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덬 얘기야. 너덬도 그렇니? 그럼 원덬의 심화과정을 보고 어디쯤 와있는지 체크해봐.
단계별 증상 심화 과정
1. 점심시간쯤 되면 가벼운 수전증처럼 손이 떨림
2. 숟가락으로 국을 뜨면 팔을 들 수록 손떨림이 심해져서 고개를 숙여 마중나가야함
3. 12시에 점심 잘 먹었는데 4시쯤 되면 배고픔. 뱃가죽이 등가죽에 붙는 느낌이 아니고 뭔가 허 하면서 손이 살살 떨림
4. 방이 더운것도 아니고 어디 아픈것도 아닌데 자다말고 이불이 흥건할정도로 땀 흘리는 경우가 간혹 있음
5. 배고플때 손떨림을 넘어 다리도 떨림. 근데 뱃가죽이 등가죽에 붙는듯한 느낌은 아니고, 뭔가 더부룩한것 같기도..
6. 저녁을 잘 먹었는데도 밤시간에 초조하게 라면이나 과자 등이 먹고싶은데 맛만 보고 접는게 잘 안됨. 입에 넣는순간 정신놓고 흡입하고 후회.
7. 4시쯤 겪었던 손떨림 증상이 심해지고, 초조함이 강해져서 초콜릿, 과자 등을 먹지 않으면 정신 산만함이 주체가 안됨
8. 4시의 현상이 직전까지 아무렇지 않다가 약 30초사이에 핏기가 빠지는 느낌이 들면서 급격하게 찾아옴. 뭘 먹어서 진정시키지 않으면 식은땀이 줄줄 남.
9. 4시의 손떨림이 예전에는 가끔 찾아오거나 가끔 심한정도였는데, 어느샌가 점심식사 후 간식을 안먹은 날이면 대부분 심하게 나타남.
10. 생각해보니 뱃가죽이 등가죽에 붙는듯한 배고픔, 꼬르륵 하면서 뱃속이 꺼질듯한 느낌을 느껴본지 오래됨
너덬은 몇단계쯤이니? 점점 심해지지는 않니?
이 증상을 의학적으로 정확히 뭐라고 명명하는지 모르겠지만,
나나 내 주변에 이런 증상이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당 떨어졌다' '탄수화물 중독' '저혈당 쇼크' 라고 표현해. (의학적 용어 아님 주의)
경험적으로 봤을 때, 이 증상은 한번 식사할 때 구성 영양성분 중 순탄수 비중이 높으면 나타나고
7~8단계쯤으로 심해지면 일반식 수준으로 적절한 식단을 먹었는데도 나타나.
6단계쯤 되면 식단 다이어트는 대부분 실패해. 며칠은 의지력으로 버티지만,
결국 오밤중에 라면을 원샷하고 과자를 먹고 오렌지주스를 마신다음에 짐승같이 이성 잃은 나를 원망하지.
상태를 악화시킨 식단 루틴의 예
이렇게 심화시키는 중의 내 식단루틴은 이런식이었어.
기상 - 공복
출근길 - 편의점 방문, 달달한 커피우유음료(컵커피 등)와 빵 구매
출근직후 - 아침식사
점심 - 식당밥. 종종 컵라면+삼김. 식후 아메리or라떼 테이크아웃
오후 - 점심시간에 사왔던 커피 간간히 마시면서 일과. 커피 다 마실 때 까지 물은 따로 안마심.
오후 - 4시무렵 당떨어지면(손떨림,초조함) 초코파이 등 과자 한개 냠냠
저녁 - 배달, 식당, 일품요리 등 식사. 종종 탄산음료 한캔.
야식 - 배고프면 잠이 안와서 참다가 뭐라도 먹음. 가끔 흡입.
밤 - 야식 후 4시간 이내에 취침. 종종 이불이 축축해서 밤중에 깨기도 함.
저녁식사 이전까지는 엔간한 회사원들이 적당히 간식먹으면서 생활하는 일과야.
대부분 이렇게 달달한거 조금 먹어주는게 머리회전에 좋다면서 먹고 별 문제 없어.
그래. 보통은 문제가 없어.
하지만 몸 상태가 1단계에 접어든 다음부터는 문제가 돼.
남들 커피마실때 나도 커피마시고, 남들 간식 먹을때 나도 간식 먹고,
(이성이 붙어있을땐)딱히 과식하는것도 아니고 그냥 평범한 현대인의 생활을 했을 뿐인데
어느샌가 점점 이성을 놓고 음식을 흡입하는 일이 잦아져.
