덬-하
저번에 메니에르 관련으로 타게시판에 질문글 올렸었는데, 그때 응급실 가보라고 해준 덬이 있어서 후기 남겨봐.
원래 글 잘 안 쓰는데… 그때 말 안 들었으면 치료 더 늦었을 것 같아서 고맙다는 말은 하고 싶더라.
(전글 링크: https://theqoo.net/talk/4091512675)
나는 원래 귀가 좀 예민했어. 큰 소리 들으면 노이즈 올라오고, 그래서 영화관이나 연주회도 가급적 피했고 자연스럽게 이어폰도 거의 안 썼어.
이석증은 재작년부터 두어 번 겪었고
그때는 병원에서도 정확한 진단 못 받고 내가 유튜브 보고 치환술 했었음… 울면서 토하면서 스톱워치 켜고 머리 돌리던 기억 아직도 생생해ㅠ
그래서 이번 어지럼은 좀 다르다고 느꼈어.
이석증은 보통 아침에, 고개 움직일 때 세상이 확 도는 느낌이고 가만히 있으면 좀 낫잖아.
근데 이번에는 수십 분 지속되고, 귀 먹먹함이랑 이명이 같이 심해졌어.
‘이건 이석증 아닌데?’ 싶어서 다음 날 바로 이비인후과 가서 안진검사랑 청력검사 받았어.
근데 알지. 증상 없으면 검사에 잘 안 잡히는 거.
결과는 거의 정상, 청력도 정상 범주 안의 경미한 저하 정도.
메니에르 초기 같다고 약만 처방받았어.
타임라인을 정리하자면
2/8 어지럼 + 귀먹먹 + 이명 시작
2/9 이비인후과, 메니에르 초기 추정
2/10 새벽 증상 악화 → 참다가 아침 9시 되자마자 의원 다시 내원 → 큰 병원 가보라고 의뢰서... → 결국 119 타고 종합병원 응급실
CT찍고 안진검사하고 수액도 맞았었는데 별 소견 없고, 증상은 그대로 였어.. 볼 수 있는게 신경과 뿐이라 어쩔 수 없이 다시 퇴원...
2/11 너무 힘들어서 더쿠에 글 올림 → 응급실 다시 가보라는 댓글 보고 대학병원 응급실 감 → 거부(소견 이상 없고 수액 맞는 곳 아니라면서 그냥 가라고 함...대학병원 원래 이러니...) → 다른 종합병원 응급실 이동 → 귀랑 머리 MRI+vHIT+VEMP 등등 검사하고...
결과는
돌발성 난청 + 전정신경염.
나는 그냥 먹먹하고 이명때문에 소리를 구분하지 못하는 건줄 알았는데, 청력검사 중에 전농 상태인 걸 알았어.
‘아, 나 진짜 안 들리는 거였구나’ 싶더라.
2/12 바로 입원. 설 연휴겹쳐서 8일 정도 입원했고,
스테로이드 12알 복용 + 고막주사 5회 병행.
스테로이드는 12알씩 11일간 먹고 이후 2알씩 줄여서 테이퍼링했어.
퇴원 후 고압산소 치료 시작. 병원에 기기가 없어서, 입원 중에 진료 회송서 받아서 퇴원날에 바로 받을 수 있게 예약했어.
참고로 초기 청력 역치 80dB 이상이면 고압산소 치료 급여 대상이야.
1회 15~20만 원짜리를 본인부담 3만원대에 받음.
입원비 포함해서 병원비는 꽤 나왔지만, 돌발성 난청은 응급 질환이라 보험 있으면 대부분 처리 가능해.
(고막주사가 비급여지만 이것도 청구 가능)
고압산소는 하루 1회씩 14~20일동안 받는게 좋고, 2기압 이상이 아니면 효과가 없으니까 이게 제일 중요해.
나는 1회 90분씩 2기압으로 받고 있어.
어지럼 + 난청 + 전농 조합은 흔한 케이스는 아니라고 해.
교수님 말로는 3~5% 정도.
예후는 검색해보면 흔히 알 수 있듯이 1/3 완전 회복, 1/3 부분 회복, 1/3 유지. 빠르게(보통 사흘이내) 치료받는다면 나아질 가능성 높음...
이지만 진료보실 때 예후가 별로 좋지 않다는 게 느껴지긴하더라...
결과는 역시나 솔직히 크게 달라진 건 없어.
여전히 먹먹하고, 이명 심하고, 청력도 체감상 회복은 잘 모르겠어.
그래도 한쪽은 정상이고, 몇 달 지나서 회복된 사례도 있으니까 크게 스트레스 받지는 않아.
소음이나 빛에 과민성이 좀 생기고, 사람 말이 제대로 분별되지 않는다는점만 빼면ㅋㅋㅜㅜ
그때 응급실 가보라고 말해준 덬이 아니었으면 치료 더 늦었을 것 같아. 진짜 고마워.
혹시 나처럼 비슷한 경험 있으면 같이 얘기 나눠보고 싶어.
그리고 질병, 치료, 비용, 보험 관련해서 궁금한 것도 편하게 물어봐줘도 좋고.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