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그외 1박2일 눈 보러 강원도 갔다가 친구랑 손절한 후기
5,483 40
2025.02.01 23:30
5,483 40
설 연휴 중 집순이인 나는 친척집도 안 가고 전기장판 위에서 몸이나 지지고 있었음. 갑자기 친구 전화가 와서 하는 말이 "눈 보러 강원도 가자!"해서 망설이다가 지금 기차도 없을거고, 버스타고 가기도 힘들거다 말림. 그런데 차 있고 면허 있는 본인이 운전하겠다고 함. 난 면허는 있지만 장롱면허고 친구도 그 사실을 알고 있음. 미안했지만 밥 사고, 기름값에 더 보태고 하는 식으로 고마움을 표현함. 보통 장거리가 아니니까. 


🤦🏻‍♀️그렇게 당장 내일 아침 7시에 출발하자고 약속이 정해짐. 근데 친구는 그 날 밤까지 술을 마시고 있길래(인스타그램 스토리보니..) 걱정했음... 난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준비 다 하고 7시가 됐는데 아무 연락이 없음. 아 이 때 가지말았어야 했는데... 8시 다되어서 전화와서 알람 설정을 안 해서 못 일어났다고 함. 9시에 출발하자고 해서 좀 빡쳤지만 말 안하고 좋게 커피도 한 잔씩 테이크 아웃해서 출발함.🤦🏻‍♀️


🤦🏻‍♀️한창 가던 중 국도에서 얌체운전을 하는 운전자를 만남. 국도로 왕복 4차선 밖에 안되는 도로였는데 깜빡이도 않넣고 우리 앞으로 들어온 거임. 친구가 화를 내면서 160을 밟으면서 앞 차를 재끼려고 함. 그런데 그 와중에 친구는 남친이랑 휴대폰으로 통화도 함. 160달리기+앞차 재끼기+남친이랑 통화. 폰이 네비랑 연결된 상태에서 과속단속 안내 등이 안나오는 것 같아서 도로를 계속 보던 중에 카메라를 발견함. 근데 과속 단속 표지판이 안 달려 있어서 긴가민가했음. 그러다 남친이 카메라 괜찮냐고 물어봤는지 그제야 나한테 "카메라 있었어? " 하고 물어봤고 난 "있었는데 그게 과속카메란지 모르겠다"고 함. 갑자기 한숨을 겁나게 쉬더니 남친한테 "잠깐만 자기야. 나 지금 갑자기 엄청 열받거든. 나중에 전화할게"하며 전화 끊음. 그러고 분위기 갑분싸되서 갑자기 폰 막 만지더니(운전중) "당장 확인도 못하는데 어떡할거냐, 벌점이랑 벌금 얼마 이상 나올건데, 옆자리에 앉아서 니가 하는 게 뭐냐, 봤으면 말을 해야지, 됐다 운전도 안하는 애한테 뭘 바라냐" 같은 말들을 함. 참고로 누군가의 조수석에 앉아 여행을 하는 게 처음이라 많은 것들을 몰랐는데, 나한테 미리 말해줬다면 모두 해줬을 거임. 벌금이 나온다면 나도 함께 내겠다고 함. 그러고도 말 한 마디 안하게 계속 분위기 싸해서 우리가 지나온 도로 로드뷰를 싹 돌려서 과속카메라 아닌 거 확인하고 말해줌. 조금 나아졌지만 필요 이상의 말은 안 하는 상태로 강원도에 도착함🤦🏻‍♀️


🤦🏻‍♀️박물관에 도착해서 둘러보는데 난 사실 유물 등 전시물을 보고 설명을 읽는 것을 좋아함. 근데 친구는 인생샷 말고는 관심 없음. 그래서 2-3층짜리 작은 전시관이긴 했는데 내가 뭘 보기도 전에 볼 거 없다며 혼자 다 올라가버림. 껄껄. 그리고 나가자고 해서 나가서 사진 한다라이 찍음. 나는 사진 솜씨가 없는 편이라 그 친구가 일단 사진으로 한 소리 씩 하긴 했어도 참았음. 그래서 친구가 나를 대상으로 "이렇게 찍어줘" 하거 보여주면 최대한 그렇게 찍어주려 노력함. 각도별로, 배 안나오게, 발이 나오게, 가운데로, 우측으로... 인생샷이 그렇게 중요한가 고찰이 필요함을 느낌. 내꺼 5장이면 그 친구 서른마흔다섯장 정도? 손시려워도 참음. 그리고 계속 뱃살이 나와보인다, 팔뚝이 부해보인다 같은 말을 하는게 난 너무 불편했음(본인이 본인에게 하는 말이지만 듣는 내가 불편하다는 뜻)🤦🏻‍♀️


