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번역일 한지는 N년쯤 됐어.
번역 단가는 건마다 차이가 있지만 내 성격상 저가 번역도 대충 못하고 여러번 검토를 하게 돼.
이것도 다 내 공부다 생각하니 저가든 고가든 열심히 하는데
하다보니 현타와...케바케긴 하지만 어쩔 땐 최저시급도 안되는 돈을 받고 일하고 있을때도 많아.
작업물 퀄리티가 괜찮은 편이라 일을 의뢰하시는 분들은 계속 일을 같이 하자고 하고, 다른 사이드 잡도 여러건 추가로 주시려고 하는게 감사하긴 한데
그냥 내 몸을 갈아서 하는 일 같고 큰 돈이 안되는 것 같아. 이건 내 업무 스타일 때문에 생긴 결과일 수도 있어.
게다가 30대 중후반이 되니 손목, 목, 어깨 통증 달고 살고...도수치료 받아가면서 계속 할 일은 아니다 싶은거 있지.
장소 구애 받지 않고 혼자 일할 수 있고, 내가 외국어 공부를 워낙 좋아해서 시작한 일이었는데
내가 이걸 시스템화하거나 다른걸로 확장시키지 않고 그냥 계속 일 받아서 하는거에 사이클에 매몰된거 같아.
다른 일을 계획하고 싶어도 마감날짜 맞추는데에 급급하니까 그냥 일 끝내고 피곤해서 밥 먹고 쓰러져 자고...
이런 일상이 반복되니까 번역일이 참 싫어지네. 번역일 후려치는거 절대 아니고 내가 한계에 다다른거 같아. 번역가 지인 중엔 번역일이 너무 너무 재밌고 질리지 않고 평생하고 싶어하기도 해.
난 원래 다른 분야에도 호기심이 많아서 겸업하고 싶었는데 번역으로만 먹고 살고 있으니 자꾸 다른 분야에 대한 미련이 남고 왜 번역 마감 지키는거에 급급해서 살아가나...번아웃인가 싶기도 해.
예전에 일거리가 많이 없을때 일감을 받아오는 것만으로도 너무 기쁘고 감사하고 제발 시켜만주세요! 이런 "을"의 자세였거든?
요즘은 한동안 모아둔 돈으로 먹고 살만하니 내가 시간 없어서 못하겠다고 하며 튕겼더니 오히려 더 연락이 자주 오네 ㅋㅋㅋ
꼭 내가 해주면 좋겠대. 사실 이런 제의도 감사하지.
프리랜서라서 지금 일을 거절하면 수입이 끊기고 그 사이 고객은 이제 다른 번역가를 찾아갈테니 아예 이 끈을 놓치게 될 수도 있지.
난 이제 번역일도 너무 지긋지긋해서 좀 쉬고 싶은데 당장 일거리가 끊기는 거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거 같아.
물가도 오르고 있는 세상에 현실의 불안감을 체감하면서 내 마음이 뭘 원하는건지 나도 헷갈려서 자세히 들여다보려고 하니 내가 지금 이런 생각을 하면서 망설이고 번민하는게 맞는건지 잡생각이 끊이지 않네.
다들 가끔은 이런 고민도 하면서 살아가겠지?
먹고 살면서 나 자신을 챙기는 것도 에너지가 필요하구나...그리고 돈도 필요하구나...그런 생각을 하며 글을 마무리할게
다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