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앰버는 불같고 테네시는 얼음같다고 생각했다.
근데 테네시는 차가운 게 아니었어. 굳어버린 거지.
그래서 난 이게 어떻게 치유가 될까,
되긴 할까 하는 생각을 계속 했던 거 같음.
앰버의 불안은 테네시가 있어도 사라지지 않고
테네시의 죄책감은 너무 깊고 어둡고 진득해서
어느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종류였으니까. 앰버조차도.
아무리 테네시가 테네시의 방식으로 앰버를 보살피고
앰버는 앰버만의 방식으로 테네시를 붙잡아도
계속 그 곳이 고여있는 거 같은 거임.
도대체 구렁텅이에서 어떻게 나올 수 있을까.
그런데 나오지 않아도 됐던 거임.
비록 남들이 보기에 조금 음침하고 이상해 보이지만
나는 당신의 잘린 두 다리가 되고
당신은 나의 잘린 두 팔이 되는
잘린 반쪽 그 자체로 비로소 온전한 한 사람이 되는 거.
앰버와 테네시의 구원은 이런 거였음.
이때 진짜 광광 울었다ㅠㅠㅠ
그래. 상처가 덜 나으면 어떠냐.
테네시가 앰버에게 뿌리를 내린 거
앰버가 테네시의 단단한 땅이 되어준 거
그걸로 된 거지ㅠㅠㅠㅠ
그리고 마지막까지 흔들리는 걸 보면서
앰버와 테네시는 계속 악몽과 불안을 안고 살겠구나,
그럼에도 행복해하고 웃는구나 했음.
나만 또 울지ㅠ
번역체같은 문법이나 서술도 너무 취향이고
앰버가 아무리 노력해 봤자 절대 좁힐 수 없는
나이차에서 오는 그 간극도 너무 좋은 것.
무엇보다 앰버가 80이 돼서도 테네시의 뒷태를 보고 기절할 놈이란 게
나를 너무 행복하게 한다고ㅋㅋㅋㅋ
네네에서 사서 마지막 외전 못보고 있는데
나도 얼른 감금벙커 만든 앰버 보고싶다ㅠㅠㅠ
언제 나오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