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후기 할일 하기 싫어서 쓰는 디스크 생겨서 운동하다가 피트니스 대회 나가게 된 후기
3,457 13
2023.05.17 15:57
3,457 13
긴글 주의.
의식의 흐름이라 음슴체였다가 아니였다가 함.


앞서 말하지만 나는 심각한 몸치야. 운동 시작하기 전에는 체지방률 30퍼인 마른비만 인간이었음. 그때 당시 스펙이 170/60 정도 였어. 운동을 시작한 건 좌식이나 입식 생활보다는 와식 생활을 추구해서 판다처럼 흐물텅한 자세로만 살아가다가 디스크가 생겨서였어. 그때야 비로소 코어 근육의 필요성을 알게 되어서 필라테스를 등록한 걸로 운동을 시작했어. 몸에 워낙 근육이 없다 보니까 허리만 아픈게 아니라 온몸이 다 아프더라고. 허리만 아픈게 아니라 날개뼈 있는 곳에서부터 목, 턱, 승모근.. 안 아픈 곳 찾는 게 더 빠를 정도였어. 그렇게 체지방은 많고 근육은 없는 상태로 운동을 하려니 정말 힘들더라. 처음 몇달은 진짜 울면서 했어. 스쿼트나 스텝퍼 하는데 너무 힘드니까 눈물이 나더라고.


밤에는 필라테스 했다고 근육통때문이 잠이 안왔을 정도니까. 대충 감이 오지? 근육이라고는 정말 1도 없는 인간에 가까웠어. 그래도 근육통때문에 잠 못자는 게 몸 아파서 잠 못자는 것 보다는 낫더라고. 그래서 그때는 필라테스를 하루도 안쉬고 나갔어. 일자목도 있어서 견인도 할겸 플라잉 요가도 병행하면서. 참고로 나는 의지력이 대단한 인간이 아니야. 체력도 거지고. 그런데도 매일 나갈 수 있었던 건 그때 워낙 몸 상태가 쓰레기였어서 휴학한 상태였기 때문임. 아무튼 그렇게 6개월을 필라테스 학원에 매일매일 출석했어. 살도 빠지고 허리 통증도 많이 줄어서 어느정도 사람처럼 살 수 있게 되었어. 이때 스펙이 체지방률 25퍼에 58키로 정도 나갔을거임. 나중에는 연강도 들을 만큼의 체력도 생겼음. 여기서 자만하면 안됬었는데. ..


하지만 앞서 말했듯, 나는 의지력이 대단한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복학을 하고는 다시 운동을 안가기 시작했어. 허리가 안아프길래 이젠 안해도 되는가보다 했지.. 예전처럼 판다처럼 살지는 않았지만 나는 또 어렵게 교훈을 얻었어... 한번 다친 허리는 고질병이고 운동 안하면 다시 돌아온다는 것을.. 거기다 운동을 그만두니까 활동량이 줄어드니까 살도 더 찌고 해서 더 그랬겠지. 그렇게 이번에는 집 근처의 필라테스 학원을 등록을 해서 다니기 시작했어. 그런데 정말 우연하게도 필라테스 학원 선생님의 남편분이 헬스장 관장님이었어. 근데 본인도 내츄럴 보디빌딩 대회에 꾸준히 나가시는. 어느날 우연히 나를 보시더니 대회 나가지 않겠냐고 묻더라고.


조금 고민하다가 대회 나가려고 준비를 하면 웨이트를 제대로 배울 수 있겠다 싶은거임. 헬스장 다니는 습관도 들이고. 나는 정말 심각한 몸치라 남들 한번 할 거 스무번 해도 될까 말까하는 제와삐가 포기할 인재이기 때문에 PT없이 혼자 웨이트 할 엄두도 못내서 헬스장 가도 유산소만 했거든. 기구를 쓰고 싶어도 워낙 근력이 없어서 상체 기구는 가장 가벼운 무게로 설정해도 들지를 못할 정도였고. 쉽게 생각하면 타이어 파는 곳 오픈행사 할 때 앞에 있는 호들호들거리는 바람인형을 생각하면 됨. 그런 느낌의 몸이었음. 몸을 제대로 가눌줄을 몰라서 발도 안 삐었는데도 비척비척 걷는 인간바람인형.

