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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혼자 일본여행 갔을 때 겪은 사소한 에피소드 후기 (스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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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31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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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나덬은
ㄱ) 길은 잘 찾지만 스스로를 너무 믿어 방향을 잘못 잡아 길 잃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음
ㄴ) 길은 잘 찾지만22 나만의 새로운 루트 찾는 걸 좋아해서 도전하다가 길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음
ㄷ) 오지랖 넓고 다신 안 볼 사람한테는 아무말러
ㄹ) 일본어 ㅇㅋ, 영어 ㄴㄴ
ㅁ) 혼자! 히토리!

여기저기 여행 다녀와보긴 했는데
아무래도 내가 일본어를 할 줄 알아서 그런지 유독 일본에서 겪은 작은 에피소드가 많아서ㅋㅋㅋ
몇 개 생각나는 거 다이어리 뒤져서 가져옴ㅋㅋ








1. 후쿠오카 오호리 공원

장마철에 갔더니 비가 찔끔찔끔 오길래 우산 쓰고 미술관 찾아 달림
뒤에서 웬 아줌마 말 걸어서 으잉? 함

아줌마: 학생 버스 정류장 어디 있는지 알아?
나: 어디 가는 버스 정류장이여?
아줌마: ㅇㅇ 가는 버스 정류장
나: 알아여 도중까지 저 따라 오세여 

당시 후쿠오카 초행길이었던 나무묭ㅋㅋㅋㅋㅋㅋ
같이 걸으면서 아줌마가 하신 말씀은 말 걸고 보니 외국인 같긴 했는데 차림이 너무 후리해서 이 동네 사는 줄 알았다고 하심
그리고 당시 가방도 없이 주머니에 손 넣고 걷고 있던 나..☆
손목에는 편의점 봉투가 걸려 있었고 그 안에는 오후의 홍차랑 샌드위치가 있었다..





2. 나라 동대사

일정 꼬여서 공복이었는데 진짜 당장이라도 사슴센베 뺏어먹을 지경이었음
이렇게 걷다가는 죽겠다 싶어서 멍하니 벤치에 앉아 있는데 홍콩인지 대만인지 아무튼 영어 잘하는 중국계 느낌의 애들이 사진 찍어달라고 함
그런데 인터넷에서 떠돌던 해외에서 사진은 카메라 든 한국 여자가 짱이라는 말이 떠오르더라고ㅇㅇ
존나 잘 찍어줘야지 싶어서
포즈 다 잡아주고 대여섯방 찍어서 하나하나 확인해가면서 인생사진 건져주니까 애들이 쿠키 줌
원래 외국에서 외국인이 주는 거 먹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배고파서 먹음..ㅋㅋㅋㅋㅋㅋ

먹고 있는데 이번에는 한국인 여자애 둘이 말 걸어온 거야ㅋㅋㅋㅋ
마찬가지로 다이나믹하게 사진 다 찍어줬더니 먹을 거 또 줘서 포장지 까는데
까기가 무섭게 일본인 아줌마들이 말 걺ㅋㅋㅋㅋㅋㅋ

이날 앉은 자리에서 총 11명의 사진을 찍어줬다




3. 고베 비엔날레

작품 하나가 완전 검은방으로 공간을 만드어서 체험하는 작품이었는데 여기서 스미마센병을 잠시 얻음
정말 총총 걸어가다가 콩 부딪치고 곧바로 스미마센! 스미마센!
스미마센이 메아리치는 검은 공간이었는데
나와서 스탭이 어땠냐고 묻는 거
"어... 져스트 스미마센" 하니까 스탭 개터짐ㅋㅋㅋ 아마 그건 외국인만 느낄 거라고ㅋㅋㅋ





4. 후쿠오카 어딘가의 스벅

주문하는데 스벅파트너가 저기.. 한국인이세여..? 하길래 ㅇㅇ하니까 
저 소녀시대 좋아했었어여! 하는 거여
그래서 "좋아했었..다고여..? 이제 좋아하는 건 아니고?ㅋㅋ" 하니까 
아니라고!ㅋㅋㅋㅋ 되게 다급하게 "소녀시대 여전히 좋아해여!ㅋㅋ" 라고 급하게 말 바꿈ㅋㅋ
소녀시대 너무 다리 예쁘다고 해서 
"...다리만?ㅋㅋ"이러니까 "아녀!!!! 얼굴도 예뻐여!ㅋㅋㅋㅋㅋ" 라고 하는 게 좀 귀여웠엉

하지만 막상 나무묭 소녀시대 팬은 아니었다는 점...





