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출근하고 집가는길 택시에서 써보는 후기
대형펌 1년차 분야는 자문임
아직 3달밖에 안돼서 내 감상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 덬의 생각이 다 맞음
바쁘다
특히 빅펌은 진짜 개ㅐㅐㅐㅐ바쁘다
출근시간은 대략적으로 정해져있지만 퇴근시간은 미정
입사하고 주말출근 안한 주를 꼽는게 빠르고 운이 나쁘면 주말 이틀 다 나와서 9 to 9 할때도 있었음
24시간 대기조가 기본이고 노트북만 있으면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직종(근데 근태는 왜이렇게 빡세게 보는지 의문임;;)이다보니
11시에 갑자기 전화와서 내일 영업시간 시작 전까지 이거 달라고 하면 그냥 군말없이 네 하고 결과물 만들어내야 하는 직종
내가 그 안에서도 빡센 곳에 온거같긴 함...
진짜 바쁘고 특히 돈 버는 팀(회사 주력팀)은 더 더 바쁘다
왜 다들 3년 이상 못버티고 탈주한다는지 입사 3달차에도 벌써 잘 알겠다ㅎㅎ
2.
다들 결혼을 빨리 많이 한다
파트너급은 미혼을 찾기 힘들고 어쏘도 3년차 이내에 결혼하는 케이스가 절반 이상인듯
로스쿨생 자체가 극한의 안정추구형 + 남들 다 하는데 나만 안하면 불안함 + 비교적 어린 나이에 고소득으로 진입 등등 여러 이유가 있을듯
아 그리고 로스쿨때부터 느낀건데 장기연애하는 사람이 진짜 많음
내가 속해본 집단 중에서 장기연애비율이 이렇게 높은 집단은 처음임..
보통 로2~로3 잘 버티면 결혼하는듯
10년 만나다 변시 끝나고 깨진 케이스도 보기는 함
그리고 남자 변호사들은 정말 결혼시장에서 잘 팔리더라ㅋㅋ
근데 소신발언하자면 멀쩡한 사람들은 로스쿨 들어오기 전부터 장기연애해서 결혼하고
변호사 타이틀 달고나서부터 소개팅 20건씩 돌리는 애들 중에선 좋은 사람 찾기 어려운거같음(ㅈㅅ)
3.
빅펌과 서초동 사무실은 삶의 양태가 다르다
빅펌이 ㅈㄴ우월하고 압살함ㅋㅋ <- 이런 뜻이 아니고 말 그대로 사는 모습이 확실히 다름
기본적으로 자문 주력/대기업이 주 고객인 빅펌과 주로 송무 주력/개인고객 위주인 서초동은
고객 수임부터 일하는 분위기 조직구성 워라밸 등등 여러 면에서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는 듯
당장 나는 빅 자문이라 법정 나갈 일이 없는데, 작은 법인/사무실에서 송무 하는 친구들은 매일 법정 나감(지금은 수습 기간이라 우리 이름으로 변호는 못하고 주로 재판 메모해서 내부보고하는 목적으로 많이들 감ㅋㅋ)
대형과 중형급 전관펌, 네트워크펌도 차이가 있는거같고...
서초동은 확실히 개인 수임 능력 좋으면 상방이 뚫려 있는거같고, 대신 하방도 뚫려있고
빅은 정말 드문 아웃라이어가 아닌 이상 상방도 하방도 막혀 있는 느낌
조금 넓히자면 로스쿨 학벌에 따라 대형펌 지원/선발 가능 유무가 확연히 갈리는건 사실이고
그래서 이제 로스쿨에 진입하는 입장에서는 단순히 네임드, 변시 합격률을 떠나
본인이 원하는 삶의 양식이 어느 쪽인가(난 대형펌 가서 부품으로 갈리기 싫고 서초동에서 수임 잘하고 날아다닐 자신 있음 vs 난 절대 혼자 영업 못하고 힘들게 갈려도 대형펌에서 월급받고 살고싶음)까지도 함께 고민해보는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함
4.
ai 얘기
요즘 제미나이가 소장도 써준다고 하고 그 소장으로 변호사 이겼다는 얘기도 나오는데
나는 이 업계의 ai 침투는 포괄적인 ‘변호사 업계’가 아니라 자문업계와 송무업계를 분리해서 봐야한다고 생각함
나는 자문만 아는 입장이라 그 입장에서 생각해봄
외부에서 변호사를 생각하면 소장 쓰고 법정 나가서 변론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변호사의 역할은 ‘대리’야
본인을 대신, 대리하는 것
이 대리라는 것의 범위는 상당히 넓어서
예를 들어 투자를 하려고 하는데 돈 빌려주는 측과 돈 빌리는 측과 거기에 담보 제공하는 측 이렇게 3면관계가 있으면
본인들이 직접 이거저거 조건 따지느라 얼굴 붉히는 대신 한 다리씩 끼고 소통을 하려고 함
그게 대리인이고 변호사의 역할 중 하나.. 법적인 얘기 비중은 20%도 안되고 상업적인 얘기를 전달하는 역할 위주로 하는 딜도 있음
또 뭔가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질 사람 필요하니 그 책임의 대리인으로서 변호사를 찾는 케이스도 많아
소위 “변호사님, 이거 문제 안 된다고 의견서 한번 써주시죠” 하는 케이스들
이 역할은 ai로 대체가 안 된다는게 개인적인 생각... 나중에 법정 가서 저는 책임 없고 제미나이를 깜빵에 보내주시죠 할수는 없으니
(물론 변호사들도 온갖 장치들로 그 책임 최소화하려고 애쓰긴 함)
이런 역할은 단기간에 쉽게 대체되기 어려울거같음
단 변호사의 역할을 ai가 단기간에 대체할 수는 없어도
변호사 업계 내부의 역할분배에서 ai가 차지하는 비중은 확실히 실시간으로 늘어가고 있는거같긴 하다
근데 또 여기 업계 나이든 사람들은 특히 더 새로운거 싫어하고 보수적이고 원래 하던 방식대로 하는걸 고집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어쏘 바운더리에서는 ai가 롤을 많이 가져가는거에 비해
나이든 사람들은 별 생각이 없는거같기도..