그리고 그건 필라테스를 해도 마찬가지였음. 운동할 때만 바짝 코어에 힘 주고 다니고 평상시에는 다시 바람인형으로 돌아와서 생활했음. 아무래도 필라테스는 자기 체중을 이용해서 하다보니 큰 증량을 하는데는 조금 어려움이 있더라고. 그래도 안하는 것 보다는 백배천배만배 나음. 나덬은 필라테스 시작하고 골격근 2키로 증량했음.

아무튼 그렇게 대회를 준비했음. 이때부터 식단을 시작했음. 그때 다방덬들이 쓴 글들 보면서 많이 도움 얻음. 기본적인 지식부터 다이어트 레시피까지 정독하다 못해 탐독까지 하면서 읽었음. 관장님이 식단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고 알려주지 않았냐고 물을 수는 있지만, 우리 관장님은 너무나도 FM적인 분이셔서 본인 스스로 현미밥 120그램에 소금간만 조금 한 닭가슴살 100그램 x 네끼를 드시는 분이었기 때문에 나는 그렇게 할 수 없었음. 나는 먹는 게 낙인 사람이라 어떻게든 맛있게 먹으려고 기를 쓰고 요리해서 아보카도 귀리 팬케이크 이런 거 만들어 먹고 그랬어. 그런데 초반에는 살이 쭉쭉 잘만 빠졌는데 54키로 이 지점에서 살이 잘 안빠지는 거야. 무게가 중요한 건 아닌데 복근이 선명하게 보여야 해서 살을 더 빼야했거든.


이때가 대회 앞두고 두달 남은 시점이었는데, 이때부터 진짜 대회 식단으로 먹기 시작함. 운동은 매일 하니까 소금간은 그대로 하되 탄수화물도, 단백질도 무게 재가면서 기초 + 300에 맞춰 먹었어. 근데 이때 내가 하루 섭취 당이 20그램 안팍으로 먹었거든? 그러니까 잠이 안오는 거야. 잠이 안오니까 또 살은 안빠지고, 운동 능력은 떨어지고. 그래봤자 아마추어이고 취미로 하는 건데 내가 이렇게 까지 하면서 운동을 해야할까 하는 서러움이 다시 올라왔지만 참고 했어. 졸려 죽을 것 같은데도, 세시간밖에 못잔 날도 나갔어. 그때는 하루에 두번 나갔던 것 같아. 낮에 스트레칭 20분 + 웨이트 1시간 반 + 유산소 30분 이렇게 한번 나가고 밤에 다시 나가서 유산소 1시간 + 복근운동 20분 하고. 덕분에 아주 헬스장에서 살았지. 헬스장 쉬는 일요일 빼고 매일 나갔으니까. 운동은 이분할로 했어. 하체 상체로 나누고 어깨랑 가슴은 유산소 할때 시간나면 틈틈이.


아무튼 잠을 못자서 그런지, 아니면 영양소가 결핍되어서 그런지 그때 생리 불순이 왔었어. 부정출혈도 있었고. 그래서 복부가 더 부어서 포징 선생님한테 살 좀 빼라고 혼나면서 수업들었던 기억이 난다. 근데 그게 어찌나 서럽던지. 정말 그때만큼 독하게 먹고 싶은거 안먹고 식단만 먹으면서 운동을 한 적도 없는데 살이 한달째 안빠지니까 자괴감만 들었어. 체중은 54-53 왔다갔다만 하는 게 진짜 정병 걸릴 무렵이었음. 거기다 잠은 못자니까 진짜 귀신들린 것처럼 새벽에 우는 날도 있었음. 진짜 펑펑 울면서 매일매일 배고파서 잠도 안올 정도로 안먹고 죽겠다 싶을 정도로 운동하는데 왜 안빠지냐고 펑펑 울음.