배고픔=손떨림,초조함 이다보니 배는 항상 더부룩하거나 터질것 같거나 둘 중 하나라서 배가 꺼질것 같은 기분이 뭔지도 잊어버릴것 같고
먹는것 조절이 안되니 점점 체중은 불고 자기혐오가 깊어가.
나는 10단계 이후에 이 증상을 한번 해결했었고, 다시 재발했다가(ㅅㅂ), 4단계쯤 찍고 다시 고쳐가는 중이야.
올 여름에 손떨림 증상을 두번 이상 겪은 경험이 있다면 너덬도 식습관을 고쳐보자.
증상이 발현되는 (원덬뇌피셜) 매커니즘
이 증상의 핵심은 '급격한 혈당 상승' 이야.
똑같은 음식을 똑같은 양으로 먹어도 장시간에 걸쳐 다른 음식과 같이 먹으면 괜찮아.
예를들어 초코케이크가 한조각 있다고 했을 때
이걸 케이크 한입, 무가당 두유 한모금, 방울토마토 두개 집어먹고 수다떨다가 또 한입.. 이런식으로 2시간에 걸쳐 천천히 먹으면 괜찮아.
그런데 20분내에 시럽 없는 아메리카노 한잔과 함께 끝장내면 안괜찮아.
무슨말인지 알겠지?
아침 출근길에 커피우유+빵한조각 을 사서 회사에서 10분만에 후다닥 털어넣으면 망한다는 얘기야.
내 몸이 시간당 적절하게 해결할 수 있는 순탄수(≒당분)의 양이 정해져있으니
시간당 그만큼만 먹어주면 ㅇㅋ 그걸 오버하면 체내 대사가 엉망이 된다고 보면 돼.
그림으로 그려봤는데, 비전문가가 그림판으로 애쓴것이니 적당히 감안해서 봐줘.
초록색은 혈당 처리가 정상적인 사람이 당분을 포함한 순탄수를 많이 먹었을 때 혈당의 변화를 나타내.
초반에는 당장 먹은게 있으니 급하게 올라가고 내려오다가, 일반적인 공복혈당에 가까워질수록 완만하게 떨어져.
빨간색은 당뇨환자의 혈당 변화야. 먹어서 혈당이 올라가긴 했는데, 인슐린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잘 떨어지지를 않아.
파란색이 우리의 상태야.
혈당이 최대치로 올라간 초반에야 당연히 급하게 떨어지는데 어느정도 혈당이 내려왔음에도 이 속도를 감당하지 못하고 추락하는 모양새야.
그래서 정상 수준이 되었음에도 떨어지려는(빨간별) 상태가 되었을 때 몸이 감당하지 못하고 떨려와.
어쨌든 일정시간 후에 혈당수준이 꽤 내려왔기 때문에 채혈 한번하고 끝나는 건강검진에서도 당뇨라고 안나와.
<<< 이 내용은 원덬이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추정한 바일 뿐이니 대충 이런것 같다 하는 개념만 받아주길 바람 >>>
그럼 어떻게 고칠 수 있느냐?
모처럼 닭가슴살+샐러드 로 대표되는 다이어트 식단이 저탄수식단이니까
당장 밀가루 설탕 끊고 저 식단을 하면 고칠 수 있을까?
고칠 수 있음
근데 대부분은 얼마 못가 실패할거야 ㅎ
이미 너덬의 대사상태는 탄수화물 당분을 강력하게 끌어당기는 상태가 되버렸잖아.
의지력으로 호르몬을 이기려고 하면 안돼.
그런걸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건 아닌데, 너덬이 그런 사람이었으면 이미 저녁야식 폭주를 안했을거야.
천천히 시간을 들여 조금씩 완화시키면서 고쳐야 해.
증상 완화를 위해 바꿀만한 포인트
순탄수의 양은 조금씩 줄이면서, 다른걸 채워줘야해. 그냥 총량을 줄이기만 해도 안돼.
아침에 도저히 집에서 뭘 먹을 시간은 없고, 달달한 커피를 마셔야 정신이 깨?
그럼 평소 사던 커피우유를 사되, 빵이나 과자 대신 삶은계란을 사.
커피우유를 이전에 먹던것의 절반의 속도로 절반의 양만 마셔.
