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짝사랑, 7살
유치원에 다닐 적 머리를 탈색한 잘생긴 남자아이를 좋아했어
난 말괄량이 왈가닥 선머슴아였고
그 남자아이에게 장난치고 괴롭히던 게 어렴풋이 떠올라
두번째 짝사랑, 초3
이가 많이 썩고 많이 빠졌지만 동글동글 귀엽던 나보다 작은 남자애를 좋아했어
내 친한 친구도 얘를 좋아해서 우린 서로 그 남자애를 좋아하는 마음에 대해 얘기나누고 놀았어. 아마 어려서 그랬을까
세번째, 초5
외모 신경 하나도 안 쓰던 내가 이때쯤부턴 운동하고 옷 사입으며 꾸몄어
그랬더니 반에서 인기가 많아지더라
그렇게 같은 반 남자애와 서로 좋아했고
거의 공식 커플이다싶이 했지만 사귀진 않았어. 이유는 기억 잘 안 나지만
네번째, 초6
같은 영어학원 다니던 친한 여자인 친구가 요즘 말로 표현하면
걸크러시가 있고 중성적인 친구였어 머리가 매우 길었지만.
걔가 어느날 놀다가 나한테 장난식으로 지 씹던 껌인가를
반 갈라주겠다면서 내 입으로 가져가라는거야, 지 입에 닿을 게 뻔한데
그때 왠지 확- 하면서 화끈거렸고
게이 레즈 이런 거 잘 모를 때였는데 그때 든 생각은
'아, 난 여자랑 사귈 수 있겠다'
그치만 이렇게만 생각하고 사귀려하거나 실행으로 옮기진 않았지
다섯번째, 중2
교회 잠깐 다니는 동안 호감 가졌던 남자애에게
발렌타인 데이 때였나.. 문자로 고백을 했어
걔는 사귀자는 내 말에 ㅇㅇ 랬나? 암튼 그렇게 답장이 오고
꽤 오래 사겼던 거 같아
첫 연애였어
여섯번째, 중3
난 여중이었고, 학교 부적응과 대인기피가 심했지만
함께 노는 무리는 있었어
그 무리 친구중에 상당히 중성적이고 보이시한 친구가 있었는데
어느 날 내가 음악시간에 음악실로 안 가고 쭈뼛거리고 있자,
그 친구가 내게 환하게 웃으며 뭐해 ㅇㅇ아? 같이 가자
라고 말해주는데 걔 뒤에서 후광이 비치더라
그때부터 중3 졸업까지 태어나서 사람 좋아해본 것 중 가장 깊게
미칠듯이 좋아했어
걔한테 고백도 했어. 걔는 썸부터 타자고 해줬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좋은 친구인 나를 잃기 싫어서 그랬던 거더라
걔한테 고백을 한 날 몸이 너무 열이 나서 보건실에 처박혀 있었더니
친구들이 데리러 왔던 게 기억나.
졸업과 함께 학교가 갈라지며 내가 스스로 정의한 첫사랑은 끝이 났어
일곱번째, 고1
여고에 가게됐어.
같은 반에 또 무리가 생겼지.
처음 그 애를 봤을 땐 아, 하얗고 머리길고 안경 쓴 범생이같은 친구구나, 였어
여섯이던 무리 내에서 둘 둘씩 단짝이 생기고 나는 그 안경친구와 단짝이 됐지.
