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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감상과 호불호는 개인차가 크기에,
여기에 쓰인 내용은 절대적인 해석이 아닙니다
들어가며
1. 의상만 아는 프로그램을 찾고 싶다
→ 왕자의 의상실🧵 ❄️
4. 무대를 마치고 나면 곧 천진한 소년으로 돌아오는 모습을 보는 것도 소소한 즐거움. 놓치지 마세요😘
5. 더 많은 감상과 해석이 읽고 싶다
② 긴 글 모음 ❄️ 참조
6. 기술적인 해설이 필요하다 → 중계 영상과 프로토콜 참조 부탁드립니다🙏
09~10
쿵푸팬더
· 09-10 프리 스케이팅. 신예지 안무. 아장아장 스케이팅+야물딱진 무술 포즈+제법 날렵한 호잇호잇 제스처=말랑콩떡 존귀탱구리 아기 뱁새의 재롱잔치 한마당.
· 극초창기 프로그램에 해당하지만, 용맹무쌍한 런지에서 벌써 투란도트 칼라프 왕자의 위엄 있는 런지가 엿보인다. ❄️ ❄️
· 201021 유튜브 배거슨 라이브에서 SBS 이호정 해설위원이 들려준 과거 일화에 따르면, 꼬마 준환이는 무슨 이유에선지 웜업 도중 울었다고. 울면서도 스케이트를 타고 있었다는 점이 과연 차준환다운 부분. 훌쩍이고만 있으면 이득이 아니잖아 당사자는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쿵푸팬더를 좋아했다는 의견만 밝혔다.
저기요
10~11
라흐
· 10-11 시즌 쇼트 스케이팅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2번.' 안무는 미야모토 켄지.
· 썸네일에 있는 귀여운 아이를 보려고 영상을 클릭했다가 음악에 한 번, 무겁고 장중한 선율에 전혀 눌리지 않는 선수 때문에 두 번 놀라는 프로그램. 라흐마니노프의 대표작인 피협 2번은 시니어 시기에 써도 압도당하기 쉬운 곡이지만, 단순히 음을 따라가는 것에 급급하지 않고 정말 음악을 이해하며 움직이는 준환이를 볼 수 있다. 음악성은 훈련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타고나는 것임을 입증하는 프로그램.
· 2011 동계체전 라흐 직캠 영상은 국제대회도 아닌데 조회수 백만이 넘었다. ❄️
· 다른 라흐와 구분하기 위해 '포도알/포도송이 라흐'로 불린다.
라 쿰파르시타
· 10-11, 12-13 프리 스케이팅 La Cumparsita. 제목만 모를 뿐 다들 아는 바로 그 음악. 안무는 미야모토 켄지.
· 준환이 최초의 탱고. 리듬감이 필요한 춤곡을 완벽히 소화하는 기량, 절도 있으면서도 유연한 강약 조절, 화려한 쇼맨십까지 퍼포먼스에 요구되는 끼가 차고 넘친다는 것을 알려주는 프로그램. 노비스 시기니까 주니어-시니어 때보다 표현 수준이 낮을 거라고 일부러 기대치를 낮출 필요가 없으며, 한 마디로 이미 모든 면에서 디테일이 살아있는 '각'이 나온다. 3박자 왈츠 리듬의 죽무, 정열적인 집시 댄스, 댄서처럼 다듬어진 천죽의 시작점을 여기서 발견할 수 있다. '파트너 없이 혼자서 무곡을 완성하는 차준환'의 스타트로서, 이런 계통의 플그는 훗날 여향-가무로 이어진다.
11~12
환상 즉흥곡
· 11-12, 12-13 시즌 쇼트 프로그램. 음악은 쇼팽의 대표작 환상 즉흥곡(Fantaisie - Impromptu), 영상을 클릭하는 순간 자동반사적으로 '이 노래 아는데!' 하고 말하게 된다.
· 스웨덴 피아니스트 로버트 웰스의 연주를 사용했는데, 재미있는 편곡만큼 특이한 이력을 가진 연주자라 준환이는 어떻게 이런 아티스트를 찾아냈을까 궁금해진다. 로버트 웰스는 스웨덴 왕립 음악원에 최연소로 입학한 영재였지만, 일반적인 클래식 연주자가 아닌 록, 팝, 부기우기(Boogie-Woogie), 뮤지컬을 넘나드는 크로스오버 음악가로 대성했다. 2010년 발매된 <Close Up Classics> 앨범에 본인 스타일대로 연주한 베토벤, 쇼팽, 드뷔시, 리스트, 라흐마니노프 대표곡들이 실려 있다.
· 준환이가 쓴 연주는 원곡의 빠른 템포에 베이스 반주+드럼의 탐탐 리듬이 추가된 버전이라 상당히 신선하다. 타악기 리듬이 꼭 마라카스 같은 셰이커(Shaker) 악기 소리마냥 흥겹게 들린다. 준환이 역시 물방울과 유리구슬이 건반 위를 구르는 것처럼 빠른 속도의 A 파트, 쇼팽 특유의 정서가 녹아든 슬로우 B 파트 둘 다를 멋지게 살렸다.
·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널리 알려진 클래식이지만 유쾌한 쇼처럼 재기발랄한 연기를 뽐내는 무대. 작고 가벼운 몸으로 셋잇단음표를 쫓아가는 종횡무진 스피드, 노랑 병아리의 상큼한 토 스텝, 애교 있는 안무까지 음악과 장르에 경계가 없는 엔터테이너로서의 준환이를 마음껏 감상하고 싶을 때 추천할 만한 프로그램. '쇼팽을 이처럼 유니크하게 표현할 수 있구나'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블루스 맘보 : 11-12 시즌 프리 스케이팅 '블루스 맘보(St. Louis Blues Mambo).' 안무는 미야모토 켄지. 핫핑크 의상을 입은 아기오색사탕이 삼바 리듬에 맞춰 춤추는 재롱잔치. 여간 잔망스럽지가 않아 심판석 바로 앞에서 안무를 수행할 때 관중들은 물론이고 심판들도 웃음을 참지 못한다. 나름 어필 안무였다고 봐도 무방할 듯. 백성들이 의외로 강력하게 차본차 코멘터리를 바라는 프로그램. 11-12 시즌 프로그램들을 한 단어로 요약하면 선수와 관중이 같이 즐기는 '엔터테인먼트', 즐거움에 끝이 없다 2011년 상반기 예능 <키스 앤 크라이>에 출연할 때 준환이가 무엇을 배우고 경험했는지 궁금했다면 그 질문에 대한 답이 되어줄 것이다.
12~13
미이라
· 12-13 시즌 프리 스케이팅. 미이라 영화의 OST를 썼다. 안무는 미야모토 켄지.
· 이국적인 음악, 의상, 중동을 배경으로 한 안무가 삼위일체를 이룬 노비스 시기의 걸작. 장대한 음악에 쉴 틈 없이 꽉꽉 들어찬 안무를 보다가 한순간 이게 정말 노비스 프로그램이 맞나 인지부조화를 느끼게 된다. 경기장에 서 있는 아이는 귀엽지만 실력은 우습지도 귀엽지도 않다.
