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다 최근엔 아침에 눈을 뜨는게 힘들 정도로 기력이 없고 한끼 먹는 것조차 소화가 안될 정도로 악화됐는데 하루는 일하는데 한쪽 귀가 안들리는 거야ㅜㅠ 겨우 몇 걸음 걷는데 휘청거릴 정도로 중심이 안 잡혀서 결국 회사도 그만두게 됐어
병원을 갔더니 갑상선저하가 심하더라고 호르몬이 거의 없는(?) 수준인데다 난청까지....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승진까지 했는데 몸이 안따라주는 게 너무 서러워서 울었어 심지어 약을 챙겨먹어도 기운은 안오르지 두 끼를 잘 챙겨먹으려니 건강하게 먹어도 순식간에 7키로가 찌고ㅋㅋㅋㅋ 솔직히 처음엔 강박이 와서 하루에 1200 먹고 기력없는 몸 끌고나가서 무작정 1200칼로리도 태워봤어 그런데 어느날 친구들이랑 약속끝나고 24시간 헬스장에서 3시까지 운동하다 집에 오는데 이렇게 평생을 살수 있을까 생각이 드는 거야 답은 그냥 100프로 불가능할 것 같다였음
삶이 너무 우울해져서 병원에 상담을 받으러가서 진지하게 물어봤어 아무래도 강박이 생긴 것 같다 내가 이렇게 맞춰서 먹고 있는데 이렇게까지 노력해도 바뀌는 게 없다 우울하다 그랬더니 의사가 그러더라고 혹시 먹고 싶은 거 언제 먹었냐고
저 말이 너무 충격적이더라 잘 생각해보니까 치킨도 세조각 이상을 먹어본 적이 없고 그 좋아하던 빵도 피자도 면도 케이크도 근 3년은 사본 기억이 없어 먹어도 남이 산 거 포크 끝으로 조금ㅠ... 한 때 아무렇지 않게 먹었던 라떼도 못마셨고 카페 가면 무조건 아메리카노 콜드블루 고정... 근데 어느 순간부터는 슬프지도 않았어 어느 순간 먹으면 큰 일이 벌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ㅋㅋㅋㅋㅋ 이야기를 다 듣더니 의사가 그냥 한동안 몸생각을 그만둬보는 건 어떻겠냐고 먹고 싶은 거 다 먹고 축난 몸에 살아갈 기력부터 주자고 그러더라 그래서 결론적으로 한동안은 다이어트를 그만두기로 했어ㅎㅎ 웃긴 건 저 말을 듣고도 결론을 내리는데 참 오랜시간이 걸렸다는 거야 그래도 더이상 이렇게 정신도 몸도 건강하지 못하게 살고 싶진 않아서 이젠 좀 내려놓고 싶어
솔직히 니가 다이어트 그만두는데 물 흐리게 다방을 왜왔냐고 하면 할 말은 없어ㅋㅋㅋ 그래도 힘들때 도움을 많이 받았던 곳이라 고마워서 인사하고 싶었고 본인의 몸이 어떤 형태, 어떤 상황이던 간에 나처럼 강박을 느끼거나 이상을 느끼고 있다면 충분히 쉬면서 내가 좋아하는 거, 즐거워하는 걸 해주는 게 생각보다 더 중요한 것 같다는 말이 꼭 하고 싶었어 어쩌면 살을 빼는 것보다 더...
아 그럼 니가 그렇게 말했으니까 나 오늘 정크로 만칼로리 치팅 갈길게 이러라는 소리가 아니라ㅋㅋㅋ(물론 본인이 그러고 싶다면 해도 됨) 내가 다이어트를 위해 밀프랩을 하고 운동을 하고 노력하는만큼 내 정신이 좋아하는 무언가에도 시간을 쏟아줘야한다는 거지
나 이제 한동안 백수거든? 요요도 맞았고 약도 주렁주렁 달고 다니고ㅋㅋㅋㅋ 근데 뭐 어쩔거야 더 이상 친구들이랑 점 보러가서 90살 넘게 장수한다는 말에 이 갑갑한 인생이 60년이나 남았다니 하면서 좌절하고 싶지 않아 정말 당연한 말이지만 덬들 다 노력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니까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어 이왕 하는 김에 다이어트도 성공했으면 좋겠지만, 그 다이어트로 얻은 기쁨이 너희들 인생을 휘두르는 기쁨 같은 건 아니었으면 좋겠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포기한 건 아니니까 꼭 돌아올게
그동안 덬들도 건강 잘 챙기고 내가 사랑하는 것도 잘 챙겨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