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시작함에 앞서 임신과 출산의 경험은 개개인마다 너무나 다르고 나의 이 후기 또한 대단히 주관적일 수 밖에 없음을 참고해주길!
좋은점만 또 나쁜점만 강조하기 보다는 내가 겪은 인생의 큰 사건을 기록하고 싶고 또 다른 사람에게도 참고가 되었으면 해.
4/11 :
나는 이미 예정일을 5일 넘긴 상태였고, 그간 열심히 운동도 했으나 자연진통은 오지 않은 상태였음.
새벽에 이슬도 비추고 가진통도 있어서 기대했는데 결국 바로 입원하여 유도분만을 하기로 결정 했고(초산임)
입원전 입구는 10~15%정도 열린 상태
입원 수속 후 12시부터 유도제 투입을 시작했는데, 이윽고 12시 40분부터 2분간격으로 30초 진통이 시작됐어.
임신 전부터 진통은 대체 무슨 느낌일까 궁금했는데 말 그대로 자궁이 수축하는 느낌임. 자궁을 긁는다, 코끼리가 밟는거 같다 라는 느낌보다는
근육이 격렬하게 수축되는 느낌에 좀 더 가까웠어 나는. 아주아주 강렬한 쥐가 자궁에 오는데 그게 너무 아파서 오장육부가 다 꼬이는 것 같은...?
한시반부터 이 30초 진통이 너무너무 아파짐ㅠ 그나마 진통순간이 짧아서 버텼으나
간격이 2분텀이라 매우 힘들었고 그냥 옆으로 무기력하게 누워서 진통이 오면 빨리 지나가기만 바랄 수 밖에 없었음.
열심히 버티다 3시에 무통관 삽관 시술 - 진통이 넘 아파 희망을 갖고 내진했더니 이제 20% 열렸다네?
30%되면 무통주사 놔 주겠지 하는 희망으로 버팀. 유도하는 중간중간 30분마다 태아심박체크 및 태동검사로
아픈 와중에 매우 바빴음; 자궁수축 올 때 태아 심박이 100이하로 떨어져서 이러면 아가가 위험하다고 하여 기를쓰고 심호흡 함.
오후 6시 내진.. 이제 25%!ㅠㅠ 내심 그냥 무통하면 안되나 했지만 안된다고 한다.
선생님께서 아기가 힘들어 한다고 촉진제 끄고 내일 새벽 6시부터 다시 해보자 해서 알겠다고 함.
촉진제 끄니 진통 강도도 확연히 줄고 간격도 십분-이십분 정도로 늘어나서 살만한 상태가 되었으나,
이제 좀 쉴수있나? 했는데 30분마다 검사를 12시까지 + 새벽에 태동검사 붙이고 자는데 순간 수축 올 때 마다
아가 심박이 떨어져서 불안한 맘에 쪽잠으로 밤을 샘ㅜㅠ 산소공급기 달고 심박 낮아질 때 마다 폭풍 후하후하..
4/12 : 어느덧 이튿날 새벽 6시 이제 30% 될락말락...! 일단은 무통없이 촉진제 재투여
삼십분 쯤 지나자 귀신같이 2분/30초 진통이 시작 되었는데, 그 상태로 1시간 뒤에
내 상태를 본 간호사 선생님이 이제 무통주사 놓자시며 가족분만실 입성 (35%-8시쯤)
사람마다 편차가 크다고 들었는데 나는 정말 무통이 너무너무 잘들었어.
무통 주입하고 십분 뒤부터 ??안아픈데 하게 됨!!!(정확힌 감각이 없어짐. 정말 다리가 얼얼하고 움직이기 어렵더라.)
무통천국으로 수많은 내진 등에도 전혀 두렵지 않았고.. 무통 너무 좋다~ 하면서 멍때리다가 10시 반쯤 이제 80%열렸으니 힘주기 하자시는데
힘이 안들어감 다리에 감각이 없음ㅠㅠ 원장님 오셔서 조금 힘들더라도 무통을 끄자고 날벼락같은 말씀을 하심ㅠㅠㅠ
잔뜩 겁먹었으나 무통빨이 남아있을 때 빨리 잘 힘을 줘서 끝내버리겠단 일념으로 힘주기 연습했는데
(홍보 아님 원래 유명) 맘DDOK티비 힘주기 영상 본게 도움 많이 되었음 힘 잘준다고 칭찬 많이받음ㅋ
그러나 힘에 비해 아기가 아무리 해도 안내려와서 초음파를 다시보니 아기 자세가 약간 애매하게? 누워있어서
1 지금이라도 제왕 / 2 흡입구 써서 아기 자세를 돌리면서 분만 해야 한다고 하시더라....
