슼에서 초등학교 선생님 글을 보고 내 어릴 때 기억이 생각 나서 써 봄
(관련은 없음)
나는 어릴 때 편식이 심한 어린이었음
야채를 싫어하고 고기 소세지 계란 이런 거 좋아하는... 어떻게 보면 흔한 아이
게다가 먹기 싫은 걸 억지로 먹으려하니 밥 먹는 속도가 느려서 항상 다들 떠난 식탁에 혼자 남아 꾸역꾸역 먹곤 했음(이 기억은 감정적인 부분이라 더 오래 남은 듯)
초등학생이 되어서 더 다양한 음식을 접해도 그 습관을 고치는데에 오래 걸렸음 오히려 낯선 게 늘어서 적응하느라 그랬던 걸지도
소원 쿠폰을 열심히 모아서 '급식 다 안 먹고 남기기' 에 썼더니 황당해하시던 담임쌤 표정이 생각난다
그래도 고학년때는 먹기 싫어하는 것도 참고 먹을 수 있는게 생겼고 속도도 빨라졌고 먹는 양 자체도 늘어서 극단적으로 뒤처지진 않게 됨
그러던 어느날 며칠 동안 병설 유치원 급식 당번을 맡게 됐음 유치원이랑 급식실과의 거리가 좀 있어서 카트에 넣어서 가져가고 수거해오는 그런 간단한 일이었음 그렇게 간 유치원에서 어릴 때의 나 같은 아이를 만남
다른 애들 다 열심히 잘 먹는데 그 아이만 눈에 띄게 뒤처졌음 급식 당번의 경우 그 일이 아니면 놀 수 있는 시간이니 애들이 빨리 먹어주면 좋은 거라 (ㅋㅋ) 자연스레 눈길이 갔어
사실 나는 붙임성이 좋거나 E 가 아니고 개큰 I 성향이었는데 내가 먼저 다가가서 말을 걸었음 '내가 밥 먹는거 도와줄까' 대충 이런 식
비행기 태워준다거나 오바스러운 건 아니고 그냥 밥 한술 뜨고 반찬 조금 얹어서 입에 넣어줌 근데 무슨 반찬을 줘도 뱉는다거나 못 먹는다거나 하지 않더라고 그래서 느꼈음 '얜 나같은 편식은 아니고 그냥 이렇게 같이 먹어주는 사람 있으면 괜찮은거구나' 그래서 며칠간 계속 그 애 앞에서 밥 먹는 거 봐줬어 그리고 당번이 끝남
그렇게 잊고 살다가 어느날 초등학생이 된 그 애를 봤음 대단히 많이 자란 건 또 아니니까 얼굴 보니 누군지 알아보겠더라 근데 그땐 서로 알아보고 눈인사 정도만 했던 것 같아 딱 그정도로만 남아도 괜찮은 기억이라구 생각해~ 지금은 그 애도 다 커서 술도 마시고 밥도 10분컷 하는 어른이 됐겠군... 그립다... 초등학교 급식이 먹어본 급식 중에 제일 맛있었던 것 같애 (っ˘ڡ˘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