그걸 한달 째 반복하고 부정출혈 2주하고 겨우 생리하고나서 정석 다이어트는 나랑 오지게 안맞는 다는 것을 깨달음. 한달을 했는데도 효과를 못봤으니까. 그렇게 나는 다른 방식으로 다이어트를 시작하게됨. 밥만 현미랑 카무트 섞은 거 120그램씩 먹으면서 일반식을 먹었음. 물론 집에서 먹을때는 클린식 먹고. 밖에 나가서 외식할 때는 양념안된 고기 위주로 먹었어. 그때는 집에서 먹는 밥 싸가지고 가서 대회 준비하느라 쌀밥 못먹어서 그렇다고 식당 사장님들께 양해 부탁드리고 일반식이랑 같이 먹었어.  아 물론 공기밥 값은 냈음. 가끔 안내도 된다고 하신 분들도 있긴 했지만 일단 나덬은 늘 낸다고 했음.  이러니까 부정 출혈도 사라지고 생리도 그 다음달에 재때 함. 잠도 잘잤고, 살도 잘 빠져서 일반식 먹게되고서 1주도 안돼서 52키로 대로 내려감(인바디는 안잼. 대회할 때 중요한 건 어떻게 보여지는 거라 안쟀음). 


이때도 시련이 없던 건 아니지만 주로 포징 위주 얘기라 이건 딱히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 생략함. 암튼 일반식 다이어트는 상당히 만족스러웠음. 단 거나 떡볶이같이 누가봐도 아웃인 건 못 먹었지만 그래도 삼겹살 이런 건 무게 재가지고 100그램 선에서 잘만 먹었어. 근데 이때 초점을 뒀던 건, 아무래도 복부 스킨이 얇아야 하는 게 중요해서 칼로리에 집중할 게 아니라 먹는 양에 집중했음. 배가 찼다 싶은 느낌이 들면 바로 젓가락 내려놨어. 그 전에는 배고프면 샤브샤브 먹으러 가서 야채도 양껏 먹고 했었는데 마지막 한달동안은 배부르게 안먹었음. 양을 줄이니까 칼로리는 그리 중요하진 않더라고. 아니, 오히려 일반식을 먹어야지 기초를 겨우 채우는 느낌에 가까웠음. 그 정도 양을 먹으니까. 대신 배고픈 느낌이 들면 폭식할 수도 있으니까 점심이랑 저녁 사이에 간식 챙겨먹음. 계란 흰자나 오트밀에 그릭요거트 뭐 이런 것들.


그렇게 대회 당일날 50.5키로 찍고 올라갔어. 포징 선생님은 48키로 까지 빼면 정말 좋았을 거라고 아쉬워 했지만 나는 만족했음. 54키로에서 전전긍긍하던 서러움이 싹 씻겨나간 것만 해도 감지덕지였음. 서두가 조금 길었지만 나는 대회 나가기를 잘했다고 생각해. 그때 바프를 찍어둘 걸 하는 아쉬움은 남지만. 근데 그때는 대회 준비하는 걸로만 해도 할 게 많아서 바프 장소에 컨셉까지 생각하고 싶진 않았음.


암튼 지금은 그때 그 몸매가 아니고, 사실 그 정도를 유지하면서 살고 싶은 마음도 없음. 그때 몸은 마음에 들지만 그 몸을 유지하려면 어떤 노력이 드는지 아니까 엄두도 못냄. 그래도 나는 만족함. 덕분에 내가 이루고 싶은 건 이뤘거든. 이제는 헬스장 가서도 버벅이지도 않고 스스로 루틴 짜서 운동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누굴 가르쳐주거나 할 실력은 안되지만 나하나 건사할 정도는 되니까 확실히 헬스장 가는 게 뻘쭘하지 않더라. 웨이트 존도 예전에는 쳐다도 못봤는데 이제는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가서 중량 치고.


그리고 가장 뜻깊은 게 있더라면 자신감이 생기더라. 앞서 몇번이나 말했지만 나는 정말 심각한 몸치야. 사실 포징도 너같이 못하는 뻣뻣한 인간은 처음본다고 포징선생님한테 들었을 정도로 힘들게 겨우함. 근데 그걸 어찌되었던 건 간에 해냈잖아? 거기서 자신감이 생기더라고. 못하는 것도 이만큼은 해냈으니까 다른 것들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말이야. 그리고 진짜 다방덬들 말대로 운동 아무리 해도 근육 빵빵 인간은 못되더라. 그때 내가 데드를 최대 60kg 10회로 하고 (1 rm이 한 80정도 였을거야) 레그프레스 80kg에서 90kg 했었는데 허벅지 근육이 원래 발달한 타입인 걸 감안해도 그렇게 안커졌음.


