 넘어지고 수천 번 넘어져도
난 절대 여기서 멈추진 않을 거야

슬픈 눈물아 안녕 힘든 고민아 안녕
어젯 밤 상상한 멋진 날아 기다려
오늘이 시작이야 난 잘해 낼거야 Fly again

/ 별, Fly Again, [9회말2아웃] OST 中

.
.
.

덬들에게도 좋은 드라마가 되었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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