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르포] 새벽부터 '낙엽과의 전쟁'…환경공무직의 고된 겨울나기
2,140 4
2024.12.03 06:24
2,140 4

지난달 29일 오전 6시께, 대구 북구청 앞 가로수 길.


가로등 불빛 아래 반짝이는 형광 조끼를 입은 북구 환경 공무직 근로자들은 낙엽 치우기에 한창이었다.

이곳에서 만난 4년 차 환경 공무직 근로자 김건이(32)씨도 낙엽을 정신없이 치우고 있었다.

김씨는 빗자루, 쓰레받기, 마대 등을 실은 손수레를 끌고 발걸음을 옮겼다.


cqyPZH

수북한 낙엽
[촬영 황수빈]




밤새 떨어진 낙엽이 길을 따라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그는 "이건 양버즘나무 낙엽인데 매우 크고 양도 많아서 낙엽 치우기 가장 힘든 나무"라고 설명했다.

잎이 큰 양버즘나무 낙엽은 다른 나무와는 달리 노면 청소 차량으로 빨아들이기가 힘들어 대부분 손으로 치운다고 한다.


낙엽을 빗자루로 모아 쓰레받기에 담은 뒤 마대에 버리는, 단순하면서도 고된 일의 반복이었다.

김씨는 이따금 송풍기를 켜 낙엽을 모으기도 했지만 결국에는 허리를 숙여 어깨와 팔을 이용해 낙엽을 마대에 담아야 했다.

그는 "몸으로 하는 일은 다 그렇지만, 환경 공무직 근로자들 대부분 근골격계 질환을 달고 산다. 낙엽 치우는 시기가 지나면 못 가던 병원에 가거나 몸 관리하기 바쁘다"라고 말하며 어깨를 한번 풀어줬다.


그는 "1년 중 11월에서 다음 해 2월까지가 가장 바쁜데 이 시기만 지나면 '이번에도 무사히 넘겼구나'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든다"고 웃었다.

북구에는 김씨와 같이 낙엽 청소를 담당하는 환경 공무직 근로자가 70명가량 있다. 각자 2∼3㎞ 정도의 구역을 맡아 낙엽을 치운다.

끝없이 떨어지는 낙엽도 이들을 힘들게 하지만 들어주기 어려운 황당한 민원들도 지치게 만든다고 한다.


구 관계자는 "사유지에 쌓인 낙엽을 치워달라는 민원이 많이 들어온다"며 "한두 번은 이를 들어주는데 '점심 장사를 해야 하니 지금 우리 가게 주차장에 쌓인 낙엽 치워달라' 등의 민원이 잦으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현행법과 북구 조례에 따르면 내 집, 내 사업장 앞의 쓰레기는 스스로 청소하고 치우는 데 노력해야 한다.

낙엽도 폐기물로 처리하는 쓰레기이지만 이를 모르고 사유지에 쌓인 낙엽을 치워달라는 민원이 잦다고 한다.

김씨는 "낙엽이 워낙 많아 치우는 속도가 더딘 점이 있다. 이런 부분을 주민분들이 조금만 이해해주시면 저희도 일을 하는 데 힘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황수빈 기자



https://n.news.naver.com/article/001/0015080214?sid=102

목록 스크랩 (0)
댓글 4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주지훈×정유미 tvN 토일드라마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 석지원×윤지원 커플명 짓기 이벤트 183 11.29 59,418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3,962,888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7,759,851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6,082,650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차📢단📢] 16.05.21 27,459,522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55 21.08.23 5,417,908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1 20.09.29 4,385,320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58 20.05.17 4,974,534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3 20.04.30 5,432,382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0,211,970
모든 공지 확인하기()
318951 기사/뉴스 매달 성장한 티빙… 비결은 ‘완주율’ 08:40 26
318950 기사/뉴스 1억 써도 못 들어간다…999명만 허락된 신세계강남 ‘비밀의 방’ 08:40 96
318949 기사/뉴스 [단독]박해준, '염정아의 남자' 된다…'첫, 사랑을 위하여' 男주인공 1 08:37 311
318948 기사/뉴스 [단독] “의대생 400명, 실기시험 문제 유출해 단톡방 등 유포” 22 08:28 1,197
318947 기사/뉴스 "오빠 나 5000원만"…남성들에게 4000만원 뜯어낸 '여중생'의 정체 15 08:27 1,272
318946 기사/뉴스 "치킨집 차리듯"…화장품 브랜드 창업 '러시' 15 08:22 1,764
318945 기사/뉴스 백화점 ‘3조 메가점포’ 시대… 상위 3곳 매출이 절반 3 08:22 450
318944 기사/뉴스 [공식] "뉴진스 계약해지 입장 철회해야"…한국매니지먼트연합, 입장발표 (전문) 230 08:20 9,646
318943 기사/뉴스 [2보] 뉴욕증시, 기술주 랠리에 S&P500·나스닥 신고가…나스닥 1%↑ 08:18 338
318942 기사/뉴스 [단독] 대동, 조선호텔과 손잡고 제주에 5성급 호텔 짓는다 6 08:15 1,077
318941 기사/뉴스 [단독] 문학 리포트에 ‘멘붕’ ‘ㅠㅠ’... 서울대 신입생 전원 글쓰기 시험 본다 31 08:12 3,405
318940 기사/뉴스 [단독] "응급실 찾아 헤매다"...뇌출혈 쓰러진 '모야모야' 투병 16살 학생 사망 24 08:10 3,469
318939 기사/뉴스 플라스틱 협약 끝내 무산‥'생산 감축 반대' 산유국 턱 못 넘어 3 06:57 1,529
318938 기사/뉴스 [단독]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美 최종 승인 41 06:55 7,685
318937 기사/뉴스 바이든, 약속 어기고 차남 헌터 사면 9 06:48 3,122
318936 기사/뉴스 사라진줄 알았던 '뿔호반새 75년 만에 발견' 15 06:41 5,477
318935 기사/뉴스 법원, 말다툼하다 친형에게 도검 휘두른 30대 구속영장 발부 06:39 878
» 기사/뉴스 [르포] 새벽부터 '낙엽과의 전쟁'…환경공무직의 고된 겨울나기 4 06:24 2,140
318933 기사/뉴스 "바이든 정부, 우크라이나에 1조원 상당 추가 군사 지원 준비" 3 06:20 1,476
318932 기사/뉴스 피해자 시신 지문으로 6천만원 대출한 30대 구속 송치 8 06:03 2,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