만약 대회 나갈 덬들 있다고 한다면 나는 한 반쯤 추천해. 하고 나서 오는 성취감이나 자신감은 분명히 득이지만 길게는 반년, 짧게는 3달 정도를 정말 삶이 없이 운동을 해야해. 먹는 것도 제한해야 하고. 거기다 만약에 나처럼 몸치거나 내향적인 사람이면 무대에서 포징하는 것도 쉽지 않음. 그리고 나는 내 차례 되었을 때도 앞에서 안비켜주고 포징하는 사람 때문에 맘고생도 많이 했어. 그거때문에 굳어서 한 반쯤 루틴을 날려서 속상하기도 했음.

그래도 끝냈을 때의 성취감은 진짜임. 암과 명이 확실한 도전이니까. 그리고 나처럼 힘들다고 바프 넘기지 말고 대회 시작 전에 꼭 바프 장소랑 의상 컨셉 미리 정해서 예약해 둬! 그때 그 몸은 정말 그때만 나오는 거임.. 중반만 되어도 멘탈 갈려서 대회 준비말고는 아무것도 생각하기 싫어질 수도 있으니까 꼭 미리미리 예약해 둬.


모쪼록 긴글 읽어줘서 고마워. 두서없이 쓴 글이라 더 고맙네. 아 그리고 미리 말은 못했는데 내가 나간 부분은 비키니 부분이야.
목록 스크랩 (3)
댓글 13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 삼성전자 X 더쿠 ] 덕질은 갤럭시💙 덬들의 오프 필수템, 해외 스케줄도 Galaxy S24와 함께! 2 05.04 43,767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928,884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3,465,457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4,225,947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0,637,327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1,726,975
공지 스퀘어 📢📢📢꼭 읽쟈!!👀 다방 꾸준글 및 F&A 모음.txt📢📢📢(수시로 추가 중) 117 21.05.06 197,088
공지 스퀘어 다이어트 중에 먹어도 되는 고기 부위 정리.jpg🍗🍖🥓🍤 57 21.05.02 215,619
공지 스퀘어 기초대사량 + 200 을 먹으라는건 운동을 안해도 최소한으로 이만큼은 먹어야 한다는 얘기야.renew 136 21.04.19 255,745
공지 팁/성공기 간만에 끌올해보는 대체 왜 기초대사량을 채워야 하는가 66 20.05.11 165,633
모든 공지 확인하기()
1335 후기 런데이 천천히달리니까 4 05.04 567
1334 후기 초고도덬 다이어트 100일째 중간 후기 8 05.04 709
1333 후기 여자도 근성장하려면 벌크업이 먼저인가?싶은 후기 1 05.03 646
1332 후기 간헐적 단식 10개월 후기 1 05.03 469
1331 후기 태어나서 첨 한자릿수 봤어 ㅠㄷㄷ 8 04.29 1,695
1330 후기 마운자로 2일차 1 04.26 714
1329 후기 두달간 홈트와 일반식 적정량으로 골격근 +1.1kg, 체지방 -6.4kg 됨 4 04.26 1,001
1328 후기 다이어트하는데 변비온덬들은 이거먹어바 10 04.26 1,182
1327 후기 제로죠스바 개맛이따... 7 04.21 1,081
1326 후기 나 곤약팝콘 사 먹었어..! 1 04.19 1,001
1325 후기 오늘로 다이어트 딱 한달 된 헬린이의 가벼운 후기!!! 10 04.19 1,488
1324 후기 메가커피 그린애플 콤부에이드 맛있어 2 04.09 1,075
1323 후기 pt 15회 3개월 인바디 변화 7 04.08 1,713
1322 후기 피티 20회 하고도 살 2kg뺀 비만 여기있어 ㅋㅋ큐ㅠ 2 03.20 1,409
1321 후기 나한테 청정원 오리엔탈소스 ㅊㅊ해준 덬아 2 03.14 856
1320 후기 얘두라 너네 왜 변비에 애사비 직빵이라고 삐삐안쳤니! 2 03.13 1,015
1319 후기 간헐적단식/저탄수화물 다이어트 후기 2 03.11 1,476
1318 후기 퀘바 블루베리코블러 2 03.04 792
1317 후기 닭가슴살 추천... 2 02.29 1,580
1316 후기 인생처음으로 피티 받은 후기.......... 😱 2 02.27 1,4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