오전에 빵과 함께 다 마셨었다면 이제 반만 마시고, 원래도 반정도 먹고 나머지는 오후에 마셨었다면 이제 오전에는 반의 반만 마셔.
그리고 빵 대신 계란을 먹자. 여건이 되고 취향에 맞다면 집에서 방울토마토나 샐러리, 스트링치즈, 맛살 등을 싸와서 그걸로 먹어도 돼.
어쨌든 빈 속에 커피우유만 때려넣지 마.
점심을 먹을 때 밥 양을 원래 먹던양의 2/3 로 줄이고 그만큼 반찬을 더 먹어.
제육볶음, 떡볶이반찬, 고구마맛탕.. 너덬이 아는 선에서 설탕양념이 들어갔거나 순탄수 비중이 높은 반찬은 밥처럼 먹는양을 줄여.
쌈채소, 나물반찬, 찌개건더기, 국물... 칼로리가 더 높고 염분이 높고 지방량이 많더라도 그걸 택해. 지금 칼로리가 문제가 아니야.
장기적으로는 이게 더 다이어트에 도움이 돼. 너덬의 이성을 찾아주니까. 칼로리 조절은 그때 가서 하자.
식후 커피는 마시든지 말든지 원하는대로 해. 하지만 원칙은 변하지 않아. 시럽 들어가는 모든 종류가 안돼.
그리고 아메리를 제외하고는 절대 단시간에 다 마시지 마.
혈당을 생각하세요. 우유에도 당이 있어요. 저지방 우유는 있지만 저당우유는 없다.
커피 테이크아웃잔만한 컵을 하나 두고 거기에 맹물을 담아둬.
녹차 우롱차 등 티백을 우린건 그나마 괜찮지만 가능한한 뜻뜨미지근한 맹물을 권해.
오후 내내 물을 마셔줘. 얼죽아라서 시원한게 땡기면 그때 사뒀던 커피를 한모금 하던가 하고, 물은 되도록 얼음이 없는걸로 마셔줘.
나는 아이스라떼, 물 각각 한잔씩 두고 습관적으로 마시는건 맹물을 마시다가 '아 이걸로는 도저히 안되겠어!!' 할때 아이스라떼를 한모금 하는 식으로 마셨어.
오후에 마신 커피에 우유가 안들어간 종류라면, 오후 3시쯤에 먹어야 할게 있어. 땜빵 단것이야.
위에 그림에서 봤듯이 혈당이 어느정도 내려왔음에도 여전히 추락중이잖아. 그래서 약간의 쿠션을 대줄거야.
1. 오전에 마시다 남긴 커피우유 두모금 (입안가득 두번 x / 꼴깍 두번 o)
2. ABC초콜릿 두개
3. 자유시간 미니 한개 정도의 초콜릿
중에 하나
다 먹는거 아니야. 저것중에 하나 또는 그에 상응하는 단것 약간이야.
쪼개서 천천히 먹을수록 더 좋고, 최대한 입에 오래 머금어서 맛을 충분히 만끽해. 딴데 집중하느라 넋놓고 꿀떡꿀떡 삼키지 마.
중요한건, 초조함이 몰려오기 전에 완충장치로 약간 먹는거라는거야. 미리 먹어야 하고, 조금만 먹어야 해.
만약 기존에 증상이 심한단계가 아니었고, 당 조절이 충분히 잘 되었다면 이정도로 충분히 저녁시간에 초조하지 않은 배고픔을 느낄 수 있을거야.
아직 과도기라면 오후 6시즈음 초조함이 올 수 있어. ABC초콜릿 한개 분량의 단것을 먹어주자.
저녁식사 역시 점심때처럼 순탄수 비중을 낮추면서 배부른 식사를 해줘.
오후에 초조함이 있었던 덬은 저녁식사 후에도 물을 많이마셔주고, 초조함이 올 듯하면 역시 ABC초콜릿 한개정도로 땜빵해줘.
이 내용을 하루종일 충실하게 지켰다면 퇴근할때 커피우유와 테이크아웃 커피 남은걸 버리고 가게 될거야.
버릴게 없다면 언제 얼마나 무의식중에 마셨는지 잘 생각해봐.
