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환이의 시그니처는 자타공인 이나바우어지만
또다른 시그니처를 꼽자면 개인적으로 그건 레이백 스핀이 아닌가 하는데ㅋㅋㅋㅋㅋㅋ
layback spin
상체, 그러니까 머리/어깨/등이 모두 뒤로 기울어지는 스핀 포지션
등을 젖혀 만들어지는 아름다운 아치형 라인
이것이 준환이의 레이백 스핀
볼 때마다 양가감정을 느끼는 나
당연한 얘기지만 선수가 힘들어보이면 우리도 쟤 참 고생한다는 생각밖에 안 들 텐데
(1) 이 동작 어렵겠다고 바로 느껴지는 포지션이
(2) 보는 사람 눈에 이렇게까지 아름다워보여서야 될 일인가
(3) 불현듯 떠오르는 김이나 님 말씀... 워딩 그대로 옮기지는 않았음
"차준환 선수의 이나바우어... (우리는) 이걸 아름답게 보고 있지만 (선수가) 저 경지에 이르기까지의 지난 시간이 막 생각나는 거예요.
얼마나 인내의 시간을 거치면 저걸 보는 사람이 오로지 아름다움만 느낄 수 있을까."
https://gfycat.com/BreakableCircularHippopotamus
레이백 스핀은 피겨의 많은 요소들 중에서도 특히 시선을 사로잡는 동작 같아
여성 선수들이 할 때는 마치 꽃이 피어나듯이 치맛단까지 아름다워
하지만 남싱의 레이백 스핀에서 이런 즐거움까지 기대할 순 없지
그러나 2021-22 시즌 레이스 장인께서는 선사하셨다
지휘자 마에스트로 차준환에게 망토를!!!
그 결과
시계공 오프닝
오르골 인형처럼 회전할 때부터 조금만 움직여도 바람결에 나풀거리는 망토 자락
더파윗이나 투란도트 셔츠가 펄럭이는 것과는 또다른 매력
트위즐을 할 때도 팔랑팔랑 예쁘지만
https://twitter.com/bluluvu/status/1498607952315678720
https://twitter.com/ju_ni_ya/status/1549632241499721728
여기서 잠깐 트위즐이란?
한쪽 발로 여러 번 회전하며 이동하는 것을 뜻하고 특히 스텝 시퀀스에서 많이 보임
아이스 댄스에서 두 명이 완전히 일치되는 트위즐을 하면 객석 모두가 환호하는 요소로
빠르고 자연스러운 트위즐은 준환이의 특기 중 하나! (내 생각임)
빙글빙글 뱅글뱅글
뭐가 트위즐인지 알아맞혀 봅시다
혹시 지금까지 저게 트위즐 아니라 스핀처럼 보였다면 트위즐의 핵심은 >이동<입니다
트위즐에서도 정말 너무 예쁘지만
레이백 스핀 때도 엷고 투명한 날개처럼 보이는 망토
하늘을 향해 뻗은 팔의 손목 부분 포인트는
오묘한 나선을 그리며 이어지는 금빛 무늬
상체의 다른 포인트는 하늘하늘 흔들리는 날개
여성 선수들이 레이백 스핀을 할 때 스커트가 만개한 꽃처럼 활짝 펼쳐지는데
시계공 의상의 망토가 바로 그런 역할을 해주고 있음
비교해 볼까?
투란도트에서도 변함없이 멋진 레이백 스핀
하지만 시계공에서는 또 색다른 느낌이라 인상적이지
동일인물이 한 치도 다를 바 없는 동일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는데도 말이야
화려하고 강렬한 시계공에서 망토는 부드럽게 물결치는 유려함을 담당해
점수에 들어가진 않아도 의상 역시 프로그램의 일부이며
같은 동작을 똑같이 수행하더라도 프로그램, 음악, 의상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를 낼 수 있고
그런 특성을 잘 이해하고 활용하는 프로페셔널한 선수 차준환이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