13~14
월광
· 13-14 시즌 쇼트 프로그램. 신예지 안무. 웬만한 클래식은 노비스~주니어 시절 다 떼고 올라온 차준환답게 베토벤의 그 월광을 썼다.
· 시인 렐슈타프가 1악장을 듣고 '달빛 비치는 물결에 흔들리는 작은 조각배 같다'고 말한 것에서 월광 소나타라는 제목이 유래되었는데, 벨벳 질감의 짙은 남빛 의상이 마치 달빛을 받은 새벽 호숫가 같다. 음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월광을 보고 있노라면, 현악기가 메인인 곡과 피아노곡 둘 중 무엇이 더 선수에게 잘 어울리나 팬도 고민하게 된다.
· 쏟아지는 달빛(moonlight, 月光)의 아름다움과 달에 깃든 광기(Madness of the Moon ≒ lunatic, 月狂). 의상색에서 왠지 투란을 떠올리게 되지만, 후반부 3악장에서 템포가 빨라지며 스텝이 시작될 때는 죽무와 시계공이 생각나는 프로그램.
· 신체 전신을 사용하는 스텝에 탁월한 자질이 엿보이며, 이 시즌부터 지금까지 매년 꼬박꼬박 '많이 자랐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토카타와 푸가
· 13-14 프리 스케이팅 '토카타와 푸가 라단조(Toccata and Fugue in D minor).' 바흐 음악은 'G선상의 아리아' 정도밖에 모르고, 토카타라든가 푸가 같은 전문 용어가 낯선 우리도 첫 소절만은 잘 아는 인지도 높은 곡이다.
· 평창 올림픽 시즌에 쓸 프리 음악을 선곡하면서 준환이는 "제가 좋아하는 장르, 스스로 가장 잘 표현했다고 생각하는 곡으로 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 아닌 게 아니라 13-14 시즌부터 15-16 시즌까지 무려 세 시즌 동안 여향을 제외한 모든 경기 음악이 클래식이다. 노비스 시기부터 따지면 바흐, 베토벤, 쇼팽, 생상스, 라흐마니노프, 차이코프스키를 모두 거쳤으니 시니어 데뷔를 앞둔 준환이가 클래식을 좋아하고 편안하게 느끼는 게 당연했다. 시니어 때는 홀스트, 프로코피예프, 윌리엄스, 피아졸라, 푸치니까지 섭렵했고, 시대별로 구분해도 바로크, 고전파, 전·후기 낭만파, 20세기 현대 서양음악을 두루 경험한 셈.
· 준환이가 쓴 클래식 중에서 오르간이 전면에 나오는 곡은 토카타와 푸가가 유일하다. 오르간 연주는 피아노보다 울림이 크고 거대해서 악기 소리가 공기를 타고 진동하듯이 전해진다. 음률이 귀에 와서 꽂히는 게 아니라 듣는 사람을 감싸고 도는 바람처럼 느껴지는 이유. 곡 자체도 장엄하지만 오르간이 메인인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덕분에 한층 더 묵직한 카리스마를 실감할 수 있다.
· 의상에 아낌없이 달린 비즈 덕분에 준환이가 움직일 때마다 반짝임이 눈부시다. 특정한 소재와 이미지를 상상하며 보는 것도 좋겠지만 만약 그런 일이 버겁다고 느껴질 때는, 추상적이고 경건한 음악을 귀로 듣는 게 아니라 눈으로 볼 수 있도록 정성들여 옮기는 과정을 감상한다고 생각해도 좋다. 음악을 몸으로 표현하는 일도 일종의 번역이라고 느끼게 되는 프로그램. 벅차오르는 후반부와 엔딩까지, 준환이는 창작자와 표현자로서의 집중력을 잃지 않는다.
14~15
라흐 3
· 14-15 시즌 프리 스케이팅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3번.' 안무는 신디 스튜어트.
· 흐르는 듯한 상체 움직임과 우아한 포스처로 라흐마니노프 음악을 모던한 무용수처럼 표현해냈다. 강약·고저·냉온·명암이 5대 5로 교차되는 라흐만의 독특함이 있다. 서늘한 긴장감을 유지하면서도 음표에 사뿐히 실려가는 듯 온유하다가, 세찬 바람처럼 몰아치는 격정적 코레오로 마무리된다.
· 마지막 점프 2개~코레오 직전 확 달라지는 음악과 돌변하는 표정 연기가 강한 인상을 남기지만, 스텝 시퀀스 후반부 빙그르르 돌아가는 트위즐과 룹 턴에도 주목. 여러 번 반복되는 회전 동작들이 몽롱하고 몽환적인 피아노 음색과 무척 잘 어울린다. 로줄에서도 마지막 점프 트리플 룹에 이어 트위즐과 스핀을 연결해(회전-회전-회전) '회오리치는 비극'을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
· 2014년 서울시교육감배 경기에서 준환이는 첫 번째 스핀을 마치고 방긋 미소지으며 연기하는데(❄️ 2:15~), 2017년 스케이트 캐나다 '행성'에서도 '기쁨과 환희'의 목성과 함께 스텝 시퀀스에 들어가면서 환하게 웃는 준환이를 만날 수 있다. ❄️ 3:50~.
· 클래식한 음악+하지만 고루하거나 뻔하지 않은 감수성이 느껴지는 프로그램으로, 시니어로 출전한 2015 종합선수권에서 3위 안에 드는 영광을 안겼다.
· 노비스~주니어 시절 프리 스케이팅을 보면 같은 프로그램인데도 영상마다 경기 시간이 다르거나, 여기에 있는 구간이 저기에는 아예 없다거나 하는 식으로 차이가 나서 많이 어리둥절할 수 있다. 동일한 시즌이라도 승급심사 결과와 연령에 따라 이 대회는 주니어, 저 대회는 시니어로 출전했기 때문에 그때마다 규정대로 프로그램을 고쳐가며 경기했다. 라흐의 경우 2014 메라노컵은 노비스(3-3 콤비 X), 2014 랭킹전은 주니어(코레오 시퀀스 X), 그 외 국내대회에서는 시니어 버전.
15~16
여향 : 15-16 시즌 딱 한 번 쓴 쇼트 프로그램 '여인의 향기.' 안무는 미야모토 켄지. 영화 속 탱고 장면을 연상시키는 안무가 등장하면 넋을 잃고 바라보게 된다. 파트너 없이 홀드(Hold) 자세로 미끄러지는데도, 시선 처리부터 손끝 움직임까지 홀로 추는 아이스 댄스처럼 자연스럽다. 크고 선명한 동작들과 음악 템포 변화에 따른 완급 조절이 예술. 많이 보지 못해 아쉬운 마음도 크고, 주니어답지 않게 깊고 짙은 감성이 배어있는 프로그램이라 주기적으로 앓는 팬이 많다.