조금 첨언하면 국내 법률시장 구조는 사실상 대형~넓혀도 중대형펌 선에서 대기업 계열사들/우리가 알만한 중견기업들의 법률대리를 독점하는 구조인데
이런 구조적 특징 때문에 국내 법률 ai는 미국 시장 대비 발전이 느릴 거라는 견해도 있고 그것도 어느정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
이런 독점 구조가 덜한 시장에서는 법률ai 학습을 위한 자료 제공이 상대적으로 쉽게 이루어질 수 있을 텐데
여기는 그 자료들을 10개 이내의 회사들이 다 끌어안고 있는 상황이라서 좀 달리 봐야하지 않나 싶음
5.
로스쿨에서 배운 것이 변호사가 돼서 잘 쓰이는가?
-> 기본적인 사고방식을 잡는것에선 잘 쓰이고 세부적인 법률내용들은 분야 바이 분야지만 내기준 ㄴㄴ
자문은 확실히 민법을 제일 많이 쓰고 나머지는 담당 분야의 세부법령을 보게 되지 형공법은 볼일이 없는듯.. 행정법 조금?
근데 또 송무하는 친구들은 로스쿨 공부의 연장선같다는 말도 많이 함
어렵고 자료 정리 안된 민기록 형기록 푸는 느낌이라고 하던제
똑같은 변호사라 해도 자문 송무 어느쪽이냐에 따라 사는게 ㅈㄴ 달라지는듯
생활 패턴은 사바사겠지만
나는 일/공부에 투입하는 시간은 비슷하고 학교에 돈내고 사냐 회사에서 돈받고 사냐의 차이만 있는거같음
공부는 내마음대로 일찍 접고 잘수있었는데 회사 일은 그렇게 못해서 짜증남ㅋㅋㅜ
6.
선배들이 갈수록 같은 업계 사람들과만 교류하게 된다고 할때
엥?ㅋㅋ 난 저렇게 안살고싶음
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주 조금 이해되는 부분들이 생김
일단 자문변에게 나갈 수 있는게 확실한 약속<이란 없음...
그날 5시 반까지 사일런트했다가도 5시 반에 급하게 전화오면 바로 집못가고 야근 확정임
입사 후에 나간 모든 모임에서 “근데 난 못갈수도 있으니까 일단 너네 시간 맞춰서 잡아 난 당일에 상황 보고 갈수있으면 갈게” 이렇게됨ㅋㅋㅋ
그래서 우리끼리는 점심 밥약속 10분 전에 진짜 미안한데 나 방금 일이 와서 못갈거같아ㅠㅠ 해도 서로 무슨 상황인지 아니까 괜찮은데
외부 다른 업계 친구들.. 특히 무리로 만나는게 아닌 1:1로 만나는 친구들은 뭔가 내가 미안해서ㅠㅠ 자주 얼굴보기가 어려운 느낌...
그리고 정말 일/사생활의 분리가 안되고
일하는 시간 자체가 길고 밖에서도 계속 일 생각해야 하는 직종이라
다른 생각을 해서 머리를 비우고 싶으면서도 또 어딜 가서든 (내 생각이 거기 잠식되어 있으니) 머리에 일이 들어차있는 느낌
그래서 불쑥 일얘기를 해도 비교적 쉽게 알아듣는 동종업계 친구들이 편해지는 것도 있고...
학생때는 동종업계 사람들이랑만 교류하다 보면 사람이 꽉 막히고 세계가 좁아질테니 그렇게 살지 말아야지 했는데
(이 생각은 지금도 갖고있긴 함)
뭔가 진짜 그 입장이 되어보니..? 왜 그렇게들 말하는지 알겠음 점점 같은일 하는 사람이 편해짐 근데 동종업계랑 결혼하고싶다는 생각은 안들어ㅠ
6.
코로나 지나면서 생각보다 술 안마심
특정 회사/팀/변호사들은 먹기도 하는데 ㄹㅇ 사바사고 그사람들은 본인이 좋아해서 마시는거
옛날에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요즘은 확실히 업계 차원에서 부어라 마셔라 하는 분위기는 아닌듯?
7.
로스쿨생때는 변호사 삶을 대충 안다고 생각했는데 직접 되어보니 반의반의반도 모르는 거였음
더 생각나는게 없는데 혹시 궁금한게 있다면 나중에라도 답 달아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