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에 다녀온 후기>
사실 난 우리 외할아버지가 강제징용을 다녀오셨다는 걸 몰랐어.
엄마도 굳이 좋은 일이 아니라서 그동안 말씀을 안 하셨던 것 같아.
서른이 훌쩍 넘어서야 우연히 대화하다가 알게 됐는데, 엄마도 자세히 들으신 건 아니라서 할아버지가 언제, 어디로 끌려가셨는지는 모르시더라고.
그동안 학교 역사 수업이나 책에서만 보던 강제동원의 역사가 내 가족의 이야기라는 걸 깨달으니 기분이 참 묘하더라.
처음부터 여길 가려고 계획했던 건 아니었어. 부산 락페스티벌에 갔다가 일정이 비는 날 지도를 보던 중 우연히 발견해서 찾아가게 됐거든.

벌써 4년 전이라 기억이 조금 가물가물하긴 한데, 지하철역에서 내려서 마을버스로 환승해 꽤 높은 지대까지 올라갔던 걸로 기억해.
관람료는 무료였고, 지어진 지 얼마 안 된 새 건물에 다양한 행사와 교육 프로그램이 있어서 아이들도 꽤 많이 있었어.

전시실 입구

이걸 보는데 속에서 불이 부글부글 끓더라. 정말 너무나도 많은 분이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강제동원을 당하셨더라고.
우리 외할아버지도 이 수많은 분 중 한 명이셨겠구나 생각하니 더욱 감정적이게 됐어.
이 지도를 봤을 땐 정말 욕지기가 치밀어 올랐어.
일본군이 점령한 곳에는 어김없이 위안소가 설치되어 있더라. 저 수많은 점들을 봐...
특히 위안부 피해자분들 중에는 다들 속아서 가신 분들이 많았대. 취업을 시켜준다는 허위 공고를 내서 수많은 조선의 여성분들을 위안부로 끌고 갔다는 거야.

실제 강제동원된 조선군인이 입었던 군복도 전시되어 있고

강제동원된 분들 상당수가 끌려가셨던 탄광과 광산을 재현해 놓은 시설도 있었어.
사람 한 명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든 공간에 누워서 광석을 캐야 했고, 제대로 된 끼니조차 얻어먹지 못했대. 실제로 수많은 분이 저 안에서 돌아가셨다고 하고.

그리고 한쪽 벽면에 강제동원 피해자분들의 사진이 쭉 걸려있었어. 그냥 글이나 설명으로만 듣다가, 이게 실재했던 사람들의 역사라는 게 피부로 와닿더라고.
다들 너무 젊고 앳된 분들이라 마음이 더 아팠어 ㅠㅠ

강제동원 피해자분들의 성함을 검색해 볼 수 있는 키오스크도 마련되어 있었어.
거기에 우리 외할아버지 성함을 넣어봤더니 동명이인이 네 분이나 나오시더라고... 근데 그 결과만 보는데도 왜 그렇게 눈물이 나던지.
내일이면 벌써 81주년 광복절이네
혹시 부산에 살거나 근처에 갈 일이 있는 덬들이라면 시간 내서 꼭 한 번 방문해 봤으면 좋겠어!
https://www.fomo.or.kr/museum/kor/Main.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