어느날 나와 놀던 안경친구가 내가 도와달라고도 안 했는데 (자세히 쓰면 누군가 알까봐 못 적지만) 스윗하게 날 도와주고는 세상에서 제일 해맑게 날 보며 웃어주는데 난 심쿵했어
그 친구가 아침마다 등교할 때 몇몇 반 애들은 장난 반 진심 반으로 와 ㅇㅇ이 예쁘다~라며 부끄러워하며 내심 그 얘기를 즐기는 안경친구를 놀렸고 그걸 보던 나는 그 친구 말곤 다른 사람은 눈에 안 보이더라
난 걔의 외모, 말투, 표정 그 무엇하나 제외할 것 없이 깊게 빠져버렸어
얘한테도 용기내어 고백했어 (지금 생각해보면 고백공격..같아)
얘는 담담히 들어주고는 나보고 친구 계속 하자고 했고
난 얘를 좋아하는 마음을 도저히 숨길 수가 없어서 내 인생에 다시없을만큼 열정적으로 똑똑하게 얘를 꼬셨어
1년이 안 되는 시점즈음 얘가 나에게 하는 행동이 다르더라
불과 며칠전만해도 같이 노래방 둘만 놀러갔을때
내가 케이윌의 '오늘부터 1일' 불러재낄때 평소처럼 으휴 이러던 애가
내가 사심 듬뿍 담아 하던 장난에 얘가 더 푹 빠져서 내게 다가오더니
얘네 집에 놀러간 날 나에게 ㅇㅇ아 우리 사귈래? 라고 한 다음 첫키스를 했어
그렇게 이 친구와 n년을 사겼어.
난 얘를 정말 사랑했어
얘도 나를 사랑했을거야
얘가 잘해줄게 하면서 사귀자 한 날부터 거의 정확히 한달이 지난 후 즈음부터
얘 원래 성격대로 연락이 뜸하고 친구들이 우선일때가 많았는데도,
나는 얘의 무뚝뚝함 속의 따스함이 좋았고
얘랑 정말 평생 함께하고 싶었어
연애가 아닌 육아같다고, 연애나 육아나 초성이 둘 다 ㅇㅇ이라고
표현에 서툰 얘를 대하던 내가 속으로 많이 투덜거리기도 했지만
약혼하자 결혼하자 하면서 투닥투닥 알콩달콩 사겼어
그치만 끝이 있더라
그것도 끔찍하게.
오래사귄 애인에게 내 기준 제일 해서는 안 되는 짓이 지금 가치관으로써는 잠수이별인데
얘는 제대로 헤어지기 전에 무려 2~3달을 잠수탔던 것 같아
그때 정말 지옥이었어
얘랑 제대로 헤어진 후인 2020년 1월, 그해 23살이 잘 기억이 안 나
그냥 뭉툭하게 나열만 가능한데,
정신과에 제대로 다니기 시작했어
운동도 했고 알바도 했어 공부도 했고
정신 조금 차린 뒤 레즈어플로 연애도 시작해봤어
근데 상처가 트라우마가 된 후 시작하는 연애에는 개쓰레기가 많이 붙더라
아, 그냥 어플이니까 인성 지뢰밭이기에 그랬던 걸 수도 있고.
그 연애들은 당연히 오래가지 않았어
24살, 초에 어플에서 여자친구를 사겼어
이 친구는 남자만 사귀다가 여자친구가 내가 처음이던 애였어
솔직히 나는 23살 1월, 아니 22살 후반부터 많이 망가졌거나,
그 전부터 곪아온 거 같은게,
이 친구를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는데도
얘가 하는 말에 끊임없이 상처를 받는데도 끊지 못하고 사겼어
내 인생에 여자는 언니가 처음이자 마지막일거라던 그 애는
몇달 사귀다가 씁쓸하게 끝이 났어
24살 후반에 또 멍청해보일진 모르겠지만
다는 아니지만 대다수의 성소수자에겐,
어쩔 수 없기에 접근 방식이 가장 손쉽고
유일하다싶이한 통로인, 온라인으로 사람을 만났고
얘는 역대급으로 가스라이팅이 심한 사람이었어.