🤦🏻‍♀️아르떼뮤지엄을 감. 그날 난 편한 후드티에 청바지차림이었음. 안은 실내이니 패딩을 입고 들어가기 보다 벗고 들어가는게 돌아다니기 편하겠다 싶어 벗고 가야지 했는데 "니 그렇게 입고 들어가게?ㅎ 전시관인데?ㅎ"라고 함. 아니 내가 무슨 리움미술관 간 것도 아니고, 복장이 무슨 상관임.. 솔직히 관람객 중 그 누구도 내 옷에 관심 없고, 나라는 게 거기 있는지도 모른단 말임. 무시하는 느낌이 팍 들었음. 그러고 또 인생샷 파티... 애초에 사진 찍는 곳이니 웬만하면 좋게 마무리 하고 싶었음. 그런데 어느 룸에서 사진을 찍는데 나더러 셀카봉처럼 휴대폰을 들고 사진을 찍어달라는 거임. 생각보다 들고있는 높이도 높고(난 어깨힘줄에 염증이 생긴적이 있어 어깨를 높이 들거나 힘을쓰면 어깨가 아픔), 내 손을(폰을) 이리저리 잡고 옮기는데 기분이 좀 그런거임. 여전히 친구는 포즈를 바꾸고 나면 사진을 찍으라면서 쓸만한 게 하나도 없다고 투정했음. 결국 내가 나 어깨 아프다고 하니까 그럼 하지말라면서 혼자 찍기 시작했음. 난 이제 찍을 사진도 없고 솔직히 속도 너무 답답해서 출구에서 기다렸음. 나오더니 니는 사진 이만큼 있는데 지는 쓸 사진 하나도 없다면서 내 앞에서 사진 앨범을 걍 지워버림. 그러다 우리가 안 가본 방이 있길래 저기 가보자 하면서 데리고 가서 내가 먼저 들어갔는데 안 들어오는 거임. 문 앞에 나가보니 없음. 후... 전화하니까 내가 안보이길래 나갔다고 함. 휴대폰은 사진찍을 때만 쓰라고 있나.🤦🏻‍♀️


🤦🏻‍♀️어디 간다고 차로 이동 중에 자기가 친구한테 한 카톡 이야기를 함. "이제 집 가야하는데, 어떻게 집까지 갈지 넘 무섭다"고 했더니 친구가 "올 땐 니가 했으니까 갈 땐 니 친구가 운전하겠지"라고 하고. 친구는 "내 친구 운전 못함" 이라고 답장하니 "니 친구 도랐냐"라고 답장이 왔다고. 듣고 표정관리 안되서 그냥 아무 말도 안 함. 어떤 의도로 말을 한 건지 모르겠음.🤦🏻‍♀️


🤦🏻‍♀️목적지를 코 앞에 두고 네비 안봐서 목적지를 지나침. 돌려서 목적지 앞에 서길래 난 이제 주차장만 들어가면 되겠다 하는데, "외관이 어떻게 생겼는데" 이러는 거임. 누가봐도 카페 건물을 바로 앞에 두고 외관을 묻길래. 여기잖아. 하니까 내가 답답했는지 휴대폰으로 카페 검색을 하려다 내려놓고 "난 운전하니까 이런건 니가 직접 좀 하자ㅎㅎ. 이런 거까지 운전하면서 내가 다 할 수는 없잖니?"라고 함. 이때 정말 감정이 목끝까지 올라왔음. 카페와서 주문하고 앉았는데, 친구는 카페 사진 찍어야한다고 테이블 이리저리 옮기고, 난리. 나중엔 남친이랑 전화한다고 나가고, 내 앞에서도 남친이랑 통화함. 정적만 흐르다 나는 결국 화장실에서 찔금 울었음.🤦🏻‍♀️