죽무
· 14-15 시즌 쇼트 프로그램 '죽음의 무도(Danse Macabre).' 15-16 시즌 때도 여향에서 죽무로 SP 교체가 이루어졌다. 안무는 신디 스튜어트.
·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주니어 시절 최대 메이저 프로그램. '시니어에 시계공이 있다면 주니어에는 죽무가 있고, 미네르바에게 지혜의 부엉이가 있다면 하데스에게도 저런 신조(神鳥)가 있을 것이다.'
· 생상스 원곡은 자정을 알리는 12번의 종소리를 하프로 표현하지만, 준환이가 쓴 버전에서는 '공간감 가득한 북소리가 텅 빈 여백을 메우면서' 곡이 시작된다. ❄️
· 빠르고 맹렬한 음악보다 더 빠른 스피드와 후반부 신들린 듯한 스텝이 압권. 오프닝부터 엔딩까지 잠시도 눈 뗄 수 없는 희열을 선사한다. 패기 넘치는 스텝 한중간 당장이라도 자리를 박차고 날아가버릴 것 같은 날갯짓 안무가 인상적이며, 아직 어리지만 죽음과 함께 춤추는 '까마귀들의 왕'처럼 보인다. '성기고 거칠고 덜 다듬어져' 오히려 모든 움직임이 더 생생하게 느껴지는 프로그램.
흑조
· 15-16 시즌 프리 스케이팅. 안무는 미야모토 켄지. 음악은 차이코프스키 '백조의 호수'지만 의상 때문인지 다들 흑조라고 부른다. 손목과 허리에 깃털처럼 보이는 장식들이 달려 있다. 이미지나 모티브는 영화 <블랙 스완>에서 따온 듯. 빙판은 호수, 선수는 흑조 또는 왕자.
· 짧은 쇼트만큼이나 보는 사람의 집중력을 확 붙들어두는 프로그램. 이 시기에 키가 크기 시작하면서 팔다리도 길어져 안무와 동작 하나하나를 한층 더 잘 살리게 되었다. 더프린스가 예쁜 플그의 대명사라면, 흑조는 선이 고운 프로그램. 물오른 표현력과 그걸 뒷받침하는 신체적 성장(그럼에도 아직 다 자라지 않아 호리호리하고 가는 선)으로 죽무-흑조는 시계공-투란 못지 않게 사랑받는 조합이다.
· 사악한 흑조로는 보이지 않고, 원래는 백조였다가 말할 수 없는 이유로 어둠에 물들어버린 흑조처럼 애잔하다. 무리에서 떨어져나와 홀로 나는 느낌.
물랑루즈 : 14-15, 15-16 시즌 갈라. 음악은 영화 <물랑루즈> OST 중 One Day I'll Fly Away, 안무는 신디 스튜어트+조이 러셀. 2016 주그파 갈라를 잘 뜯어보면 시니어 스케이터 차준환에게 이어지는 여러 특징적인 부분들을 찾을 수 있다. 서정적인 정취, 섬세한 신체 표현, 미려한 음악성, 드라마틱한 전개, 레이백 포지션을 취한 채 뒤로 미끄러지는 레이백 후진 활주, 빙판을 넓게 쓰는 이나바우어 등등.
16~17
코라
· 16-17 시즌 쇼트 프로그램 'A chorus line.' 선곡과 안무는 데이비드 윌슨. 선곡 비하인드는 ❄️ 참조.
· 아기 히어로와 아기 멍게 모에화를 탄생시킨 ❄️ 명랑하고 씩씩한 프로그램이라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통통 튀는 깜찍발랄한 귀여움은 노비스 시절에도 지지 않을 정도. 짧은 시간 동안 7개의 필수 요소를 퀄리티있게 달성하는 스포츠로서도, 신나는 음악과 빽빽하게 들어찬 안무에 중점을 두고 감상하는 공연으로서도 흠잡을 곳이 없다.
· 한 편의 뮤지컬을 연기하듯, 시즌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풍부한 표정 연기를 보여주는 준환이의 변화와 성장이 눈에 띈다. 긍정적인 기운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코라에 대한 선수 본인과 해설자의 감상을 보고 싶다면 ❄️ 참조.
일포
· Il Postino의 줄임말. 16-17, 17-18 시즌 종합선수권~평창 올림픽 프리 스케이팅. 안무는 데이비드 윌슨.
· 소중하고 행복한 기억들을 많이 선사했기에 선수와 팬들 모두 애틋하게 생각하는 프로그램이자 대표작. 첫 4회전 점프 성공, 세계 최연소 쿼드러플 살코 랜딩, 주니어 그랑프리 우승,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포디움, 주니어 세계신기록 등등 주니어 시기의 가장 중요한 커리어를 일포로 달성했으며 첫 올림픽의 추억까지 함께 했다. 많은 팬들을 입덕시킨 요코하마 일포는 고유명사처럼 인식될 정도.
· 독보적인 서정성과 '푸르스름한 새벽빛 우울을 지닌 소년의 감수성'이 배어있어 첫사랑 같은 프로그램으로 불린다. 영화 줄거리, OST, 준환이 서사에 대한 배경지식이 전무한 상태에서 보더라도 시리도록 서글픈 그리움을 느낄 수 있으며, '떠나간 사랑에 대한 추억'이라는 주제는 이후 22-23 시즌 갈라 골든아워에서 되풀이된다.
· ❄️ 영상 16:36~ 참조. 일포는 안무가 윌슨이 선수 생활을 하던 10대 시절에 정말 하고 싶었던, 환상을 가졌던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때는 윌슨 자신이 이 프로그램을 해낼 만한 실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일포가 그토록 아련한 이유 중 하나.
피버젤
· 16-17, 17-18 시즌 갈라 Peanut Better Jelly. 안무는 제프리 버틀. 음악도 안무도 의상도 힙하다. ❄️ 아니 그... 똘기가 넘친달지...
· 평창 올림픽 갈라여서 생각보다 꽤 널리 알려져 있으나, 다수의 뉴비들이 입덕 초기 피버젤과 내외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유튜브 알고리즘에 2018 종합선수권 갈라 썸네일이 뜨는 순간 동공지진을 일으키는 것(...)
· 익숙해지면 재롱잔치를 보는 기분으로 감상하게 되며, 특수한 상황에서는 일종의 부적이나 특효약처럼 쓸 수 있다. 무서운 걸 볼 때, 뭘 해도 웃음이 나지 않을 때 피버젤을 감상하면 효과 만점.
· 한 해외팬이 피버젤을 보더니 '과학수업 듣고 수학경연대회에서 우승하고는 밤에 클럽 가서 Dae Ma 빠는 애 같다'는 감상 댓글을 달았다. ❄️ 피버젤 한정으로 고삐가 풀리는 국내외 팬덤
17~18
왓원월
· 17-18 시즌 쇼트 프로그램 'What a Wonderful World.' 17-18, 18-19 시즌 갈라. 안무는 데이비드 윌슨. 평창 올림픽을 위해 만들어진 쇼트지만 교체되어 갈라로 쓰였다.
