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의 지나친 외인 의존은 선수들의 경쟁력 약화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오랫동안 지속됐다. 국내 선수들이 리그에서 외인을 돕는 '보조' 역할에 머물면서, 주포급 국내 선수들의 기량 향상과 발굴은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
이는 '배구 여제' 김연경의 은퇴 이후 국가대표팀의 경쟁력이 한순간에 하락한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사실상 '외인'과 다름없던 김연경이 빠지면서 대표팀은 졸전을 거듭하는 '난파선'이 되고 말았다.
그런 점에서 한국 여자 배구의 오랜 라이벌인 일본 대표팀의 행보와도 크게 비교된다. 일본은 2000년대 이후 꾸준히 세계 10위권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특정 선수의 유무와 관계없이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언제나 일정 수준을 유지한다.
흥국생명 요시하라 감독의 국적이 일본인 건 단순한 우연은 아닐 터다. 한 명의 스타 플레이어에게 의존하지 않고, 누가 들어와도 제 몫을 해낼 수 있는 시스템이 일본 국가대표팀의 그것과 닮았다.
단 한 경기뿐이었지만, 흥국생명의 역전승엔 굵직한 메시지가 담겼다. 인기는 올라왔지만 기량은 답보 상태라는 비판을 받는 V리그,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국가대표팀까지. 단순한 '외인 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배구는 현 지점을 냉정하게 돌아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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