5. 후쿠오카 피치존

원덬은 일본의 속옷 사보고 싶었다!!
잠깐 스몰톡하다가 사실 나 일본 사이즈 모르겠어 하니까 
아 진짜? 재줄까? 하길래 부탁요ㅇㅇ 하면서 이야기 나누는데

점원: 일본어 잘하네 얼마나 있었어?
나: 3일!
점원: 어! 관광이었어?? 그럼 언제 가?
나: 내일!

그러고서 이제 속옷 얍얍 고르는데 푄티사이즈를 고민하는 나한테
요 사이즈면 돼ㅇㅇ 라고 하는데 내가 봤을 때 이건 뭐 허벅지에서 푄티끈 터져도 할 말이 없을.. 그런.. 베리 스몰.. 푄티..
이건 안 맞을 거 같다고 말하니까 일본 점원 특유의 에~~~ 이렇게 날씬하노니! 라길래
내 하반신 아주 형편없어서 그래 라고 말했더니 점원 개터져서 둘이서 푄티 하나씩 잡고 존나 웃음ㅋㅋㅋㅋ

하반신 형편없는 건 뭐야ㅋㅋㅋ 자꾸 그래서 
이건 뭐 보여줄 수도 없고! 라고 나도 모르게 자꾸 나훈아 흉내ㅋㅋ 
일본인이 알 리가 없는 드립 존나 치고 옴ㅋㅋ





6. 교토 버스에서

뭔가 사람이 되게 없는 버스였는데 이게 내가 갈 곳 가긴 가나 해서 기사님한테 얍 물어보고 탔거든
보니까 되게 우유 잘 먹게 생긴 중딩 남자애 두 명 앉아있더라고
어쨌든 올라타서 너무 졸리길래 엄청 졸고 가는데 갑자기 누가 악!! 하고 소리를 지르는 거
깜짝 놀라서 진짜 어깨가 들썩였거드뉴ㅠㅠ 

보니까 막 정류장에서 타신 할머니? 신 거 같은데 약간 장애가 있는 분 같더라고ㅠㅠ
큰 소리에 놀란 마음 진정시키는데 내 바로 뒤에 탄 말투 겁나 날티나는..ㅋㅋㅋ 학생이 친구한테 갑자기 막 설명 시작함
야 여기에 무슨 시설이 있어서 저런 분들이 가끔 타는데, 무서워하고 그럴 필요 없다고
친구 놀랄까봐 설명해주나? 하고 귀 쫑긋하고 있었는데 친구가 다 알아ㅋㅋ라면서 겁나 놀림
그러니까 아 그냥 하는 말이라고! 이러면서 되게 짜증냄ㅋㅋ
아마 나한테 설명..ㅋㅋㅋ 해준 거 같더라고ㅋㅋㅋ





7. 교토 상국사

거기 본당에서 한 가운데? 이런 데서 박수 쳐서 그 소리가 되게 청명하면 뭐 있고 그런가봐
나는 혼자 가서 되게 찌질거리면서 어슬렁거리기만 했음
그랬더니 한 아재그룹에 속한 아재 한 분이 아가씨도 여기 와서 빨리 손뼉 쳐보라고, 부끄러워 할 필요가 없다고 하시는 거ㅋㅋ
여기서 쳐야 소리가 청명하다고 막 위치 정해주시고ㅋㅋㅋㅋㅋ
처음에는 소리가 잘 안울리니까 옆에서 파이팅파이팅 더 해보라고ㅇㅇ
그래서 소리 짝하고 잘 나니까 아재그룹 뒤에 있던 아주머니들도 막 박수쳐주셔서 잠시잠깐 한류스타 느낌 맛봄





