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만 보면 베스트 플레이어가 맞겠죠.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1등을 한 것도 아니고, 지켜야 할 사람도 놓쳤어요. 그 과정에서 잔꾀를 부리며 저지른 악행들은 용서받기 힘들 거예요. 이명기는 절대 믿어선 안 되는 인물이에요.”
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임시완은 자신이 연기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3’의 이명기 캐릭터가 ‘최대 빌런’임을 인정했다. 이명기는 MZ코인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잡코인 투자를 구독자에게 부추겼다가 구독자는 물론 자신까지 빚더미에 올라 게임에 참가하게 된 인물이다. 극 중 전 여자친구 김준희(조유리) 사이에 아기가 태어났음에도, 나 몰라라 하고 오히려 아이를 협박의 미끼로 이용하는 비정한 모습을 보였다.
임시완은 “촬영 중에도 드라마가 공개되면 욕을 많이 먹을 것 같다고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말을 들었다. 아이를 미끼로 협박하는 마지막 장면과 정의로운 인물인 조현주(박성훈)를 죽이는 장면을 찍을 땐 나도 심적으로 괴로웠다”면서 “작품이 공개된 후 글로벌로 생각보다 더 많은 욕을 먹고 있다. 캐릭터로서 욕을 먹는 거라, 칭찬으로 생각하고 기분 좋게 이 시기를 보내려 한다”고 악역을 연기한 소감을 밝혔다.
임시완이 이명기의 악행에만 몰입하지 않았던 건 황동혁 감독의 디렉션 영향이 있었다. 그는 “감독님은 이명기를 마냥 나쁜 인물로 보지 않으셨다. 그래서 대본을 다시 보며 착함을 찾아보려고 했다. 김준희에게 고구마를 건네는 작은 친절도 있었고, 이명기가 나빴다기보다 상황이 그렇게 흘러가는 부분도 있었다. 그렇지만 잔꾀를 부려가며 본인 욕심을 충족해가는 이명기의 본질이 바뀌지는 않더라. 계속해서 이명기 행동에 당위성을 부여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 혼란스러웠다”고 털어놨다. 임시완이 기대한 이명기의 행동은 김준희와 아이를 위해 한 번쯤은 희생하고 먼저 죽는 그림이었다고 한다. 김준희에 “우리 같이 살아서 나가자. 지켜줄게”라고 말한 이명기의 마음은 진심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또 임시완은 이명기처럼 겁이 많다며 “마지막 3인까지 살아남는 대본을 받은 후, 스포일러 걱정이 됐다. 누군가 결말이나 언제 죽는지를 물어보면 촬영한 지 오래되어 모른다고 스스로를 속였다”고 답했다. 동시에 “겁을 먹는 것이 두렵다고 해서 이명기처럼 어리석은 선택을 하는 인간 군상에 속하진 말자”라는 교훈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악역은 더는 그만하고 싶다는 확고한 마음을 내비쳤다. “‘오징어 게임3’을 찍으면서 마주하고 싶지 않은 감정을 많이 겪었다. 나와 닮은 부분을 억지로 끄집어내 연기하기에도 불쾌한 인물이었다”면서 “앞으로는 부드럽고 선한 캐릭터로 인사드리고 싶다”고 바랐다.
차기작은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의 스핀오프인 ‘사마귀’다. 이에 앞서 박경림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참여한 뮤지컬 ‘드림하이’의 스페셜 무대에 오른다. 임시완은 “제국의아이들 시절부터 인연이 있는 박경림 누나도 있고, 멤버 동준도 출연하고 있어 참여하게 됐다. 동준을 믿고 오랜만에 무대를 한 번 즐겨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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