난 이때쯤 (아니 어쩌면 원래도) 사랑에 미쳐있었기에
얘한테 헌신했고, 그래도 다행인 건 비교적 초기에 가스라이팅 피해자가 나임을 실감해서 조금씩이나마 그 연애에서 발을 뺐어
이 가스라이팅 가해자와 헤어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성인이 된 이후로는 처음인, 남친을 사겼어
얘도 근데 얼마 못 가더라
그렇게 그 남친을 마지막으로, 연애 처음 제대로 시작했던 18살로부터 현재까지 지속돼온 6년간의 여러 연애기록에 종지부를 찍고, 처음이다싶이 제대로 된 연애 휴식기를 가지다가
또 다시 사랑을 찾고자 하다가
지금은 솔로야
최근에 진심을 다할 수 있고 다른 이들과는 다르다고 생각이 드는 사람이랑 서로 마음을 확인하고 썸을 탔는데
이 사람이 누가봐도 성별혐오적인 단어를 실수로 내게 내뱉는 날
그냥 천년의 호감이 다 식더라
어찌어찌 분위기 풀어보고 진지하게 대화도 해봤는데 내 마음이 굳게 닫혔기도 하고 갈수록 이 사람에게 의문점만 많아져서 끝냈어
내가 용기내서 내 성지향성도 밝혔었고 이 사람은 받아들여줬었는데
그거랑 별개로 못 만나겠는 점들이 많더라
아무튼 지금의 연애관은,
연애는 홀로 설 수 있는 때에 해도 힘들 판인데,
나 하나 간수 하는 걸 더 완전히 해내는 때에, 나에게 진심으로 길게 꾸준히 다가오는 사람이 있다면,
그때나 생각해보는 거지 지금은 나를 제발 돌보자
라는 상태.
지금 글을 쓰면서 연애기억 중 유일하게 미화돼있는 과거인 제일 오래 사겼던 애와의 기억을 되짚어보니
끔찍하긴 했었던 거 같아. 그치만 그 끔찍을 이길 정도로 걔가 좋았고.
짚어보면 너무나도 나는 금사빠가 맞는데 이런 내가 참 싫기도 해
앞으로는 되도록이면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아
외로움을 많이 타는 나지만,
그동안 정서적으로 잘못된 연애만 해온 거나 마찬가지기도 하고
연애하면서도 외로운 것이 혼자이면서 외로운 것 보다 몇십배 더 괴롭다는 걸 뼈져리게 느꼈으니까.
태어나면서 지금까지 살면서 이 글엔 다 못 쓸 파란만장한 고개 고개를 넘으며 많이 깨지고 성장해왔고 지금도 좀 더 성숙해져가는 과정에 서 있는 나인데
짝사랑이고 연애고 나발이고 죽도록 실컷 혹은 살고 싶을 정도로 실컷 해 봐서 이젠 처음도 과정도 끝도 지겹기도 해
다행인 건 이 현재 시점만 보면 이 모든 방황을 마치고 요 최근에 진로를 제대로 찾았다는 거
나는 나비효과같은 거 믿고 운명론적인 생각도 하는 편이라 결국 과거의 크고 작은 행적들이 있었기에 현재가 가능한 거라고 보거든
아무튼 제일 최장기간의 연애를 제외하곤 자기파괴적인 부분도 많던 연애들을 겪은 나인데도 불구하고 최근 전문가 진단으론 자존감이 높고 내면의 힘이 단단한 멋진사람, 이런 맥락으로 결과가 나오더라
결과 듣고 깜짝 놀랐는데 결국 그 전문가분 말을 수용하게 됐어
그 인생의 고비와 연애의 고배들을 견뎌온 것도 결국 다 내가 해낸 거니까, 주변인의 도움이 있어도 내가 결국 행동하지 않으면 소용 없으니.
