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렸을 때부터 교사가 꿈이었고 그래서 대학교 졸업하고 교육학 학위 따고 실습 나간 후 바로 교사가 된 케이스야.
처음 졸업하고 나서는 사립 고등학교에서 일을 했어. 여기 고등학교는 담임 이라는 개념이 없고 나는 고3 학생들 수업이 많았어서 학생들이랑 나이 차이도 거의 없었고 지금 생각해보면 되게 친구처럼 수업했던 거 같음.
애들이 정말정말 착했고 사립학교라 한 반 당 정원이 열다섯명?정도라 수업 진행은 문제될 게 없었고 다만 월급과 복지가 별로라 2년 채우고 나왔어.
그리고 공립 교육청 들어감. 내가 초중고 보낸 학군으로 돌아와서 중학생을 가르쳤어. 중학교는 솔직히 피하고 싶었는데 경력이 많지 않아 선택의 폭이 없었음.
중2 반이었고 ‘담임‘이라는 걸 처음 맡게 되는데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1년 이었음. 그 전까지의 나는 어디가서 일 못한다는 소리 들은 적 없고, 모든 정신력으로 극복 못 하는 건 없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새학기 시작한 순간부터 하루하루 안 운 날이 없던 거 같아.
그 전까지는 사실 교사라는 직업은 내 교과과목만 잘 가르치면 장땡아닌가?라는 생각이었는데, 사실 교사랑 강사는 다른거잖아. 근데 그 당시엔 그걸 처음 깨달았어서 되게 힘들었어. 중학생 애들을 어떻게 다뤄야하는지 몰라서 처음 몇 개월 엄청 헤멨고 방학 기점으로 유튜브, 책으로 이론 공부도 하고 방학 끝난 후 개학하고 처음 2주는 수업 아예 안 하고 팀 단합 액티비티 위주로 애들 알아가는 시간을 보냈던 거 같아.
그때 생각하면 지금도 몸서리쳐지는데 그 때 1년동안 고생하면서 교사로써 엄청난 성장을 했다고 생각함. 그때 내 교사인생의 밑바닥을 찍었다고 생각해서 이제는 어떤 반을 가져다놔도 안 무서워. 암튼 암흑의 1년을 겪고 중학교 4년을 더 일하고, 운 좋게 내 꿈의 직장이 자리가 나서 고등학교로 옮기게 되었음.
사실 고등학교는 순탄해서 쓸만한게 없는데 중학교보다 확실히 몸이 덜 힘들고 목이 덜 쉬는 거 같아. 근데 중학교는 담임이어서 똑같은 애들을 매일매일 하루종일 보는데에 비해 (특별한 수업 몇몇개 빼고는 담임이 거의 전과목을 다 가르쳐야하는 시스템이야) 고등학교는 한시간 반마다 애들이 바뀌니까 좀 덜 친해지는 건 있는 거 같네.
마지막으로 10년정도 교사 생활하면서 신규 교사들에게 주는 팁이 몇 개 있다면
1. 새학기때는 좀 엄격하게. 아까본 글 댓글 중에 ‘민주적이지만 실질적 서열 1위’가 되어야한다는 거 봤는데 완전 공감해. 애들이 자기 의견을 눈치 안 보고 표출할 수 있어야 하지만 선생님 말을 100% 믿고 따르는 반 분위기를 초반부터 만들 수 있는게 중요한 거 같아.
2. 학급 규율은 명확하게 세우고 (그걸 안 지킬 경우의) 결과는 일관성 있고 공정하게.
3. 이건 나에게만 해당될 수도 있겠지만 출근은 좀 일찍, 대신 칼퇴. 퇴근 후에 학교 생각은 아예 안 하기. 여기는 학부모와 교사간의 연락 수단이 이메일인데 퇴근 시간 이후로는 이메일 확인도 안 하고 답장 안 해.
4. 학생들 이야기 들어주기. 아무런 조언 안 해줘도 듣는 것만으로도 애들이 고마워하더라구.
힘든 날도 있지만 그래도 보람 찬 날들이 더 많고 앞으로 아프지 않고 정년퇴직할 때까지 아이들 가르치는 게 목표야. 다른 교사덬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