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방식: 콤비(윗니 설측 아랫니 순측)
교정비용: 680만원. 300 우선납입 후 30씩 분납함. 월치료비X
교정기간: 5년(2012년 11월~2017년 11월)
잇몸돌출은 없었고 다만 좀 많이, 심하게 뻐드렁니였음
남친 표현에 의하면 <미끄럼틀>이었음
28살, 좀 늦게 시작했지만 이 정도 나이에 하는 사람들 많길래 별 걱정없이 교정에 들감
처음 견적 냈을 때 예상교정기간은 2년 6개월. 실제론 딱 2배 걸림
초반에는 혼자서 사진도 찍어가며 변화를 관찰했지만 2년이 넘어가니 모든 게 귀찮아짐
과정별로 크게 느꼈던 것들만 몇 개 말해보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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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측의 장단
설측은 심미적으론 매우 훌륭함
초반 몇 달은 발음이 너무 후져서 "교정중이니 혹시?" 물어오거나
혀 구조상에 문제가 있거나 좀 띨해보이는 효과가 있음
나중엔 혀가 철길에 적응을 해 자유자재로 발음이 구사되기 때문에
1년 여가 지난 후부터는 그 누구도 내가 교정중인지 몰랐음
심지어 내가 교정한다는 걸 아는 친구들도 만날 때마다 "교정 끝났어?" 물어봄
브라켓을 처음 작용하고 며칠은 밥도 제대로 못 먹었음
죽은 먹을 수 있느냐
아니, 그냥 입을 움직이는 게 고통임
배는 너무 고픈데 죽 한 술 떠는 게 힘들어서 숟가락 집어던짐
"너무 스트레스 받는다"고 말하고 싶은데
"넝우 슈츄레슈 방응다"고 발음이 돼서 비웃음을 삼
몇 달이 지나 혀에 굳은 살이 올라 통증도 사라지고 더 지나 발음도 괜찮아지고
더 지나니 밥 먹을 때마다 브라켓에 밥알이 한 숟갈 거뜬하게 끼는 것에도 적응이 됐지만
한 번씩 욱 하고 다 뜯어내버리고 싶은 욕구가 치밀어오름
거기다 순측에 비해 교정속도가 느리고 나중에 치아를 정돈하는 미세교정이 힘듬
나는 그래서 마무리로 투명교정기 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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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얼굴
돌출입교정이라고 바로 입을 집어넣는 게 아니라 치아를 고르게 펴는 작업부터 함
근데 이게 사람을 극악으로 못생겨지게 함
소위 말하는 땅콩얼굴이 되는데, 내가 왜 이걸 하고 싶어했지? 혼자 끊임없이 되묻게 됨
계속 이렇게 못생기게 사는 건가, 아니면 괜찮아지는 걸까 하고 교정 카페 등에 들락거리며 땅콩얼굴을 계속 검색하게 됨
1년 여쯤 못생김이 가장 심해서 우울터짐
하지만 본격적으로 치아를 넣는 당기기를 시작하면서 점점 땅콩이 사라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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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트라이앵글
예민한 사람은 교정을 다시 생각해봐야 하는 중요한 부작용 중 하나
특히 나이 좀 들고 교정 시작한 사람들에겐 다 생긴다고 보면 됨
나는 블트 생기든 말든 관계없다, 이만 쏙 들어가자
고 생각하고 담담하게 받아들이자고 생각했지만
막상 윗니에 세 개나 생겨서 개우울함
불과 석달 전까지만 해도 윗니엔 블트가 1도 없었는데 교정 마무리 단계에서 뽜뽜뽜 생김
설마 난 안 그러겠지- 하는 생각은 접어두고
이 정도 부작용은 각오할 수 있을 정도로 치아교정에 대한 열망이 있을 때 하는 게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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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주걱턱이구나
교정상담을 총 세 군데서 받았는데
딱 한 군데 치과에서 내게 주걱턱이니 교정을 하지 말라고 했음
지금은 입툭튀라 주걱턱이 티가 안 나는 거라고
그렇게 돌출입이 스트레스라면 차라리 양악을 하는 게 좋겠다고 수술전문병원을 권함
큰 수술은 부담스러웠기 때문에 그냥 교정을 하기로 했고
이가 들어갈 수록 어, 내가 주걱턱인가 보구나 싶게 턱이 도드라져 보이기 시작함
그렇다고 심한 주걱턱은 아니고 남들 돈 주고 넣는 턱보형물 나는 갖고 태어났네 싶은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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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와 잇몸의 노화
교정 카페의 누군가가 치아교정을 하는 것은 틀니를 10년 당기는 것과 같다
는 말을 했는데 교정이 끝난 지금 그 말의 무게를 실감하는 중
치아가 예전만 못하다는 게 체감이 됨
저들 딴에는 잘 있던 것들을 이리 옮겼다 저리 옮겼다 생부르스를 춰놨으니
이가 전처럼 단단하게 잘 있을 리가 만무함
치과에서 앞니로 음식 끊어먹지 말라고 하는 이유를 알겠음
아랫니 중 하나가 전보다 커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알고보니 잇몸퇴축이 되어서 속에 있던 치아가 드러난 거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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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을 고민하는 덬들에게
치과에서 하는 말에 큰 거짓말은 없지만 그렇다고 사실을 다 얘기해주지도 않음
크고 작은 부작용들이 많기 때문에 혼자 조사와 공부를 해야 함
특히 부작용, 잇몸퇴축으로 인한 심미적인 문제도 일어날 수 있고
치근흡수로 인한 기능적인 문제가 일어날 수도 있음
교정 카페 같은데 가보면 수많은 부작용 사례가 있으니 잘 살펴보고 결정하길
근데 나도 처음 교정할 땐 남들 부작용은 눈에도 안 들어왔었음
왜냐면 교정이 너무 하고 싶으니까. 이 못생긴 치아를 어떻게든 해버리고 싶으니까
교정을 후회하냐 만족하냐 극단적으로 나눈다면 만족에 가깝긴 하지만
내가 예전에 그 정도로 심한 돌출이 아니었으면 후회했을 거라고 생각함
그리고 정말 교정을 해버려야겠다 생각한다면 최대한 일찍 하길
나이 들어서 하는 교정은 교정기간도 길 뿐더러 치아와 잇몸에 너무 무리가 감
나중에 내 자식이 나와 같은 입툭튀라면 애가 고딩 때 해치워줘버릴 거임
원더기의 교정후기는 요 정도
궁금한 것 있음 댓글로 달아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