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아기를 낳고나니 남편마음을 알겠네요.pann
10,586 57
2020.09.08 15:19
10,586 57

안녕하세요 30대 중반 아이 둘 키우는 워킹맘이에요

저랑 남편은 서로 너무 좋아 결혼해서 아이도 낳고 행복한 4가족을 이뤘고 막상 아이 키우며 가끔은 서로 밑바닥을 보여주기도 하고 또 그만큼 전우애를 불태우며 서로 위로하기도 하는 관계가 되었네요

어느덧 10년을 같이 살다보니 이젠 정말 서로가 편해져서 가끔은 소중했던걸 잊기도 하는데 얼마전 불현듯 이런저런 생각이 나서 글을 써봅니다.

남편과 연애할때 남편이 너무 좋긴 했지만 그사람이 나에게 주는 사랑과 배려가 가끔은 이해가 안될때가 많았어요.

근데 재밌게도 아이를 낳고 나니 이해가 되는것들이 있더라구요.

신혼때 한겨울에 빙판길에 확 미끄러져서 붕떴다 떨어지면서 넘어진적이 있었어요

남편은 저쪽에 있어서 못보고 있다가 쿵소리에 놀래서 달려와서 절 일으켜주고 안아주면서 “미안해 미안해” 놀래서 허둥지둥 미안하다고 하더라구요.

그때는 속으로 왜 미안해라고 하지? 아프지 괜찮아? 가 아니고 왜 미안하다고 하지? 이해가 잘 안됐어요 그냥 당황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갔는데

아이를 낳고 키우는데 이 소중한 보물같은 아이가 머리가 크니 뒤로 꽈당 넘어져서 우는데

너무 놀라고 짠하고 맘이 아파서 아이를 번쩍 안아들고 저도 모르게 

“미안해 미안해 아가야 아팠지 엄마가 미안해” 

하고 있더라구요 

내 잘못은 아니지만 아기가 다치니까 미안하단 말부터 나오는걸 보고 그때 남편이 이런 기분이었을까? 생각하게 됐어요.


연애때는 물론이고 지금까지도 남편은 저한테 쓰는돈을 아까워하질 않아요.

남편은 어느집 남자들처럼 용돈 받고 그걸로 밥사먹고 커피마시고 회사다니는 평범한(약간 짠한) 회사원이에요.

신혼때 아마 용돈이 20만원인가 그랬을꺼에요 더 적었을수도 있고..

첫번째 생일이던가 남편이 몇십하는 선물을 준거에요 

놀래서 돈이 어딨어서 샀냐니까 그동안 몇달을 용돈을 모았대요 

그래서 용돈 얼마 안되는걸 어떻게 모았냐니까 점심을 굶었다네요 

그때 정말 놀라고 고마웠지만 한편으로 전 이해가 안됐어요 

저 역시 남편을 사랑하지만, 끼니를 거르면서까지 돈을 모아서 해줄 생각은 못할꺼 같았거든요 

내 능력껏 모아서 해줄생각은 해도 몇달을 점심을 굶고 그걸 티도 안내고 

그리고 그렇게 주고 생색도 안내고 주는것만으로 행복할수 있을까? 난 저렇게 못할꺼 같은데 라는 생각을 속으로 했었어요.

아이를 낳고 보니 내 입에 안들어가도 내새끼 입에 들어가는거 보니 행복하더라구요

올해 수박이 너무너무 비싼데 아이들이 수박타령을 해서 수박을 사두고 아이들 먹으라고 정작 한입도 안먹게 되는걸 보면서 

내입에 안들어가도 행복한게 이거구나 라는 생각을 했어요 

아이를 낳고 내가 아이를 사랑하고 희생하는 마음 만큼 남편도 비슷한 맘으로 나를 대해줬다는걸 하나씩 느끼면서 

그 전에 내가 알던 사랑은 서로 주고 받고 챙기고 보고싶고 그정도였다면 남편의 사랑깊이는 내가 알던거와 많이 다르구나 

자식을 키우면서 느끼는걸 남편은 나한테 해주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에 많이 고맙고 또 배우고 반성하게 되네요

또 한편으론 내가 모자란 사람이라 자식을 낳고서야 비교해서(?) 남편 사랑을 뒤늦게 가늠하는게 남편한테 넘 미안해지더라구요.

오늘도 내가 더 노력해야겠다 결심하게 만드는 남편, 앞으로는 제가 더 좋은 와이프가 되고싶어요.

uWmPO




목록 스크랩 (0)
댓글 57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바세린 X 더쿠💛] 퀸비 vs 핑크 버블리! 너의 추구미는 뭐야? ‘바세린 립테라피 미니 리미티드 에디션’ 체험 이벤트 363 12.23 31,176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12.06 284,291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04.09 4,401,995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8,066,513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6,534,541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1 21.08.23 5,634,654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5 20.09.29 4,591,964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65 20.05.17 5,194,668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7 20.04.30 5,627,666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0,454,379
모든 공지 확인하기()
2587070 유머 이재명이랑 봉 들고 사진찍은 썰 푼다. 1 22:35 272
2587069 이슈 다시봐도 울컥하는 2022년 3월 10일 대선 다음날 청와대 대변인 브리핑 1 22:33 604
2587068 이슈 경찰청 블라인드 글 읽어주는 박정현 의원님 8 22:32 1,668
2587067 이슈 무한반복으로 보게 되는 최신 캐롤 뮤비 1 22:31 261
2587066 유머 택배가 왔는데 왜 문을 못 여니 1 22:31 529
2587065 유머 이미 하이브 건물에 있다는 얼굴 인식 시스템 9 22:31 958
2587064 이슈 KBS 가요대축제에서 기강잡은 S.E.S. 바다 3 22:31 463
2587063 이슈 윤종신이 쌈디에게 너가 랩하고 있으면 어떡하냐고 했던 무대 5 22:28 1,073
2587062 기사/뉴스 '어린' 여자 가수들은 감히 정치에 끼지 말라고요? 3 22:28 1,029
2587061 이슈 경제는 보수지!!!! 12 22:27 1,497
2587060 이슈 오늘자 영화 포스터같은 너무너무 예쁜 후이바오🐼🩷 45 22:24 1,510
2587059 이슈 1950년 12월 24일, 74년전 오늘 흥남철수 배에 타고 계셨던 그분(문프)의 부모님 11 22:24 1,167
2587058 기사/뉴스 현빈 "손예진과 비슷한것 많아..결혼생활 너무 좋고 인생 바뀌어"('짠한형') 2 22:22 1,060
2587057 유머 아이돌 팬인줄알고 응원봉 든 아저씨랑 사진찍은 라이즈팬 106 22:22 11,000
2587056 이슈 진짜 처참한 90대 노인의 크리스마스 소원.jpg 55 22:21 3,920
2587055 이슈 양요섭이 부르는 권진아의 '위로' 4 22:20 212
2587054 이슈 연말 되면 이상하게 우울해지는 달글 21 22:19 2,223
2587053 이슈 블랙핑크 로제 rosie’s number one listening partyㅣSpotify Listening Party 2 22:19 254
2587052 이슈 05년생 해외멤버의 최애 음식이라는 선지해장국 (Feat.미야오) 6 22:18 720
2587051 이슈 1989년 루마니아 국민들이 받은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jpg 31 22:18 3,4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