이렇게 며칠, 몇주간 충격받는 상황을 피하며 시간이 지나서 점점 오후, 저녁 초조함 증세가 사라지면
땜빵용으로 먹던 초콜릿을 아몬드, 캐슈넛 등 견과류로 바꿔주고
뱃가죽이 꺼질듯한 배고픔을 점점 되찾는다 싶으면 저 간식마저 끊어.
오전에 먹던 커피우유 대신 단맛 없는 음료로 바꾸는 등 하나씩 하나씩 줄이고 끊고 하면서
점심,저녁 식사시간 외에는 음료와 간식을 습관적으로 먹는 패턴을 없앨 수 있어.
이쯤 되면 너덬은 배고픔을 손으로 느끼는게 아니라 배로 느끼고, 이성을 놓고 짐승처럼 음식을 쓸어넣는 상황에서 벗어날거야.
식사는 네가 먹고싶은걸 충분히 음미하면서 먹고,
간식은 머리가 먹고싶을때 선택해서 먹고 만족하는거지, 충동적으로 입에 넣고 후회하는게 아닐거야.
증상을 재발시키는 방법
당분을 조절해서 먹는 식습관을 반년 이상 유지해서 손떨림을 잊을정도가 되면
가끔 탄수폭탄을 먹더라도 몸이 버텨줘.
내 희망과 관계없이 충동적으로 흡입할 일이 없으니까 식단조절 다이어트를 해도 할만해.
카페에서 1인 1조각케잌에 바닐라라떼를 먹으면서 '아이고 달다~~' 했더라도 수전증, 식은땀 없이 지나가지.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
이거에 취해서 한 1년쯤 지나면 어찌되는지 아니?
아침 출근길에 편의점에 들러서 빵을 사고 커피전문점에 들러 라떼를 사서 출근함.
오전 일 하면서 먹다가 점심먹고 오후에 슬슬 출출해서 쿠키류 과자를 하나 먹음.
딱히 손떨림은 없으니까 만족하는데 퇴근시간즈음 되면 약간 초조해짐. 퇴근하고 싶어서 이러는구나 싶음.
그리고 어느샌가 자다가 내 땀때문에 이불이 축축해서 깬다.
... ^^
최초 1단계에서 4단계까지 악화되는데 5년정도 걸렸었는데, 1단계 재발해서 4단계까지 오는데 반년도 안걸리더라.
대신 처음 10단계에서 습관적 순탄수 끊어서 4시 식은땀 없애는데 3일정도 걸렸는데
4단계에서 끊으니까 하루만에 손떨림이 사라졌어. 증상이 가벼울때 시작할 수록 빠르게 잡히나봐.
다방에서 보통 1일 탄수 100g 정도를 적정량으로 얘기해. 건강한 다이어트를 위해서 그렇기도 하고, 탈모를 방지하려는 목적도 있어.
너덬도 1일 탄수 100g 먹어도 돼.
대신 공복에 순탄수 먼저 먹지 말것.
소량씩 나누어서 하루종일 먹을 것. 가능한한 식이섬유, 단백질, 지방을 적절히 섞어서 같이 먹을 것.
탄수 총량에 목메지 말 것. 탄수량 하루 못맞췄다고 머리 안빠져. 오늘 탄수량 부족했다고 저녁에 빵, 과자로 순탄수 채우지 말것. 차라리 고구마에 신김치 얹어먹어.
탄수 중독 현상을 인식하고 회복시키는 중 이라면 절대 절식은 꿈에도 꾸지 말것.
다이어트고 자시고 대사 흐름부터 제자리로 돌려놓고 하자.
나도 다이어트를 이것저것 시도해봤지만 실패한 대부분이 저 손떨림과 극심한 초조함, 식은땀과 함께 이성을 잃는 상황을 동반했었고
우연히 다른 식단 하다가 저 증상을 치료하면서 비로소 증량도 멈추고 감량도 해보고 했었어.
이후에 시도했던 다이어트 식단을 결국 중단했지만, 식단 챙겨먹기가 귀찮아서였지 폭식때문에 포기한게 아닌 경험도 해봤어.
하지만 3~4년이 지나 식습관이 예전처럼 돌아와 한동안 지속하니 또 그러더라.
그래도 이제는 원인을 알고 해결방법을 아니까 다시 교정하는 중이야.
다른 카테 돌아다니다가 손떨림 증상을 얘기하는 글을 봐서 생각난김에 써봤어.
이 글이 나와 같은 상황에 처했는데 정확히 뭐가 문제인지 모르고 본인의 의지력만 탓하고 있는 덬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