내가 인생의 목표로 삼고 약 십년간 지속해오던 것이 있는데 그런 장기적인 것을 지속할 힘도 결국 자존감과 내면에서의 힘으로부터 나온다고 하더라고
심지어 자존감은 부모의 영향이 크다든데 좀 놀랐긴 했지만 이것도 수긍했어. 가정폭력 집안이긴 했지만 부모에게 배울 점도 많았거든
자존감에 대해 상담 받은 후, 연애가 다 성공적이지 않았다해도 그게 꼭 내 자존감이 낮아서라는 건 아니라고 여기게 됐어
그리고 지금 그 십년간 해오던 걸 잠깐 쉬고 있지만 난 내가 이거 다시 재개할 거라는 것도 잘 알고 있고 확신하고 있어
글을 어떻게 끝내야 할지 잘 모르겠는데
더 글을 써보고 싶긴 한데 눈이 너무 건조해서 일단 끝내야겠어
만약 여기까지 읽은 사람이 있다면 시간 내서 읽어줘서 고마워
유치원에 다닐 적 머리를 탈색한 잘생긴 남자아이를 좋아했어
난 말괄량이 왈가닥 선머슴아였고
그 남자아이에게 장난치고 괴롭히던 게 어렴풋이 떠올라
두번째 짝사랑, 초3
이가 많이 썩고 많이 빠졌지만 동글동글 귀엽던 나보다 작은 남자애를 좋아했어
내 친한 친구도 얘를 좋아해서 우린 서로 그 남자애를 좋아하는 마음에 대해 얘기나누고 놀았어. 아마 어려서 그랬을까
세번째, 초5
외모 신경 하나도 안 쓰던 내가 이때쯤부턴 운동하고 옷 사입으며 꾸몄어
그랬더니 반에서 인기가 많아지더라
그렇게 같은 반 남자애와 서로 좋아했고
거의 공식 커플이다싶이 했지만 사귀진 않았어. 이유는 기억 잘 안 나지만
네번째, 초6
같은 영어학원 다니던 친한 여자인 친구가 요즘 말로 표현하면
걸크러시가 있고 중성적인 친구였어 머리가 매우 길었지만.
걔가 어느날 놀다가 나한테 장난식으로 지 씹던 껌인가를
반 갈라주겠다면서 내 입으로 가져가라는거야, 지 입에 닿을 게 뻔한데
그때 왠지 확- 하면서 화끈거렸고
게이 레즈 이런 거 잘 모를 때였는데 그때 든 생각은
'아, 난 여자랑 사귈 수 있겠다'
그치만 이렇게만 생각하고 사귀려하거나 실행으로 옮기진 않았지
다섯번째, 중2
교회 잠깐 다니는 동안 호감 가졌던 남자애에게
발렌타인 데이 때였나.. 문자로 고백을 했어
걔는 사귀자는 내 말에 ㅇㅇ 랬나? 암튼 그렇게 답장이 오고
꽤 오래 사겼던 거 같아
첫 연애였어
여섯번째, 중3
난 여중이었고, 학교 부적응과 대인기피가 심했지만
함께 노는 무리는 있었어
그 무리 친구중에 상당히 중성적이고 보이시한 친구가 있었는데
어느 날 내가 음악시간에 음악실로 안 가고 쭈뼛거리고 있자,
그 친구가 내게 환하게 웃으며 뭐해 ㅇㅇ아? 같이 가자
라고 말해주는데 걔 뒤에서 후광이 비치더라
그때부터 중3 졸업까지 태어나서 사람 좋아해본 것 중 가장 깊게
미칠듯이 좋아했어
걔한테 고백도 했어. 걔는 썸부터 타자고 해줬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좋은 친구인 나를 잃기 싫어서 그랬던 거더라
걔한테 고백을 한 날 몸이 너무 열이 나서 보건실에 처박혀 있었더니
친구들이 데리러 왔던 게 기억나.
졸업과 함께 학교가 갈라지며 내가 스스로 정의한 첫사랑은 끝이 났어
일곱번째, 고1
여고에 가게됐어.
같은 반에 또 무리가 생겼지.
처음 그 애를 봤을 땐 아, 하얗고 머리길고 안경 쓴 범생이같은 친구구나, 였어
여섯이던 무리 내에서 둘 둘씩 단짝이 생기고 나는 그 안경친구와 단짝이 됐지.
