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30대 중반 아이 둘 키우는 워킹맘이에요
저랑 남편은 서로 너무 좋아 결혼해서 아이도 낳고 행복한 4가족을 이뤘고 막상 아이 키우며 가끔은 서로 밑바닥을 보여주기도 하고 또 그만큼 전우애를 불태우며 서로 위로하기도 하는 관계가 되었네요
어느덧 10년을 같이 살다보니 이젠 정말 서로가 편해져서 가끔은 소중했던걸 잊기도 하는데 얼마전 불현듯 이런저런 생각이 나서 글을 써봅니다.
남편과 연애할때 남편이 너무 좋긴 했지만 그사람이 나에게 주는 사랑과 배려가 가끔은 이해가 안될때가 많았어요.
근데 재밌게도 아이를 낳고 나니 이해가 되는것들이 있더라구요.
신혼때 한겨울에 빙판길에 확 미끄러져서 붕떴다 떨어지면서 넘어진적이 있었어요
남편은 저쪽에 있어서 못보고 있다가 쿵소리에 놀래서 달려와서 절 일으켜주고 안아주면서 “미안해 미안해” 놀래서 허둥지둥 미안하다고 하더라구요.
그때는 속으로 왜 미안해라고 하지? 아프지 괜찮아? 가 아니고 왜 미안하다고 하지? 이해가 잘 안됐어요 그냥 당황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갔는데
아이를 낳고 키우는데 이 소중한 보물같은 아이가 머리가 크니 뒤로 꽈당 넘어져서 우는데
너무 놀라고 짠하고 맘이 아파서 아이를 번쩍 안아들고 저도 모르게
“미안해 미안해 아가야 아팠지 엄마가 미안해”
하고 있더라구요
내 잘못은 아니지만 아기가 다치니까 미안하단 말부터 나오는걸 보고 그때 남편이 이런 기분이었을까? 생각하게 됐어요.
연애때는 물론이고 지금까지도 남편은 저한테 쓰는돈을 아까워하질 않아요.
남편은 어느집 남자들처럼 용돈 받고 그걸로 밥사먹고 커피마시고 회사다니는 평범한(약간 짠한) 회사원이에요.
신혼때 아마 용돈이 20만원인가 그랬을꺼에요 더 적었을수도 있고..
첫번째 생일이던가 남편이 몇십하는 선물을 준거에요
놀래서 돈이 어딨어서 샀냐니까 그동안 몇달을 용돈을 모았대요
그래서 용돈 얼마 안되는걸 어떻게 모았냐니까 점심을 굶었다네요
그때 정말 놀라고 고마웠지만 한편으로 전 이해가 안됐어요
저 역시 남편을 사랑하지만, 끼니를 거르면서까지 돈을 모아서 해줄 생각은 못할꺼 같았거든요
내 능력껏 모아서 해줄생각은 해도 몇달을 점심을 굶고 그걸 티도 안내고
그리고 그렇게 주고 생색도 안내고 주는것만으로 행복할수 있을까? 난 저렇게 못할꺼 같은데 라는 생각을 속으로 했었어요.
아이를 낳고 보니 내 입에 안들어가도 내새끼 입에 들어가는거 보니 행복하더라구요
올해 수박이 너무너무 비싼데 아이들이 수박타령을 해서 수박을 사두고 아이들 먹으라고 정작 한입도 안먹게 되는걸 보면서
내입에 안들어가도 행복한게 이거구나 라는 생각을 했어요
아이를 낳고 내가 아이를 사랑하고 희생하는 마음 만큼 남편도 비슷한 맘으로 나를 대해줬다는걸 하나씩 느끼면서
그 전에 내가 알던 사랑은 서로 주고 받고 챙기고 보고싶고 그정도였다면 남편의 사랑깊이는 내가 알던거와 많이 다르구나
자식을 키우면서 느끼는걸 남편은 나한테 해주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에 많이 고맙고 또 배우고 반성하게 되네요
또 한편으론 내가 모자란 사람이라 자식을 낳고서야 비교해서(?) 남편 사랑을 뒤늦게 가늠하는게 남편한테 넘 미안해지더라구요.
오늘도 내가 더 노력해야겠다 결심하게 만드는 남편, 앞으로는 제가 더 좋은 와이프가 되고싶어요.
이슈 아기를 낳고나니 남편마음을 알겠네요.p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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