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도냐면 집에 있는걸 잘 못 볼 정도야. 예를 들면
일요일에 나가서 외박하고 거기서 출근하고 월요일 저녁에 퇴근하고 귀가
화요일 하루 정도는 집에 있음(하지만 귀가가 늦음)
수요일 출근 후 그대로 외박하고 목요일 퇴근 후 귀가
금요일은 집에 무조건 안 오는 날이라서 출근 후 그대로 외박하고 토요일 늦은 귀가, 더 길면 일요일 늦은 귀가
또 월요일 하루 정도 집에 오지만 또 화요일 출근 후 외박
...
요일은 매번 다르지만 대충 이런 식. 아님 가끔은 퇴근하고 바로 집에 와서 부모님이 일찍 왔네~? 하자마자 나가야한다고 씻고 옷만 갈아입고 바로 나감
그러니까 정상적으로 퇴근하고 집에 오거나 온전히 하루를 집에서 보내는건 일주일에 1~2일 정도 밖에 안되는거. 진짜 많아도 3일
나도 초반엔 뭐 나이가 서른인데 외박 좀 하면 어때 싶어서 부모님이 동생한테 슬쩍 누구 만나러 가냐, 오늘 집에 오냐 안 오냐 이런거 물어보면 내가 뭐라고 했거든. 제발 좀 놔두라고
근데 이게 가끔이 아니라 아예 일상이 이렇게 되니까 나도 신경이 쓰이고 이건 좀 지나치지 않나 싶어지는거.
부모님도 누구를 만나서 누구 집에서 자는건지도 모르는데 외박을 너무 자주하니까 신경은 엄청 쓰이는데 또 물어보면 싫어하니까 묻지는 못하고 부모님이 동생 눈치를 봐.. 씻고 나가는 현관문 소리만 들리면 둘다 한숨만 쉬고.
항상 동생 나가고 나면 부모님 둘이서
-어디 간다는데?
-또 친구 만나러 갔겠지..
-오늘 집에는 온대?
-모른대. 나중에 카톡 하겠지
-휴..
밤 12시쯤 되어가면 아빠가 엄마한테
-아직 안 왔지?
-응
-전화 한번 해봐야 하는거 아닌가?
-어휴.. 몰라 놔둬 그냥
거의 저녁마다 둘이서 하는 대화..
주말에 예를 들어 어디 꽃축제 같은거 보러 가자거나, 외식을 하려해도 동생은 집에 거의 없는데 부모님은 다같이 가고 싶으니까 어디 갈려면 동생 스케줄에 맞춰야함.
어쩐 일로 주말에 집에 있어서 ~하러 가족끼리 나가보자고 부모님이 얘기하면 거의 95퍼의 확률로 이따가 약속있다고 씻고 오후에 나가서 외박임
아니면 주말에 어디 가족끼리 나갔다가 다같이 차타고 집에 오는 길에 꼭 약속있다고 가는 길에 중간에 내려달라고 함
꼭 가족 구성원이 한명도 안 빼고 다같이 뭘 해야 하는건 아니지만 동생이 집에 붙어있을때 거의 없으니까 타이밍이 맞으면 부모님은 동생도 같이 시간을 보냈으면 하거든.(평소엔 거의 동생 빼고 우리끼리만 시간을 보냄)
근데 어쩌다 집에 있어서 같이 있다가도 약속 있다고 집에 가다 차에서 내려버린다거나, 외식하면서 밥 다 먹고 카페 갈까 드라이브 갈까 얘기하는데 자긴 약속 있으니까 셋이 가라고 하면...
분위기가 깨짐. 잘 있다가 찬물 끼얹은것처럼. 부모님은 앞에선 티 안 내고 ㅇㅇ이 친구 자주 만나네~ 하는데 우리끼리 집에 오는 길에선 한숨 쉬고..
앞에 얘기했듯이 나도 외박을 나쁘게 보고 그런건 전혀 아님.
나이가 미성년도 아니고 막 20살이라 어린것도 아니고 서른인데 당연히 외박할수 있지.
근데 내가 보기엔 정도가 너무 지나치고 잦아..
솔직히 반대로 외박을 이렇게 자주 하면 안되는 이유가 그럼 뭐냐고 물어보면 할 말은 없거든.. 나도 왜 불편한지 설명하긴 힘듦..
그래서 동생보다 내가 겨우 2살 많은데 내가 꼰대 같아진건지 좀 혼란스러워..
몇달째 가족끼리 각자 스트레스라 언제 한번 후기방에 물어봐야지 했는데 금요일 출근-토요일 저녁까지 외박하고 와서 지금 또 외박하고 내일 바로 출근한다고 씻고 나갈 준비하는 동생 보면서 생각나서 글 써 봐.
내가 진짜 꼰대인거면 혼날까봐 무섭긴 한데..ㅠㅠ 예쁘게 잘 말해주면 조언 고맙게 듣고 수용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