어느날 나와 놀던 안경친구가 내가 도와달라고도 안 했는데 (자세히 쓰면 누군가 알까봐 못 적지만) 스윗하게 날 도와주고는 세상에서 제일 해맑게 날 보며 웃어주는데 난 심쿵했어
그 친구가 아침마다 등교할 때 몇몇 반 애들은 장난 반 진심 반으로 와 ㅇㅇ이 예쁘다~라며 부끄러워하며 내심 그 얘기를 즐기는 안경친구를 놀렸고 그걸 보던 나는 그 친구 말곤 다른 사람은 눈에 안 보이더라
난 걔의 외모, 말투, 표정 그 무엇하나 제외할 것 없이 깊게 빠져버렸어
얘한테도 용기내어 고백했어 (지금 생각해보면 고백공격..같아)
얘는 담담히 들어주고는 나보고 친구 계속 하자고 했고
난 얘를 좋아하는 마음을 도저히 숨길 수가 없어서 내 인생에 다시없을만큼 열정적으로 똑똑하게 얘를 꼬셨어
1년이 안 되는 시점즈음 얘가 나에게 하는 행동이 다르더라
불과 며칠전만해도 같이 노래방 둘만 놀러갔을때
내가 케이윌의 '오늘부터 1일' 불러재낄때 평소처럼 으휴 이러던 애가
내가 사심 듬뿍 담아 하던 장난에 얘가 더 푹 빠져서 내게 다가오더니
얘네 집에 놀러간 날 나에게 ㅇㅇ아 우리 사귈래? 라고 한 다음 첫키스를 했어
그렇게 이 친구와 n년을 사겼어.
난 얘를 정말 사랑했어
얘도 나를 사랑했을거야
얘가 잘해줄게 하면서 사귀자 한 날부터 거의 정확히 한달이 지난 후 즈음부터
얘 원래 성격대로 연락이 뜸하고 친구들이 우선일때가 많았는데도,
나는 얘의 무뚝뚝함 속의 따스함이 좋았고
얘랑 정말 평생 함께하고 싶었어
연애가 아닌 육아같다고, 연애나 육아나 초성이 둘 다 ㅇㅇ이라고
표현에 서툰 얘를 대하던 내가 속으로 많이 투덜거리기도 했지만
약혼하자 결혼하자 하면서 투닥투닥 알콩달콩 사겼어
그치만 끝이 있더라
그것도 끔찍하게.
오래사귄 애인에게 내 기준 제일 해서는 안 되는 짓이 지금 가치관으로써는 잠수이별인데
얘는 제대로 헤어지기 전에 무려 2~3달을 잠수탔던 것 같아
그때 정말 지옥이었어
얘랑 제대로 헤어진 후인 2020년 1월, 그해 23살이 잘 기억이 안 나
그냥 뭉툭하게 나열만 가능한데,
정신과에 제대로 다니기 시작했어
운동도 했고 알바도 했어 공부도 했고
정신 조금 차린 뒤 레즈어플로 연애도 시작해봤어
근데 상처가 트라우마가 된 후 시작하는 연애에는 개쓰레기가 많이 붙더라
아, 그냥 어플이니까 인성 지뢰밭이기에 그랬던 걸 수도 있고.
그 연애들은 당연히 오래가지 않았어
24살, 초에 어플에서 여자친구를 사겼어
이 친구는 남자만 사귀다가 여자친구가 내가 처음이던 애였어
솔직히 나는 23살 1월, 아니 22살 후반부터 많이 망가졌거나,
그 전부터 곪아온 거 같은게,
이 친구를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는데도
얘가 하는 말에 끊임없이 상처를 받는데도 끊지 못하고 사겼어
내 인생에 여자는 언니가 처음이자 마지막일거라던 그 애는
몇달 사귀다가 씁쓸하게 끝이 났어
24살 후반에 또 멍청해보일진 모르겠지만
다는 아니지만 대다수의 성소수자에겐,
어쩔 수 없기에 접근 방식이 가장 손쉽고
유일하다싶이한 통로인, 온라인으로 사람을 만났고
얘는 역대급으로 가스라이팅이 심한 사람이었어.