· 처음부터 끝까지 가사가 나오기 때문에 경기에 쓰였을 때도 갈라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갈라로 바뀌면서 스텝이 달라지고 좀 더 단순한 구성이 되었지만, 시종일관 느긋하고 아름다워 편안하게 보기 좋다. 벽난로에 모닥불을 피워놓고 한없이 지켜보는 것처럼, 스노우볼을 흔들어 눈이 내리는 광경을 오래 바라보는 것처럼 평화롭다. 안온한 분위기와 온화한 치유력을 가진 프로그램.
집시 댄스
· 17-18 시즌 쇼트 프로그램 Gypsy Dance II. 안무는 데이비드 윌슨. 평창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종목은 차준환의 집시 댄스로 시작되었다.
· 음악은 <돈키호테> 발레곡이지만, 번뜩이는 섬광처럼 호쾌한 춤을 보면 오페라 <카르멘> 중 '집시의 노래'가 생각난다. '오렌지와 빨간색 줄무늬 천이 바람에 펄럭이네 / 춤이 노래와 어우러지니 / 처음엔 주저하고 머뭇거리다 점차 생기를 띠며 격렬해지네.' 준환이의 노비스 극초창기 프로그램으로 카르멘이 있었는데, 집시 댄스를 통해 조금이나마 그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 부상이 정말 심했던 시즌이었는데도 놀라울 만큼 빠르고 시원한 스케이팅으로 링크를 누빈다. ❄️
· 투우사처럼 용감무쌍한 움직임, 심판석 정면에서 수행하는 도발적인 용맹 런지, 붉은 꽃 같은 레이백 스핀 등 쾌활한 생동감이 넘치는 프로그램. 시니어 데뷔 시즌을 맞이해 힘차게 달려나가는 어린 선수의 기세와 파워가 전해진다.
행성
· 17-18 시즌 프리 스케이팅 The Planets. 음악은 구스타브 홀스트의 '행성 모음곡', 안무는 데이비드 윌슨. 선곡 이유는 ❄️ ❄️ 참조. 평창 올림픽을 위한 선택이었고 준환이가 굉장히 좋아한다고 말했던 프로그램이지만 시즌 중반 교체되었다. ❄️
· 끝을 알 수 없는 드넓은 우주, 여러 천체의 움직임을 그려낸 프로그램. 의상에 은하수가 새겨져 있어 상체의 선을 따라 별빛이 흐른다.
· 유퀴즈 출연 당시 행성 음악이 흘러나와 사람들을 놀라게 만들었는데, 몇 번 쓰지 않아 팬들이 아니면 잘 모를 프로그램까지 꼼꼼하게 조사한 제작진의 배려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 우주와 천체를 배경으로 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스케일이 거대하고 완곡은 50분이 넘는다. 준환이의 행성은 '화성, 금성, 수성, 목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목성에서 가장 유명한(=빵빵 터지는=대중적으로 알기 쉬운) 파트가 없는 것도 나름의 특징. 각각의 행성을 어떤 안무로 나타냈는지 알아보는 재미가 있다.
· 낯설고 가사도 없는 음악을 이해하기 위해 첫 번째로 시도할 수 있는 방식은 우선 많이 듣는 것이다. 준환이도 행성 음악을 오래 반복해 들었다.
두 번째, 배경지식을 얻을 때 과학적인 천문학은 별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오컬트적인 점성술을 알면 음악 주제와 이미지를 연결짓기 쉽다. 그렇지만 일반인인 우리는 무리할 필요 없이 그리스 로마 신화를 좀 들어본 정도면 충분하다. 표제가 '화성, 전쟁을 가져오는 자(Mars, The Bringer Of War)'처럼 직관적으로 작명되었고 곡도 제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준환이 역시 제1곡을 들을 때는 전쟁의 신 아레스를 떠올리며 해석했다. ❄️
· 천둥과 번개 같은 전쟁 뒤에는 맑고 조용한 평화가 찾아온다. 날개 달린 전령이 날래고 재빠르게 즐거운 소식을 전하면, 무한한 우주는 환희(개인적으로도 더 큰 범위로도)가 흐르는 축제의 장소로 변한다. 순서대로 화성 아레스, 금성 아프로디테, 수성 헤르메스, 목성 제우스. 전성기를 지나 황혼으로 접어들며 작별하는 느낌의 토성, 해왕성 등은 프로그램에 사용되지 않았다.
· 아름답되 고요한 금성 파트가 길고, 다채롭고 현란한 목성 파트가 다소 짧게 편곡되었다. 금성이 뜻하는 '평화', 목성이 가리키는 '종교적·국민적(국가적) 축제'라는 의미를 곱씹어보면 왜 올림픽 시즌 프로그램에 '평화'의 비중이 높은지 짐작할 수 있다. 또한 목성은 특정 파트가 군가·추모곡·장송곡으로 쓰이는 국가주의·애국주의적 음악이기도 하다. 물론 올림픽은 국가 대항전이고 선수들은 조국을 대표해 출전한다. 그러나 분단된 국가에서 열리는 첫 동계 올림픽, 소년이 처음으로 참여하는 자국 올림픽에 어떤 메시지를 선택할 것인지 한 번쯤은 생각해볼 만한 문제. 물론 이런 추측은 모두 한낱 궁예에 지나지 않는다.
18~19
더프린스
· 18-19 시즌 쇼트 프로그램. 안무는 데이비드 윌슨.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동화를 왕자의 시선으로 재해석했다. 프로코피예프의 발레곡 <신데렐라> 음악을 썼지만 'The Prince'라 부르는 이유.
· 발레 무대와 번갈아가면서 보면 원래 다인원이 있어야 하는 무대를 선수 혼자서 완벽하게 구현해냈음을 실감할 수 있다. ❄️ 장르는 오래되고 친숙한 동화로서 선수는 왕자 배역을 맡고 있지만, 보는 시점이나 관점에 따라 여러 역할을 소화하는 다역 1인극 같은 느낌을 준다.
· 안무가 윌슨이 자신의 특장점인 섬세함을 충분히 발휘해 클래식한 발레곡에 어울리는 기품 있는 작품이 완성되었다. 처음 사교계에 데뷔하는 소년 왕자의 풋풋함이 살아있으며, 성장기 특유의 사랑스러움까지 고스란히 담아낸 프로그램+준환이를 자타공인 왕자로 만들어준 일등공신.
· 음악에 딱 맞춘 점프 타이밍이나 빼곡한 안무들도 훌륭한 볼거리지만 무엇보다도 12시 시계바늘을 본뜬 짜릿한 스텝이 백미. 초침 소리밖에 들리지 않는 정적 속에서 선수는 '시간'으로 변신한다. 2018 그랑프리 파이널과 2019 사대륙 시계 스텝에서 관객들이 호우! 감탄사를 내지른 뒤로 그걸 듣지 않으면 서운하다는 팬들도 많다.