9. 교토 기온쪽 골목길

나덬은 구글센세가 알려준 좋은 길을 깨부수고 멋대로 걷다가 기어코 길을 잃어 종아리를 잃기 일쑤야ㅋㅋ
그때도 난젠지였나, 무슨 단풍 예쁜 곳을 찾아가고 있었음
근데 구글맵을 보니까 원래는 ㄱ같은 모양으로 가야되는데 옆에 골목이 있어서 ㄴ같은 모양으로 가도 될 거 같더라고
난 굉장히 충동적으로 걷기 시작했는데 내가 찾는 곳은 안 보이고 옆에 있는 골목길은 공사중이라 막혀있는 거
앞에 그 공사관계자분이 계시길래 슬쩍 여쭤봄

그랬더니 막 무전기 쳐서 다른 분들한테도 같이 물어봐주시는 거야ㅠㅠㅠ
그래서 아니라고, 괜찮다고 그러는데 아저씨께서 아무래도 이 골목으로 지나가야 될 거 같다고 하시더라고
그러면 다시 돌아서 가겠다고, 알려줘서 감사하다고 막 그랬는데
아저씨께서 조금만 기다리라고 하시더니 따라오라고, 지나가게 해주신대!
죄송해서 아니에여, 아니에여, 하는데 공사 다 멈추고 나 지나가는 내내 다 꾸벅꾸벅 인사해주셔서 내 목도 덩달아 떨어져나갈 뻔ㅠㅠ
다 지나가서 뒤돌아보니까 아까 그 아저씨가 나 다 지나가는지 지켜보고 계시길래 멀찍이서 크게 인사드림ㅠㅠ 
정말 너무 따수워서 점핑 큰절할 뻔한 순간이었어





10. 교토 고쇼에서 

난 여행지에서 어깨를 박살내고 오는 스타일이야!
필름카메라+미러리스 조합은 필카 때문에 어깨가 개박살나거든ㅇㅇ
내가 갔을 땐 예약 필요없어졌을 땐가 그랬는데 되게 애매하게 비가 내리는 날이었음
그 누구보다 프로페셔널한 느낌으로 건물 하나 찍을 때마다 필카로 찍고 미러리스로 찍고 핸드폰으로 찍고 이 작업을 무한반복했거든ㅋㅋㅋ

근데 갑자기 누가 뒤에서 저기여.. 이러는 거
보니까 중딩..? 쯤 되어보이는 남자애가 한주먹거리도 안 되어보이는 작은 똑딱이를 들고 서있음
이런 상황 너무 익숙해져 있었던 나는 곧바로 사진 찍어주까?❁´◡`❁ 라고 고향집 할미 같은 인자한 미소로 물었지
그럼 넘나 감사하다고 애기들 우르르 나오더라ㅋㅋㅋㅋ 손목에 똑딱이 세 개씩 걸고 카메라도 바꿔가며 찍어줌
결국 걔네 반 애들 거의 다 찍어준 듯ㅇㅇ.. 
거의 학교에서 고용한 사진사 수준으로 엄청 찍어줬더니 애기들이 고맙다고 꺄르륵 웃더라고.. 귀엽겤ㅋㅋㅋ









요약해서 적는다고 적었는데 개스압이라 동공지진...ㅋㅋㅋ
이외에도 이런저런 에피소드는 많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혼자 다니다 보니까 이런 일을 조우할 기회가 더 많았던 거 같아! 개인적으로 친구랑 다녔으면 친구랑 이야기하기도 바빴을 거 같아ㅋㅋ
물론 이상한 사람 참 많지만!! 나는 다행히 친절한 사람들을 훨씬 많이 만났던 듯!
그리고 여기서 내가 느낀 건 사람들은 대체로 혼자 뽈뽈거리며 돌아다니는 외국 여자애한테 상냥해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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