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수 마음 알면서 어장관리 친 게 아니라 서른다섯 평생 헤테로로 살았기 때문에 그게 무서워서 도망친 거고 그와중에 자기 마음 단도리는 또 제대로 못해서 그걸로 수를 힘들게 했음. 나는 짝사랑할 때 아주 애달프고 서럽고 그와중에 자존감 낮아지고 상대방한테 하나하나 휘둘리는 그런 묘사를 너무 좋아해서 앞부분 진짜 흥미롭게 봤거든? 아 게다가 진짜 수가 공한테 안 반할 수가 없음. 진짜 공 밑에서 일해본 직원이면 한번쯤은 공 짝사랑 해보고 넘어갈 수 밖에 없음. 존경하고 싶은 상사임!!!!!
근!데! 공이 자기 마음 자각하자마자 진짜 가볍게 수한테 들이댐. 물론, 이것도 뒤에서는 중요한 후회모먼트임. 아 내가 너무 내 감정에 취해 있었구나 수 감정을 한 번도 생각 안 해봤구나 이러면서 절절히 후회하긴 해. 아 근데 나는 앞에서 수가 절절히 짝사랑하고 상처받고 결국에는 털어내는 거를 A to Z로 봤기 때문에 얘가 나중에 후회를 하든 말든 수는 4년을 짝사랑하면서 티 안내려고 자기 속내 삵였는데 지는 알자마자 바로 직진을 한다는 게 너무 아니꼬왔음ㅋㅋㅋㅋㅋ 뒤에 후회를 하고 수한테도 내가 그 때 너를 쉽게 본 게 맞다고 인정하고 사과하는데 아니 그것마저도 이미 아니꼬운거임ㅋㅋㅋㅋ큐ㅠㅠㅠㅠ
그 가볍게 들이대는 거에서 내가 형성하고 있던 공에 대한 판타지가 깨졌나봄. 원래도 유쾌한 사람이긴 한데 수한테서 도망치는 건 아 뭔가 벨적 판타지로 아 맛있음~ 이러고 넘어갔는데 수한테 직진할 때 가벼워도 너무 가벼워서 어른남자라고 생각했던 공이 걍 아 너도 걍 남자였군 이런 생각이 들어버렸음...
게다가 수한테는 이미 아주 귀여운 연하공이 수한테 막 감정을 싹틔우고 있었단 말이야...나 강경박돌단이라 굴돌 절대 안 먹는데 아 이거는 뭔가 공이 진짜 조금만 더 늦고 굴돌이 조금만 빨리 용기냈으면 수가 공 훨훨 털어내고 연하공한테 훨훨 날아갔을텐데 하면서 너무 아쉬웠음ㅠㅠㅠ 진짜 조금만 늦었어도...ㅎ 아 아예 서브공 비스무리도 안 나왔으면 ㅅㅂ 개아니꼽지만 내새끼가 니가 좋으니 어쩌겠음 했겠는데 왜 은호가 하필 있었을까... 걍 내 감상에는 은호가 없었으면 내가 이 작품 자체를 더 즐겼을수도 하는 생각이 들더라
킹치만,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수가 서지완이 너무너무너무 매력적이야. 안 그래도 앞에서 절절하게 짝사랑해서 내 맘을 녹여놓은 지완이가 공이 무너지려 할 때 옆에서 완전무결하게 지지해주는데 그게 진짜 너무 멋있더라 (˘̩̩̩ε˘̩ƪ) 짝사랑을 정리하는 중이어서 성애적인 감정이 아니라 본인이 존경하고 닮고싶은 상사 우태영을 위해서 동분서주하면서 상황 살피고 다시 잘할 수 있다고 격려하고....여기서 공이 진짜 수한테 확 넘어가는데 너무너무 이해됐음. 게다가 우리 지완이는 흐물텅 넘어가는 것도 아니고 강단도 개쩔어서 공이 어물쩍 들이대니까 단호하게 혼내서 그것도 좋았음.
아 게다가 둘이 감정 정리 안 된 상태에서 처음으로 자니까 나 혼자 빈정상해서 씬 걍 넘기게 됐음..서지완은 괜찮았는데 나 혼자 빈정상함. 난 뭔가 싸우다가 정리 안 하고 자고 이런 게 불호라 더 싫었나봄.
아 뭔가 내가 공 안 좋은 점만 구구절절 써놨는데 그랬는데도 완독한 거 보면 공 캐릭터도 매력적이야. 수가 이래서 그 오랜시간동안 짝사랑했구나 하고 느낄 수 있어. 한 쪽이 아무리 멋있어봐야 상대방을 왜 좋아하는지 내가 납득 못하면 바로 하차하는 편이라 정말로 괜찮았단 말임.. 그냥 뒤에 후회가 뭔가 내 맘에 안 와닿았나봄.
그래도 절절짝사랑수 좋아하면 강추하는 작품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