난 이때쯤 (아니 어쩌면 원래도) 사랑에 미쳐있었기에
얘한테 헌신했고, 그래도 다행인 건 비교적 초기에 가스라이팅 피해자가 나임을 실감해서 조금씩이나마 그 연애에서 발을 뺐어
이 가스라이팅 가해자와 헤어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성인이 된 이후로는 처음인, 남친을 사겼어
얘도 근데 얼마 못 가더라
그렇게 그 남친을 마지막으로, 연애 처음 제대로 시작했던 18살로부터 현재까지 지속돼온 6년간의 여러 연애기록에 종지부를 찍고, 처음이다싶이 제대로 된 연애 휴식기를 가지다가
또 다시 사랑을 찾고자 하다가
지금은 솔로야
최근에 진심을 다할 수 있고 다른 이들과는 다르다고 생각이 드는 사람이랑 서로 마음을 확인하고 썸을 탔는데
이 사람이 누가봐도 성별혐오적인 단어를 실수로 내게 내뱉는 날
그냥 천년의 호감이 다 식더라
어찌어찌 분위기 풀어보고 진지하게 대화도 해봤는데 내 마음이 굳게 닫혔기도 하고 갈수록 이 사람에게 의문점만 많아져서 끝냈어
내가 용기내서 내 성지향성도 밝혔었고 이 사람은 받아들여줬었는데
그거랑 별개로 못 만나겠는 점들이 많더라
아무튼 지금의 연애관은,
연애는 홀로 설 수 있는 때에 해도 힘들 판인데,
나 하나 간수 하는 걸 더 완전히 해내는 때에, 나에게 진심으로 길게 꾸준히 다가오는 사람이 있다면,
그때나 생각해보는 거지 지금은 나를 제발 돌보자
라는 상태.
지금 글을 쓰면서 연애기억 중 유일하게 미화돼있는 과거인 제일 오래 사겼던 애와의 기억을 되짚어보니
끔찍하긴 했었던 거 같아. 그치만 그 끔찍을 이길 정도로 걔가 좋았고.
짚어보면 너무나도 나는 금사빠가 맞는데 이런 내가 참 싫기도 해
앞으로는 되도록이면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아
외로움을 많이 타는 나지만,
그동안 정서적으로 잘못된 연애만 해온 거나 마찬가지기도 하고
연애하면서도 외로운 것이 혼자이면서 외로운 것 보다 몇십배 더 괴롭다는 걸 뼈져리게 느꼈으니까.
태어나면서 지금까지 살면서 이 글엔 다 못 쓸 파란만장한 고개 고개를 넘으며 많이 깨지고 성장해왔고 지금도 좀 더 성숙해져가는 과정에 서 있는 나인데
짝사랑이고 연애고 나발이고 죽도록 실컷 혹은 살고 싶을 정도로 실컷 해 봐서 이젠 처음도 과정도 끝도 지겹기도 해
다행인 건 이 현재 시점만 보면 이 모든 방황을 마치고 요 최근에 진로를 제대로 찾았다는 거
나는 나비효과같은 거 믿고 운명론적인 생각도 하는 편이라 결국 과거의 크고 작은 행적들이 있었기에 현재가 가능한 거라고 보거든
아무튼 제일 최장기간의 연애를 제외하곤 자기파괴적인 부분도 많던 연애들을 겪은 나인데도 불구하고 최근 전문가 진단으론 자존감이 높고 내면의 힘이 단단한 멋진사람, 이런 맥락으로 결과가 나오더라
결과 듣고 깜짝 놀랐는데 결국 그 전문가분 말을 수용하게 됐어
그 인생의 고비와 연애의 고배들을 견뎌온 것도 결국 다 내가 해낸 거니까, 주변인의 도움이 있어도 내가 결국 행동하지 않으면 소용 없으니.
내가 인생의 목표로 삼고 약 십년간 지속해오던 것이 있는데 그런 장기적인 것을 지속할 힘도 결국 자존감과 내면에서의 힘으로부터 나온다고 하더라고
심지어 자존감은 부모의 영향이 크다든데 좀 놀랐긴 했지만 이것도 수긍했어. 가정폭력 집안이긴 했지만 부모에게 배울 점도 많았거든
자존감에 대해 상담 받은 후, 연애가 다 성공적이지 않았다해도 그게 꼭 내 자존감이 낮아서라는 건 아니라고 여기게 됐어
그리고 지금 그 십년간 해오던 걸 잠깐 쉬고 있지만 난 내가 이거 다시 재개할 거라는 것도 잘 알고 있고 확신하고 있어
글을 어떻게 끝내야 할지 잘 모르겠는데
더 글을 써보고 싶긴 한데 눈이 너무 건조해서 일단 끝내야겠어
만약 여기까지 읽은 사람이 있다면 시간 내서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