🤦🏻‍♀️그동안 찍었던 사진을 보내준다고 함. 그냥 카톡으로 보내주면 되는데 내가 사진찍는 용으로 들고다니던 옛날 아이폰으로 에어드롭을 하겠다고 함. 근데 아무리해도 연결이 안되는 것... 어젠 됐었는데. 그래서 또 친구 혼자 답답하다고 표현을 엄청함. "이렇게 하지말고 이렇게 하라고, 껐다 켜봐, 와이파이 켜놓으라고" 그러다 껐다 키라는 말에 오해해서 내가 폰 전원을 꼈다 킴. 어젠 됐는데 오늘은 잘 안되니 폰 자체를 껐다 킬 수도 있지 않음? 보더니 헛웃음 치면서 "에어드롭을 껏다키라니까 왜 폰을 껐다 킴?ㅎ" 하고 있음. 이땐 정말 나도 화가 났고, 그따위 사진 갖고 싶지도 않았음. 그냥 폰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각자 정적 속에서 폰 하고 있는데. "니 사진 필요없제? 솔직히 말해봐, 니 사진 준다는데..ㅎ"라고 하길래 대답안함. 필요없음.🤦🏻‍♀️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나에겐 남의 차 얻어타기, 과속카메라, 남 사진 찍어주기, 친구와 여행 등에 엄청난 트라우마가 생김. 친구는 차단함. 친구는 마지막 인사하고 차단함. 이 친구랑 직장에서 친해지고 만났는데 짧게 짧게 만나고, 만나는 텀도 길다보니 이 친구에게 상처받았던 말들도 생각보다 빠르게 잊혀졌던 듯. 1박2일 간 붙어있다보니 그냥 자는 친구 두고 도망치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음. 무례하게 말하고 상처를 많이 주는 본인 기분 따라 행동하는 애라 이전에도 몇 번 힘들었었는데, 이번엔 정말 끝인 것 같음. 해외여행이 아니라 국내여행라 얼마나 다행이냐 싶음. 이제 어디서 마주치거 싶지도 않음. 며칠 됐는데도 기분이 너무 안 좋고 내가 그렇게 만만한가 싶기도 하며, 난 왜 내가 기분이 상하는 말을 듣고도 대응하지 못하는지 자책도 하게 됨. 너무 속상하니까 이거 다 쓰고 술 좀 마셔야지... 눈 물 나. 나 안 아.


중요한 건 눈 보러 간건데 친구가 바닷가로만 다녀서 눈은 보지도 못 했다는 것. 동해바다를 봤으면 바다도 느즈막하게 봐야하는데 그것도 안 맞아서 바다도 제대로 못봤다는 것. 강원도에 대한 추억이라는 게 모두 최악으로 남아서 혼자 다시 갈라고..

목록 스크랩 (0)
댓글 40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영화이벤트] 통제불가 고자극 러브 스릴러❤️‍🔥 <컴패니언> 시사회 초대 이벤트 102 03.07 19,619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1,174,896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5,701,379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9,112,373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 금지관련 공지 상단 내용 확인] 20.04.29 27,938,521
180306 그외 친구 손절했던 입장으로서 해방감 느꼈던 후기 1 13:39 305
180305 그외 연예인 유튜브 뭐 보는지 궁금한 후기 13 13:31 193
180304 그외 부모가 둘이나 같이 있는데 애기 교육? 왜 안 시키는지 이해가 안 되는 후기 5 12:27 588
180303 그외 오랜 친구에게 일방적으로 연락이 끊긴 후기 14 10:19 1,155
180302 그외 이런걸로 심리상담 받아도 될지 궁금한 후기 4 10:01 415
180301 그외 정형외과에서 깔창맞춘 후기(어이없는경험..너무 화남..) 08:09 757
180300 그외 치과 1n년만에 다녀온 후기.... 6 07:12 976
180299 그외 허리디스크 중증 이상인 사람은 무슨 일로 벌어 먹고 사는지 궁금한 후기 4 03:29 917
180298 그외 쿠팡 신선센터 알바 출고(OB) 8개월 후기 (포장, 집품, 리빈) 10 03:15 883
180297 그외 다음주에 조리원 퇴소하는 친구에게 어떤 선물이 좋을까?? 9 02:10 563
180296 그외 스픽 같은 스피킹 연습하는 어플 후기가 궁금한 중기 6 01:02 732
180295 그외 썸일때 직진은 어떻게 하는지 궁금한 후기 2 00:03 618
180294 그외 쿠팡 캠프 하고온 후기 ㅋㅋㅋㅋ 9 03.07 1,456
180293 그외 첫 건강검진 결과가 엉망진창이라 몸과 마음이 건강하려면 뭘 해야 하는지 알고 싶은 초기 5 03.07 1,022
180292 그외 취준하다가 몸살 난 사실을 인정할 수 없는 후기 1 03.07 887
180291 그외 스트레스 반응이 올때 어떻게 해결하는지 궁금한 후기 8 03.07 1,092
180290 그외 발톱 끝부분이 아닌 발톱이 나는 시작부분에 염증 생긴 경우는 어떻게 하는게 좋을지 궁금한 초기 7 03.07 944
180289 그외 일자목 + 일자허리덬인데 필테 요가 같은 운동 괜찮은 지 궁금한 초기 6 03.07 778
180288 그외 사람이랑 얘기할때 몸 훑어보는 거는 왜 그러는지 궁금한 중기... 25 03.07 2,273
180287 그외 4개월아기 바깥생활을 언제부터 해야하는지 고민인 초기 22 03.07 1,833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