로줄
· 18-19 시즌 프리 스케이팅 '로미오와 줄리엣.' 안무는 셰린 본. 로줄은 피겨에 자주 쓰이는 사골 of 사골곡인데 준환이도 이미 2년 전부터 하고 싶었으나 기회가 없었다고.
· '세상엔 두 종류의 사람들이 있다. 준환이의 로줄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예술을 이해하지 못하는 인간들...' ❄️
· 1996년판 영화 스토리를 그대로 옮긴 것처럼 편집된 OST 모음은 로줄에 익숙한 피겨팬들까지 당황시키는 파격적 음악 구성을 선보였다. 자, 이제 어그로를 시작하지 셰린 본과 함께 작업한 첫 결과물로, 준환이는 좀 더 클래식한 분위기를 예상했으나 이것도 무척 좋았다고.
· 그랑프리 파이널 동메달을 비롯한 많은 커리어를 남겼다. 많은 해외팬들에게 차준환 이름 석 자를 알린 프로그램이기도 하며, 컨셉추얼한 분위기 덕택에 그 즈음 준환이는 '디스코 로미오'라든가 '테크노 준리엣'으로 불렸다. 관객들은 후반부 '준리엣!'에 열광했고, 관중들과 더불어 호흡하며 교감하는 경험을 준환이에게 선사한 시니어 초기 대표작이다.
홀미백
· 18-19, 21-22 시즌 갈라 There's Nothing Holdin' Me Back. 안무는 데이비드 윌슨.
· 성숙하고 고혹적이며 어른스러운 프로그램의 출발점을 끊은 갈라. 격한 워딩 자제 중
· 트위즐, 점프, 짧은 스텝, 웨이브를 필두로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안무가 끊어짐 없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음표를 벗어난 동작은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다. 2022년 버전에서는 좀 더 깔끔하게 정돈된, 군더더기 없는 수행을 보여준다. 핵심적인 뼈대가 살아있는 느낌.
· 빌리버가 순도 높은 블랙의 반짝임이라면, 홀미백은 같은 블랙 계열이면서도 화사한 색채감이 있다.
보윗스
· 2019년, 2022년 비시즌 아이스쇼 갈라 Boy with a Star.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이 많은 영감을 얻은 곡이라고 한다.
· 왓원월이 'I love you' 가사에 평화와 사랑을 담았다면, 보윗스는 소년과 함께 한 별에 팬을 비유해 감사와 보답의 의미를 표현했다. 말간 투명함이 느껴지는 깨끗하고 청아한 프로그램.
· 시기별 중요사항
2019년 아이스쇼 : 준벅 스핀
2019년 예능 <요즘애들> 버전 : 새하얗고 넓은 캔버스를 조용히 채워나가는 존재감
2022년 아이스쇼 : 점프 없이도 볼 만한 가치가 있는, 부드럽고 매끄러운 스케이팅 스킬
19~20
천죽
· 19-20 시즌 쇼트 프로그램 '천사의 죽음(La Muerte del Angel).' 프로그램명이 '미켈란젤로 70'으로 기록된 유튜브 영상도 있는데, 그 곡도 같이 썼다. 안무는 데이비드 윌슨. 노비스 라 쿰파르시타, 주니어 여향을 이은 오랜만의 탱고.
· 준환이가 안무가에게 직접 '낯선 곡으로 스케이팅하고 싶다'며 건의했고, 의상 역시 탱고의 상징 같은 빨강을 딱 포인트 컬러로만 활용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강렬하고 정열적인 탱고 이미지를 과하지 않게 표현한 절제가 돋보인다.
· 정교하고 리드미컬한 스텝, 무곡(舞曲)의 경쾌함이 살아있으면서도 여유로운 흐름, '장신의 매력을 잘 살린 댄서블(danceable)한 연기'가 눈에 띄는 프로그램. 2~3초 전으로 영상을 되돌려 다시 감상하고 싶어지는 포인트 안무가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 일포와 천죽은 아예 다른 장르지만, 준환이와 반도네온 음색이 잘 어우러진다는 걸 알려준다는 점에서는 비슷한 구석이 있다. 일포 첫 점프 후, 기타 연주에 맞춰 라틴 댄스를 추는 듯한 안무가 있는 것도 우연이 아니다. 일 포스티노 영화에서도 등장인물들이 탱고를 추는 장면이 나온다.
더파윗
· 19-20, 20-21 시즌 프리 스케이팅 'The Fire Within.' 피겨 스케이팅에서 이 곡을 쓴 선수는 준환이가 최초로, 음악 선곡부터 편집까지 직접 참여했다. 곡 추천은 미샤 지와 오서 코치 ❄️, 안무는 셰린 본.
· 우리가 fire란 단어를 듣자마자 상상하는 불은 모든 것을 불태우고 파괴하는 재앙의 상징이지만, 더파윗의 불은 열정을 의미한다. 스토리상으로는 부활(rebirth, 재탄생)과 정화(淨化)를 나타내는 쪽에 가깝다.
· '어딘가에 갇혀있던 자아가 세상을 알아가는 과정'이라는 캐릭터성과 서사는 선수가 직접 만들어낸 것. 행복과 즐거움을 느낄 때가 있다면(正) 모든 것을 잃어 고독해지는 순간도 있고(反), 그런 배움을 통해 인간은 나날이 성장하고 마침내 자유로워진다(合). 준환이는 이를 자신의 이야기라고 말했다(This is kind of my story. ❄️). 프로그램과 스케이팅만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차준환이야말로 진정 눈부시게 빛나는 불꽃(He's such a bright spark! ❄️). 준환이의 '환'도 '불꽃 환 煥'을 쓴다.
· 이나바우어는 더파윗을 통해 준환이의 시그니처 무브먼트로 자리잡았는데, 바람을 안고 흔들리는 의상과 만개한 꽃처럼 피어나는 이나바우어를 보면 불꽃도 꽃이라는 말이 새삼 실감난다.
크레이지
· 19-20, 21-22 시즌 갈라 Crazy. 안무는 캐나다의 조이 러셀.
· 음악이 사그라들어 자취를 감추는 순간, '자기 스스로 멜로디가 되어 음악으로 화하는' 선수를 볼 수 있다. 선수가 연기로 음악의 빈 부분을 채우는 음표가 될 수도 있음을 드러내는 갈라. 무음 역시 음악의 일부라면, 퍼포머는 그 공백까지도 표현해야 한다.
· 홀미백-크레이지-빌리버 라인에서 홀미백이 그루브한 유려함을 제시하고, 빌리버가 역동적이면서도 절도 있는 텐션을 발산한다면, 크레이지는 모던 댄서의 무대처럼 잘 정련된 다크함이 존재한다. 날뛰지 않되 침착하게 미쳐있는 광기 세 갈라 모두 자칫하다가는 '동작'이 아니라 그냥 '몸부림'이 되기 쉬운 안무들로 짜여져 있다. 하는 것도 보는 것도 부담스러워서, 한 끗 차이로 선수는 자의식 과잉이 되고 관중은 숙연대잔치를 경험할 가능성이 있었다는 이야기. 그러나 셋 중 어떤 플그를 봐도 준환이의 움직임은 노련하고 분위기는 산뜻하다.
