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북한군 포로’ 다룬 MBC PD수첩, 제네바협약과 충돌
9,761 42
2026.01.30 02:56
9,761 42

최근 MBC ‘PD수첩’은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생포된 북한군 병사 2명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한 명은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SOF) 84전술그룹에 의해 2025년 1월9일 생포됐고, 다른 한 명은 우크라이나 공수부대에 의해 생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한국으로 가고 싶다”고 발언했으며, 국내 언론을 통해 널리 보도됐다. 이 보도는 국내에서 큰 관심을 끌었고, 일부에서는 이를 북한 인권 문제를 드러낸 사례로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제법, 특히 제네바협정의 관점에서 볼 때 이 보도 방식은 전쟁포로 보호 원칙과 중대한 충돌을 일으킬 소지가 크다.


전쟁포로를 위한 국제인도법의 틀을 이루는 제네바 제3협약(Geneva Convention III)은 전쟁포로의 생명과 신체뿐 아니라 인격적 존엄과 명예를 포괄적으로 보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13조는 전쟁포로가 항상 인도적으로 대우돼야 하며, 특히 “폭력·협박·모욕, 그리고 대중의 호기심(public curiosity)으로부터 보호돼야 한다”고 명시한다.


여기서 말하는 ‘대중의 호기심’은 전쟁포로를 식별 가능한 방식으로 사진·영상·녹음·인터뷰 등을 통해 대중 앞에 노출시키는 모든 행위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규범은 전쟁포로가 어떤 발언을 했는지와 무관하게, 그 발언과 신원을 대중에게 공개하는 행위 자체를 제한한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포로의 사진·영상·사적인 녹음·인터뷰가 공중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공개적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통해 확산돼서는 안 된다고 명확히 밝히고 있다. 이는 포로의 발언이 ‘자발적’이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적용되는 보호 원칙이다. 포로는 권력 관계상 ‘완전한 자유의사’를 가질 수 없는 상태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협약 14조는 전쟁포로의 인격과 명예가 항상 존중돼야 한다고 규정한다. 전쟁포로를 체제 이탈 혹은 귀순 서사의 상징으로 소비하는 행위는 포로를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정치적 도구로 전환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이는 전쟁포로를 개별적 인간으로 대우해야 한다는 국제인도법의 기본 정신과 충돌한다. 또한 17조는 포로가 자신의 성명·계급·생년월일·군번 등 기본적인 신원 정보 외에는 어떠한 질문에도 답할 의무가 없으며, 정치적 견해나 귀환 의사, 체제에 대한 평가와 같은 질문에 응답하도록 요구받아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전쟁포로가 방송 인터뷰에서 정치적·신분적 의미를 갖는 발언을 하고, 그 내용이 대중에게 공개되는 것은 보호 범위를 명백히 넘어서는 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


물론 전쟁포로의 존재와 처지를 국제사회에 알리는 것이 인권적 관심을 환기하거나 전쟁 범죄의 증거를 확보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주장도 가능하다. 그러나 국제인도법은 이러한 목적을 이유로 전쟁포로를 대중 미디어를 통해 활용하는 방식을 허용하지 않는다. 특히 식별 가능한 영상이 공개될 경우 포로 본인뿐 아니라 가족의 안전, 전쟁 종료 후 귀환 과정에서의 신변 위험, 이후의 보복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보호 기준은 엄격하게 적용돼야 한다.


일부에서는 이들 북한군 전쟁포로를 한국으로 데려와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한다. 그러나 제네바 제3협약 118조가 정한 ‘본국 송환 원칙’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전쟁포로는 적대 행위 종료 후 지체 없이 본국으로 송환돼야 한다. 포로가 공개적으로 표명한 귀환 또는 이송 희망은 구금 상태라는 특수성을 고려할 때 이를 정당화하는 법적 근거가 될 수 없다.


전쟁포로를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 MBC ‘PD수첩’의 북한군 인터뷰 방영은 북한 인권이나 언론의 자유를 넘어, 우리가 국제인도법의 원칙을 일관되게 적용할 준비가 돼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https://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2470

목록 스크랩 (0)
댓글 42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더샘🩶] 촉촉 컨실러 유목민들 정착지는 여기 → ✨ 커버 퍼펙션 트리플 팟 컨실러 글로우✨ 사전 체험 이벤트 350 00:03 5,551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682,635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570,709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688,666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879,379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50,741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489,812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09,744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7 20.05.17 8,619,975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6 20.04.30 8,499,166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367,681
모든 공지 확인하기()
408096 기사/뉴스 "계엄은 위헌" 외친 부하 질책…엄성규 부산경찰청장, 대기발령 17:05 55
408095 기사/뉴스 [단독] '브리저튼4' 신데렐라 하예린, 유재석 만난다…'유퀴즈' 출연 19 17:04 525
408094 기사/뉴스 [자막뉴스] "차별받는 백인들!" 선동하면서…2억 팔로워에 '인종주의' 퍼뜨리는 머스크 17:03 91
408093 기사/뉴스 [속보] 이태원 마트 직원이 파키스탄 테러조직원? 붙잡힌 男, 법원은 ‘무죄’ 17:01 295
408092 기사/뉴스 경복궁 온 중국인들, 경비원 집단폭행..."다음날 한국 떴다" 3 16:59 499
408091 기사/뉴스 롯데 정체불명 영상에 발칵! → 나승엽 고승민 김동혁 '게임장' 포착 날벼락.. "사실 관계 파악 중" 10 16:57 855
408090 기사/뉴스 [단독] '확률 조작 의혹' 게임사 5곳 공정위에 신고 1 16:56 377
408089 기사/뉴스 [단독] 염정아·박준면·덱스·김혜윤, '산지직송' 스핀오프 출연 44 16:43 2,283
408088 기사/뉴스 [단독] "불법 영업했다"며 마사지 업주에게서 돈 뜯어내려 한 10대 구속 2 16:41 456
408087 기사/뉴스 박명수 "주변에 사기꾼 너무 많아"…코인 투자자들에 조언 ('라디오쇼') 16:40 280
408086 기사/뉴스 “제발 살려주세요” 며느리 외침에도…생일상 차린 아들 살해한 60대男 항소 11 16:39 1,462
408085 기사/뉴스 "68억 벌었다더니"… '공무원 주식 신화' 탄로난 조작 정황 2 16:37 1,150
408084 기사/뉴스 유재석·정준하, 회비 10만 원 인상에 ‘슈킹’ 의혹…“둘이 짰나”(놀뭐) 9 16:36 966
408083 기사/뉴스 ‘놀면 뭐하니?’ 박명수, 강렬한 비주얼 “이정재 이후 최고의 등장신” 9 16:30 775
408082 기사/뉴스 [단독] 尹, 변호인 접견 때 주변 접견실 2곳 비웠다…또 특혜 논란 7 16:30 489
408081 기사/뉴스 ‘6급 충주맨’ 김선태, 공무원 생활 끝 “운 좋게 성공 거둬 감사했다” 20 16:23 2,898
408080 기사/뉴스 광화문에 26만명 운집 예고…BTS 컴백에 10조 경제효과 기대감 6 16:20 836
408079 기사/뉴스 지드래곤 ‘홈 스윗 홈’, 써클차트 스트리밍 1억 돌파…플래티넘 획득 19 16:19 252
408078 기사/뉴스 도로서 포착된 로버트 할리..“수상한 외국인 발견” 뜻밖의 만남 4 16:19 1,587
408077 기사/뉴스 '강북 남성 연쇄 사망' 20대 女 "첫 피해자 회복…2차 범행부터 약물 2배 이상 넣어" 10 16:16 1,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