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는 무명의 여대생 더쿠야
제목에서 느꼈겠지만 그닥 밝지만은 않은 얘기니까 마이너스성 글이 싫은 덬들은 미리 피해주길 바라
나는 못생겼어
어느 정도냐면, 만화나 웹툰 같은데에 나오는 못생긴 여자들이랑 비슷하게 생겼어
내 얘기가 나오니까 "아 그 떡대?"라고 말한 남자애도 있었고
학교 여자애들을 얼평하다가 내 이름이 나오니까 "걔는 말하기도 미안하다..."라던 남자애도 있었어.
나랑 눈을 좀 오래 마주치고난 후에 부러 오바+과장하면서 내 외모를 조롱하던 남자애도 있었고.
이유모를 불친절함은 일상이었어도, 이유없는 친절은 단 한번도 겪어보지 못했어.
외모로 인해 받은 차별이 너무 만연해서 차마 적을 수도 없는 거 알아?
특히 내 친구는 학교에서 손 꼽히게 예쁜 애였거든.
그 친구와 나를 향한 사람들의 행동이 얼마나 다른지 보면서 더 좌절했어.
차라리 못생기지 않은 사람이 사는 세상을 몰랐더라면, 세상이 원래 이렇게 차갑구나하며 살아갔을텐데
내 세상만 차갑다는걸 학창시절부터 느끼고 자랐어.
학창시절의 기억이 너무 끔찍해서 나는 기본적으로 남자를 불신하고 무서워해.
그 어떤 남자를 만나도 "얘도 예쁜 사람만 좋아하겠지. 나는 못생겨서 싫어하겠지? 못생긴 애가 말걸어서 기분 나빠하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 먼저 들어.
남자랑 눈 마주치고 대화하는건 절대 불가능하고, 그나마 대화를 할 때도 항상 손으로 얼굴을 가려.
여자애들과 대화하는 남자애들을 보면 "쟤네는 저 여자애들이 평균 이상으로 생겨서 저렇게 같이 노는거겠지." 라는 생각이 든다?
남자애들 사이에서 거리낌 없이 대화하는 여자애들을 보면서
그 여자애들의 성격이 아닌, 그 성격을 가질 수 있게 해 준 쟤의 얼굴을 부러워 해.
외모지상주의 때문에 마음 깊은 곳까지 망가져버린 나면서
나조차도 외모 지상주의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아.
물론 내가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거나, 외모에 따라 다르게 행동하진 않지만.
예쁜 애가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면 "쟤는 예뻐서 좋겠다. 사람들이 먼저 호감을 가져주잖아./쟤는 예뻐서 저렇게 나대도 다들 좋아하겠지./쟤는 예뻐서 이제까지 사람들의 거절은 느껴본 적 없겠지? 그니까 저렇게 친화력이 좋을 수 밖에." 라는 생각을 하고
평범한 애가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면 "나도 쟤 정도만 됐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해.
돌아버릴 것 같다.
지금 내 인간관계의 모든 문제의 근원은 다 외모 때문인 것만 같아.
사실 틀린 말이라곤 생각하진 않는게 나랑 친해진 애들은 다 내 성격을 칭찬하고, 갈수록 더 돈독해지거든.
근데 가까워지기 전까진 아무도 내게 다가와주지 않는 상황이며
나 역시 누군가에게 섣불리 다가가지 못하는 상황들은 모두 내 외모 때문인 것 같아 슬프고 억울해.
실제로 예쁜 애들은 저절로 애들이 꼬이잖아....
중학교 때 외모 때문에 스트레스 받은 이후로 여고에 진학해서 한동안 좀 괜찮았었는데
대학교에 오니 다시 남들과 나를 비교하게 되고, 행동 하나하나에 의미부여 하게 되고, 거울보며 자학하게 된다.
너무 우울해.
할 수만 있다면 얼굴을 싹 다 갈아엎고 싶은데.
뼈 깎기가 무서워서 하지도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