20~21
닼페
· 20-21 시즌 쇼트 프로그램 'Dark Pastoral for Cello and Orchestra.' 왜인지 다들 '닼패'가 아니라 '닼페'라고 부른다. 국제대회가 제대로 치러지지 않은 시즌이라 3번밖에 볼 기회가 없었다.
· 원곡자 랄프 본 윌리엄스는 영국 낭만주의 작곡가. 모리스 라벨(프랑스)의 제자+'행성'을 쓴 구스타브 홀스트와 소울메이트였는데, 윌리엄스와 홀스트는 에드워드 엘가(영국)의 음악적 계승자이기도 하다. 참고로 라벨의 대표곡은 피겨계 사골 '볼레로',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가 있으며, 엘가의 대표곡은 '위풍당당 행진곡, 사랑의 인사, 첼로 협주곡 E단조'를 들 수 있다.
· 닼페는 윌리엄스가 완성하지 못한 스케치를 데이비드 매튜스가 2악장으로 마무리짓고 이름을 붙여 2010년에야 처음으로 연주한 곡이다. ❄️ 고전적인 클래식이라도 초연 후 10년밖에 지나지 않은 신곡(?)을 경기용으로 처음 썼으니, 음악을 듣고 연기를 보는 이들의 감상도 여러 모로 새로울 수밖에 없다. 신곡 컬렉터 차주나
· '첼로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어두운 목가' 정도로 해석되는 닼페는 그늘진 애수를 띤 애가(哀歌, 엘레지 elegy. 슬픈 심정을 읊은 애달픈 노래)이다. '목가(牧歌)'는 시골 풍경이나 전원 생활을 노래하는 서정적이고 소박한 전원시. 하지만 dark가 제목에 붙은 만큼 듣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 시간이나 계절적으로 어두운 것인지(저녁~밤, 가을~겨울), 아니면 암울한 시대상황으로 인해 엄숙하고 비관적인지(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많은 참상을 목격한 윌리엄스는 아무 그늘도 그림자도 없이 아름답기만 한 곡들을 많이 쓰지 않게 되었다.), 수수께끼처럼 비밀스러운 이야기인지, 마음 깊숙히 숨어있어 잘 보이지 않는 내면의 감정을 파악하기 위한 명상곡인지.
· 전체적으로는 새벽녘이나 해질녘 어스름처럼 잔잔하고 은은한 흐름. 배경이 숲이라면 햇빛이 잘 드는 숲은 아니고, 어떤 경계선에 있거나 인적이 끊긴 곳 같다. 미이라에서 그랬던 것처럼, 종교의식을 치르는 듯 신비로운 안무도 있다.
· 스포로 미리 한 동작 보여달라는 팬들의 부탁에 준환이가 이건 부드럽게 이어지는 프로그램이라고 답한 적이 있다. ❄️ 1:17:40~, 1:18:08~ 참조. 동양적인 의상과 길어진 머리칼 때문에 준환이는 수묵화에 그려진 호위무사 같다. 어쩌면 천 년 묵은 나무 뒤로 모습을 감춘 산신령이거나 엘프일지도. ❄️ ❄️ 외적으로는 왕자였다가 삽살개가 되는 귀여운 매력이 있는 플그.
21~22
시계공
· 21-22 시즌 쇼트 프로그램 '시계공의 운명(Fate of the Clockmaker).' 안무는 셰린 본. 더파윗이 준환이 본인의 이야기였던 것과 마찬가지로, 시계공 역시 준환이가 직접 생각해낸 스토리인 동시에 자기 자신의 성장담이다. ❄️
· 함께 쓰인 음악 Cloak and Dagger는 직역하면 '망토와 단검'인데, 비밀과 의문으로 가득차 비장하기까지 한 스파이 첩보활동, 음모와 미스터리가 섞인 비밀작전, 칼싸움이 등장하는 시대극·활극물을 의미하기도 한다. 소매 없는 긴 망토 안에 단검을 감추고 임무를 위해 나서는 암살자가 그려지는 제목이지만, 시계공에 그런 마이너스적 음험함은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의상에는 망토와 닮은 부분이 있고 ❄️, 프로그램은 잘 벼린 단검처럼 예리한 박진감이 살아있다.
·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잃어버린 단원들을 찾아 시간여행을 떠나는 모험이 펼쳐지며 ❄️, 오프닝은 바이올린을 형상화한 동작으로 시작한다. ❄️ 긴 팔을 활용한 안무들이 많은데 마에스트로의 지휘처럼 보이기도 하고 시계 바늘이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 최초로 이 음악을 썼다는 상징성+높은 편곡 완성도+세련되고 감각적인 안무+점프와 비점프, 기술과 예술의 절묘한 밸런스+공간을 넓게 활용하는 빠른 스케이팅+올림픽 시즌의 클린 행진=단언컨대 차준환의 시그니처 프로그램. 22-23 시즌 월드 은메달을 안겨준 두 프로그램을 제치고 시계공의 손을 들어주는 이들이 드물지 않을 정도이다.
· 호불호를 점수로 표현하는 심판, 천차만별 취향을 가진 피겨팬, 피겨를 잘 모르는 일반인들의 평가가 나란히, 똑같이 좋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즌 첫 경기부터 높은 PCS 점수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선수들에게서도 좋은 감상을 들었으며 ❄️, 올림픽에서 시계공을 처음 본 대중들도 호평을 쏟아냈다. 케이팝으로 단련되어 춤선·박자감·무대 매너에 모두 까다로운 K-머글들이 특히 좋아했던 부분은 스텝 시퀀스와 더불어 바로 여기
https://twitter.com/chyappo_/status/1503772097453371400
투란
· 21-22 시즌 프리 스케이팅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Turandot).' 안무는 셰린 본. 본래 20-21 시즌에 쓰기로 계획했지만 한 시즌 미뤄졌고, 덕분에 베이징 올림픽에서 '북경의 사람들이여'로 시작하고 '태양, 생명, 영원'으로 끝나는 투란을 연기할 수 있었다. ❄️
· 시계공이 박자를 느낀다면 투란은 선율을 타고, 시계공이 트렌디하다면 투란은 이미 대중적으로 정형화된 이미지(고전, 왕자)를 영리하게 응용한다. 사람들이 오페라를 원작으로 한 프로그램에 기대하는 '균형 잡힌 우아함'을 만끽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 음악의 기승전결에 맞춰 정밀하게 분배된 에너지, 점점 고조되는 구성, 유려한 선을 활용한 안무들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짜임새 있는 프로그램을 완성시킨다.
