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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고 얘기하는 것은 상대의 사고 범주를 코끼리에 가둬 두는 것이다.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하는 순간 이미 우리 뇌에서는 코끼리라는 프레임이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런 프레임 싸움에서 성공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엄밀히 말하면 싸우지 않았는데, 이겼다.
국민의힘에서 매일 "이재명은 안된다"는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예비후보의 존재를 잠시 잊고 있다가도 국민의힘에서 오히려 '명모닝'(이재명 굿모닝)을 할 때 이 예비후보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과정을 보고 있자면 오히려 이재명 민주당 예비후보를 더 홍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민주당 경선과 관련해 "이재명 예비후보는 90% 가까운 득표율로 싹쓸이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22일 원내대책회의에서도 수없이 "이재명"을 언급했다.
이렇게 보면 현재의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흐름을 만든 것은 8할이 국민의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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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국가 경영에서 민주당보다 왜 국민의힘이 더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도 필요하다.
이 부분이 불가능하다면 국민에게 '반이재명' 빅텐트를 이야기해 봐야 소용이 없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정책은 간데없이 홍준표 예비후보가 한동훈 예비후보에게 "'키도 큰데 뭐 하려고 키높이 구두를 신느냐'라는 질문이 있더라", "'생머리가 맞느냐, 보정속옷을 입었느냐'라는 질문도 있었다" 등 낯 뜨거운 논쟁만 남았다. 무려 유력 주자 간에 말이다.
한때는 여당이었던 국민의힘의 대선 토론회가 '키높이 구두'나 '바퀴벌레' 따위나 묻는 수준 이하로 전락한 현실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