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가족들이 그걸로 죽어버릴 줄 어떻게 알았겠냐고 할 정도로 조금 갑작스럽게 악화가 됐어
어떻게 가셨는지도 다 듣고, 장례의 시작부터 끝까지 다 함께했는데 당시에는 슬퍼도 했지만 생각보다 괜찮다가.. 지금 몇 주 지나고 나니 문득문득 기분이 너무 이상하고 헛헛하더라고. 아무래도 이제서야 세상에 안 계신 게 조금씩 실감나는가봐
전해들었던 임종까지의 과정이 너무.. 좀 좋지 못했어서 자꾸 상상이 되면서 조금 괴롭기도 하고 할머니나 엄마처럼 남은 사람들의 마음이 어떨까 싶어서 그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걸 보는 게 사실 돌아가신 사실 자체보다 더 힘든 것 같기도 해
지병 얻으신 것도 악화된 것도 본인 때문이고 악화될 당시에 가족들이 잘 대처하지도 못했고 그래서 갑작스럽게 가신 건데.. 그러다 보니 이랬으면 저랬으면 하는 소용없는 미련도 남고.. 진짜 그때부터 지금까지 문득문득 별별 생각이 다 들어
지금 진짜 멀쩡하게 일상 복귀해서 잘 지내고 있는데도 그냥 뭔가 요새 특히 조금씩 헛헛하네. 장례 관련한 내용, 누군가가 돌아가셨다는 내용, 다른 누군가의 삼촌이나 형제관계에 대한 내용만 들어도 자꾸 우리 외삼촌이 떠오르게 되는 것 같아
가족을 처음 이렇게 갑자기 보내보고 나니 참 얼떨떨하고 허하구나 싶다.. 경험했던 모든 장례 절차들이 약간 꿈 같기도 하고.. 붕 뜬 느낌? 삼촌이랑 엄청나게 끈끈했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날 아껴줬던 가까운 사람이 떠난다는 건 정말 슬픈 일이구나, 정말 떠나면 이런 기분이구나 하는 걸 알게 된 것 같아
좋은 곳 가셨음 좋겠다 ~~ 나도 내 기분이 정리가 안 돼서 써봤는데 좀 후련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