· 모든 점프를 마친 뒤 다시 처음처럼 최대치로 피치를 올려 타는 코레오 시퀀스는 그야말로 클라이맥스가 뭔지 보여주는 킬링파트. 보통 프로그램의 인상을 결정짓는 것은 오프닝과 엔딩이고, 마지막에 선수가 잘하는 요소를 배치하면 앞부분 수행이 좋지 않았어도 어느 정도 보완이 된다. 웅장한 음악과 완전히 하나가 되어 몰입하는 집중력, 역시 음악과 딱 맞아떨어지는 동작, 빙판 전면을 누비는 아이스 커버리지,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는 이나바우어로 마무리되는 투란 코레오는 선수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긴 여운까지 남긴다.
· 잘 모르고 볼 때는 이나바우어에 단독 점수를 주는 것 같지만 이나바우어는 점프 혹은 스핀처럼 개별적으로 평가받는 필수 요소가 아니다. 코레오 시퀀스에 들어가는 모든 무브먼트는 따로따로 점수를 매기지 않고 '하나의 코레오 시퀀스'로서 얼마나 훌륭한 완성도를 보이는가에 따라 채점된다. 스텝 시퀀스처럼 전체성과 연속성을 중시하는 부분.
빌리버
· 21-22 시즌 갈라 Believer. 안무는 신예지. 피겨에서 마임은 잘해도 평타, 못하면 웃음거리가 되기 쉽다. 그런 면에서 준환이의 안무 소화력이 매우 두드러지는 프로그램. 진짜 K-POP을 쓴 갈라는 보윗스인데, 오히려 빌리버가 케이팝 무대 같다는 평을 더 많이 들었다.
· 베올 시즌에 받은 프로그램을 수행할 때는 표현력과 연기력을 넘어서는 무대 장악력이 요구되었다. 현대적이고 날카로운 시계공, 스케일이 크고 품위 있는 투란, 비트를 자유자재로 가지고 놀면서도 나른하고 여유로운 빌리버까지 이어서 보면 준환이 연기의 스펙트럼이 얼마나 넓은지 알 수 있다.
· 크레이지에 이어 준환이의 특기이자 장기인 이나바우어, 니 슬라이딩, 캔틸레버가 모두 들어가 있다. 캔틸레버 동작 때 만들어진 얼음을 흩뿌리며 자체 반짝이 효과를 내는 것도 놓쳐선 안 될 디테일. ❄️
22~23
마잭
· 22-23 시즌 쇼트 프로그램 Michael Jackson medley. 베이징 올림픽 이후 변화를 원한 준환이가 스케이터로서의 자신을 재창조하기 위해 직접 선택한 음악. ❄️ 안무를 맡은 셰린 본도 현역 시절 올림픽 시즌 프로그램으로 마잭 메들리를 한 적이 있다.
· 음악이 시작되고 첫 점프인 쿼살을 위한 본격적인 활주에 들어가기 전에 잠시 볼 수 있는 오프닝 안무를 스텝만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야말로 온몸으로 달려나가며 바람을 맞이하는 듯한 느낌. 매 경기마다 무언가 굉장한 일이 벌어질 것 같다는 두근거림과 기대감을 전해주는 도입부였다.
https://twitter.com/ni_eun_sk/status/1687449123056975872
·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유명한 아티스트와 퍼포먼스를 거느린 대표곡이기 때문에 경기 프로그램보다 갈라로 쓰는 게 더 적합하지 않겠냐 / 실수가 나올 경우 급격하게 차가워질 분위기를 생각하면 굳이 위험을 무릅쓸 필요가 있느냐는 걱정도 있었다. 첫 경기부터 이런 우려를 불식시킨 것과 별개로 국제대회에서 계속 클린이 나오지 않아 쇼트에 강한 준환이임에도 산전수전을 다 겪었는데, 기어이 세계선수권에서 정점을 찍고 준환이의 곡 선정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스타일과 짜임새 면에서 시계공을 더 높이 평가하는 측에서도 절대로 마잭을 쉬운 프로그램이라고 보지 않는데, 분절적인 지상 안무들을 '흐르는 듯' 움직여야 하는 온아이스에서 구현하는 일이 얼마나 까다롭고 난감한지 다들 잘 알기 때문이다.
· 절정은 역시 마잭만이 가지고 있는 인지도와 대중성을 잘 살린 문워크와 아이솔레이션. 여기서부터 높아진 관중의 환호성이 스텝에서 절정에 달해 마치 또다른 음악이 될 만큼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다. 레벨을 받기 위해 턴을 수행하는 차원을 벗어나 정말 즐기는 댄서처럼 춤추며 스텝을 밟을 때, 경기장 분위기는 거의 콘서트장을 방불케 할 정도.
https://x.com/rucotau/status/1638863911297630208
· 비시즌 동안 많은 아이스쇼에 출연하면서 마잭은 자연스럽게 갈라로 쓰였는데, 대회용 플그가 쇼에 어울리는 모습으로 바뀌어가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과정이 흥미로워서 꼭 살펴볼 것을 추천한다. 달라진 점프 구성, 마찬가지로 변경되는 동선, 새롭게 들어가는 안무 배치, 쇼의 흥겨움을 끌어올리는 포인트 안무 강화 등등, 준환이가 대부분의 요소들을 수정한 것으로 보이며 이는 대회와 쇼의 각기 다른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면 할 수 없는 일이다. 그 어떤 프로그램보다도 많은 영상이 남아있는 마잭으로 준환이가 양쪽에 모두 능한 선수라는 점도 같이 확인할 수 있다.
https://twitter.com/chacha_2127/status/1683123136949276674
007
· 22-23 시즌 프리 스케이팅 No Time to Die. 안무는 셰린 본. 쇼트와 마찬가지로 준환이가 선곡했으며, 두 프로그램 음악에 모두 보컬이 삽입되었다.
· 이 시즌 경기 프로그램들은 두 문장으로 요약 가능하다. '그간 할 수 있었던 건 지금의 저도 할 수 있어요. 그러나 새로운 것에 손을 뻗어보고 싶었어요.' 차준환이 이전에 했던 플그, 과거에 썼던 음악들은 당연히 현 시점의 차준환도 할 수 있다. 하던 것만 한다는 지적이 따라오더라도, 이미 잘한다고 인정받은 스타일을 재반복하면서 깊이를 더하는 일은 실패 확률이 낮은 안전한 선택이다. 그러나 두 번째 올림픽을 치른 준환이는 이전의 자신과는 다른 타입의 곡을 고르며 도전하기로 결심한다. ❄️
· 음악과 캐릭터를 넘어서서 가장 좋아하는 영화 하나를 온전히 프로그램 안에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고, 따라서 단편적인 '스파이 컨셉' 이미지보다는 서사의 흐름이 중요한 작품이다. 이런 의도가 보는 이에게도 그대로 전달되어 시즌 초반부터 '최고의 스토리텔러'라는 극찬을 받았다. ❄️
· 트위즐이 끝나고 스텝에 들어서는 순간 음악의 템포가 바뀌며 서늘한 한기가 감도는데, 매우 짧은 찰나지만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안무와 연기의 시너지가 엄청나 저절로 숨죽이게 되는 장면이다.