아기 포지션이 수술하기 어렵기도 하고, 유도로 오랜시간 고생했는데 2번으로 시도해보자 하셔서 알겠다고 하고
정말 청소기-뚫어뻥?같은 도구가 등장하고 의사선생님은 얼굴이 빨게지도록 힘을 쓰시고 다른 간호사 분들도 내 배에 달라붙더니 사정없이 배를 누르기 시작함과 동시에
중간에 끊지말고 길게 힘주라고 해서 열심히 힘 준 끝에!! - 진짜 뾱! 하는 청량한ㅋㅋㅋ 소리와 함께 애기 울음 소리가 남!
그러나 이 후유증으로 나는 회음부 4도 열상을 입음... 불쌍한 나의 항문... (*4도 열상 : 항문까지 찢어짐)
자연분만에서 제일 꺼려졌던게 회음부 열상, 특히 항문 열상이나 직장질루와1 같은 부작용인데 설마 그렇게 되겠어 했는데 역시 인간은 앞날을 알 수 없더라고
그래도 감사한 부분은 난 정말 무통주사가 너무 잘 들어서 - 끄고도 1시간 유지 됨; - 후처치 할 때 까지 아프지 않았어.
지금은 출산한지 10일 됐는데 고통은 거의 없고 항문은 좀 따가운데 막 너무 아프다기 보다는 치질이나 치핵? 같은게 있는 느낌임(실제로 생겼을지도...^^)
사실 과정만 보면 결코 쉽지 않은 출산이었거든, 초산에 유도분만, 흡입기 쓰고 진통 1박 2일 하고 회음부 열상 4도이고..
근데 가장 하이라이트(?)인 분만 순간의 고통은 오히려 무통덕에 많이 아프지 않게 지나가서인지 꽤나 할만헀던걸로 느껴져!
남편도 난 애 낳을 때 소리 안지른다고 (밤 새 자연분만 한 다른 산모님들의 비명이 엄청났거든...) 신기해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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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산후조리원에서 인터넷 하다가 어떤 분 블로그에 이런 문장이 있었는데 너무너무 공감되더라구. :
<임출육은 여자 손해, 몸도 너덜 맘도 너덜해지는 최악의 선택이라는 다소 센 표현들이 난무했고, 이뿐만 아니라 '나는 아기 캐리어가 아닙니다','며느라기'로 핫했던 수신지 작가의 인스타 웹툰 'GONE'등과 같이 임출육과 관련해 아기 중심이 아닌 모체 중심으로 서술된 출판물도 쏟아졌다. 나도 이 열풍에 함께 휩쓸린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30대 기혼 여성으로써 임신을 마음 먹기까지 수많은 내적 갈등과 고뇌, 남편과의 대화가 있었다.>
아이가 없어도 남편과 즐겁고 행복하게 잘 살고 있었고 임출육을 겪지 않은 젊은 여성으로서 내가 누릴 수 있는 여러 행복들을 충실히 누리고 살고 있었는데
과연 아이를 낳고 내가 너무 힘들 때 아이를 원망하지 않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있었어
그런데 정말 너무 신기하게 아이를 낳고 울음소리를 듣는 순간, 그리고 아기를 품에 안는 순간 아, 나는 이 아이를 사랑 할 수 밖에 없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
딱히 논리적으로 설명은 안되고 뭐.. 동물적인 본능인건지, 뇌 호르몬의 장난인지는 모르겠지만 참 신비로운 순간이었어.
이제 나가면 지옥같은^^7 육아의 현장에 던져지겠지만 나는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혹시 이 글을 보고 있는 임산부나 임신을 준비하는 덬이 있다면 모두모두 순산하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