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늘 : 기획안 재밌어요? 아직 안 읽었는데
송윤아 : 오승아 씨 레파토리는 변함이 없네요. 여전히 기본도 안 되있고.
김하늘 : 그런 소리 많이 들어요
김하늘 : 그동안 많이 크셨네요. 5년 전엔 저랑 눈도 잘 못 마주치시더니.
운이었나? 그때 그 작품 망했죠? 4%? 5%
시청률을 떠나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김하늘 : 시청률을 떠나면 안 돼죠. 드라마가.
송윤아 : 맞아요, 안 돼죠. 근데 나한테 그렇게 관심 많은 줄은 몰랐네요.
김하늘 : 누가 얘기해 준 건데, 안 하길 잘았다고. 작가님은 주로 재벌, 신데렐라, 출생의 비밀 그런 거 좋아하시나 봐요.
송윤아 : 오승아 씨는 내 드라마에서 그것 밖에 안 보였나 봐요.
김하늘 : 저야 모르죠, 안 봐서. 우리 엄마가 그러시더라고요. 전 미국 드라마 좋아해요. CSI, 프리즌 브레이크 뭐 그런 거요. 작가님은 안 보세요?
송윤아 : 우리 집에도 텔레비전 있어요. 냉장고만 한 거.
김하늘 : 근데 왜 안 배우세요. 미드에는 재벌, 출생의 비밀 그런 거 안 나오던데.
송윤아 : 왜 안 나와요, 나오죠. 오승아 씨는 드라마 볼 때 내용 파악은 안 하고 그림만 보나 봐요? 나오는데 미국 배우들이 워낙 연기를 리얼하고 퍼펙트하게 하니까 진짜같잖아. 대사가 무슨 껌인 줄 아는지 2줄만 넘어가면 씹기 바쁜 배우에게는 무리죠. 오승아 씨는 연기 욕심 없나 봐요? 그런 거 안 배우면? 이쁘다고 배우인가, 이쁘다고 배우면 텐프로 데려다가 연기 시켜야지
송윤아 : 부럽겠어요. 지현이랑 친구라면서요. 친구는 열기를 잘 하잖아. 어쩜 두 시간 짜리 무대를 혼자 다 이끌어. /아차, 오승아 씨 취향은 미국 드라마랬지? 근데 그거 알아요? 오승아 씨가 즐겨본다는 그 미국 드라마에 나오는 배우들은 CF 안 찍는 거?
김하늘 : 제가 알아야 돼요?
송윤아 : 당연하죠, 우리나라 배우들은 연기 못 해도 CF만 찍으면 탑스타인 줄은 아는데 미국 배우들은 실제로 자기가 쓰지도 않는 제품 홍보하는 건 수치로 여기거든요.
김하늘 : 작가님은 그렇게 자존심이 세셔서 하시는 드아마다 PPL 범벅을 하시나 봐요.
송윤아 : 아, PPL. 오승아 씨 같은 배우가 회당 2천이나 가져가니까. 배우 내 출연료만 1억인데 제작은 뭔 돈으로 해야할까요? PPL 하기 싫으면 출연료를 깎든가.
김하늘 : 작가님도 회당 2천이라면서요. 제가 깎으면 작가님도 깎으시나요?
송윤아 : 나 보고 대본을 검사 맡아라 그 말이에요?
김하늘 : 그렇게도 들리네요.
송윤아 : 뭐? 너 지금 제정신이야? 대본을 검사해? 그냥 네가 쓰고 네가 다 해쳐먹지. 연기를 좀 그렇게 악착같이 해보지 그렇니.
김하늘 : 그래서 대본 미리 달라는 건데?
송윤아 : 대본 미리 준다고 네가 그게 되니? 그래, 내가 미친년처럼 손벽 부딪혀준다. 나 대본 검사 맡을 테니까 넌 촬영 전에 나한테 연기 검사 맡고 촬영해 알겠어?
김하늘 : 유치하시다, 제가 직접은 못 가고요. 리허설 배우 보낼게요, 그럼.
송윤아 : 너 진짜 겁대가리 없구나. 너 이 작품 하기 싫지? 그럼 하지 마. / PPL도 안 하겠다, 밤 촬영도 안 하겠다, 상대 배우는 지가 뽑겠다. / 야 무슨 네가 안젤리나 졸리야?
김하늘 : 작가님도 김수현 선생님은 아니잖아요. 그리고요, 한국에서는 안젤리나 졸리보다 제가 더 인기 많아요. 작가님 옆집 아줌마한테 물어보세요. 오승아는 알아도 졸리는 몰라요.
드라마 <온에어> 중에서 - 작가 김은숙 (시크릿 가든, 태양의 후예, 도깨비, 미스터 선샤인 등 쓴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