· 갈라를 제외하고 이나바우어가 가장 길게 들어간 플그로, 원래 영화 줄거리대로라면 그 부분에서 마지막 임무가 종료되며 제임스 본드는 죽음을 맞이한다. 그러나 안무가와 선수는 재해석을 통해 본드가 살아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했으며, 빌리 아이리시의 음색과 어우러진 끝은 여러 상상을 하게 만든다. 죽을 시간조차 없다는 가사, 공기가 많이 섞인 창법과 허밍, 음울한 색조의 오케스트라 연주 속에서 본드는 생과 사의 경계선을 통과한다. ❄️
· 스핀으로 프로그램을 마무리하는 정형성을 깨뜨리고 코레오 시퀀스로 끝맺은 독특함은 준환이와 안무가의 합작. 이나바우어를 정말 잘할 수 있으니까, 좋은 느낌으로 프로그램을 마무리짓기 위해 코레오를 끝에 배치하기로 했다고. ❄️ ❄️
· 007이 특별한 대표작인 이유는 물론 선수에게 세계선수권 은메달이라는 커리어를 선사해서이다. 하지만 그 외에도 007은 처음 시도하는 시퀀스 점프에 준환이가 적응해나가는 과정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자, 선수의 개인 서사가 특별한 의미를 지닌 이야기와 결합하여 어떻게 한 시즌을 뚫고 나간 끝에 완성되었는지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다. 상대적으로 좀 더 안정적인 운영을 보여주며 프리의 부담을 덜어주던 쇼트가 국제대회에서 고전했던 시즌이라, 프리 경기에 임하는 선수의 집중도도 남달랐지만 팬들 역시 매번 배수의 진을 친 심정으로 지켜봐야 했다. 2023 월드에서 완결된 차준환의 007은 단순히 실수 없는 수행으로만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이 종목에 대한 그만의 관점, 마음가짐, 이상(理想)과 방향성, 그 곳에 이르기까지 겪어야만 했던 투쟁과 실패와 좌절을 모두 반영하고 있다.
골든아워
· 22-23 시즌 갈라 Golden Hour. 안무는 조이 러셀이며, 인스타에 '@jun_july_august and I create together'라고 남긴 것을 보아 준환이의 지분도 큰 듯. ❄️
· 조이 러셀과 함께 만든 크레이지에 처음으로 니 슬라이딩이 등장했던 것처럼 이번 갈라에는 최초로 하이드로 블레이딩이 들어갔다. 스파이럴을 제외한다면, 코레오 시퀀스에 쓰이는 거의 모든 무브먼트가 포함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특히 직선과 곡선 이나바우어 콤보, 깊은 인사이드 스프레드 이글은 기술만으로도 볼 가치가 있다.
· 2022년 11월 NHK 그랑프리에서 공개되었는데, 신곡 컬렉터답게 7월에 발매된 신곡을 들고 왔다. 오토튠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보컬, 프란츠 리스트에게서 영감을 받아 같은 테마로 반복되는 피아노 연주, 메인 멜로디를 풍성하게 만들어주다가 후반부에 메인으로 나오는 현악기 선율, 새소리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합쳐진 코러스로 마법 같은 노래를 완성시킨다. 가수는 '특별하고 아름다운 존재를 바라보거나 생각할 때 느끼는, 시간의 정지를 담아내고 싶다'고 말했으며 ❄️, 준환이는 그런 감각을 정확히 구현해내는 한편 '지나가버린 사랑'의 추억을 떠올리며 연기했다. ❄️
· 깊은 물 속의 고요함과, 햇빛 달빛에 비쳐 반짝이는 수면, 노을지는 하늘을 채우고 있는 여러 색조, 따뜻한 분위기, 청명한 공기 등 많은 공감각적 심상을 열대어가 유영하는 듯한 부드러운 스케이팅으로 표현한 갈라. 피아노와 함께 흐르는 도입부 안무들부터 시선을 빼앗기게 되며, 음악을 잘 타는 정도가 아니라 마치 선수 스스로 악기가 되어 음악을 연주한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 라이브 연주와 갈라를 번갈아 보면, 무심결에 흘려듣기 쉬운 음표 하나까지 찾아내 몸으로 그려내는 준환이를 발견할 수 있다. 노래는 단순한 배경음악으로 그치지 않고, 빙판은 오선지 그리고 선수는 멜로디가 되어 순간과 영원, 그리고 꿈 같은 정경을 만들어낸다.
23~24
가무
· 23-24 시즌 쇼트 프로그램 가면무도회(Masquerade Suite). 안무는 셰린 본. 오랜만의 클래식+오랜만의 3/4 박자 왈츠.
https://x.com/chacha_2127/status/1718003524322419133
배트맨
· 23-24 시즌 프리 스케이팅 The Batman. 안무는 셰린 본.
· 평창에서 '나도 피겨로 감정을 이야기할 수 있겠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은 일포와 작별한 뒤 몇 년, 준환이는 줄리엣을 잃은 로미오 - 문을 열고 세상으로 나오는 소년 - 긴 밤을 지나 아침을 맞이하는 칼라프 왕자 - 이 세상 어딘가에서 아직 살아 숨쉬는 제임스 본드를 거쳐 배트맨에 도달한다. 차준환은 스포츠 선수이며 그에게 최우선으로 요구되는 과제는 언제나 기술일 것이다. 그러나 얼음 위에서 차준환은 자신이 연기하는 캐릭터의 삶을 산다. ❄️ 마치 셰익스피어의 희곡 대사처럼("온 세상은 무대야. 인간은 모두 배우지. 인간은 평생 많은 배역을 맡게 돼"). 연극, 드라마, 영화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짧은 시간만을 부여받는다 해도 그는 프로그램에 이야기를 담는다.
나가며
1. 어 이거 내가 카테에 썼던 말인데? - 맞습니다 많은 설명에 대한 저작권은 무명의 백성들과 해외팬 및 국내외 기자들에게 있습니다 저는 그저 컨트롤씨 컨트롤브이만 했을 뿐...
2. 설명 좀 보태고 싶다 -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제대로 모시겠습니다 불판으로 와주십시오 새 글 써주시면 더 감사
3. 사실 관계가 틀린 부분에 대해서는 반드시 지적 부탁드림🙏
카테에 올라오는 프로그램 해석 읽을 때마다 하는 생각
너무나 많은 소리가 존재하는 세상에서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어떤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나면 우리는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
준환이는 프로그램을 통해 자기 자신을 이야기하고 우리는 보고, 듣고, 읽는다. 생각하고 상상한다. 궁금해서 질문하고 머리를 맞대며 대답한다. 많은 감정을 느낀다. 백성들이 쓴 감상과 해석은 이모지 하나라도 단 한 글자라도 모두 사랑에 대한 증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