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이제 막 합격 소식 들은 거라 내가 일에 잘 적응할진 미지수지만ㅋㅋㅋ..ㅠ
우울증이 좀 길었어.
몇 년 전 어떤 병원에선 조증일 때가 잦은 거 같단 얘기를 들었는데
지금은 우울감만 조금 남은 상태야.
분명 난 대학교 2학년때까진 친구도 정말 많고 성적도 좋았는데
안좋은일이 연달아 생기고나니까 세상이 두려워서 자취방에 혼자 숨어 지낼 수밖에 없었어.
내가 사람을 무서워서 피하다보니 친구들도 지쳐서 하나 둘 거리가 생겼고 그럴 수록 나는 더 고립되고.
그래서 좋아하는 독서를 해보려고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글자 하나 이해하는 게 그렇게 힘들더라.
하다못해 이미 여러번 읽어서 대사를 다 아는 소설책을 봐도 흐름을 하나도 모르겠는거야..ㅋㅋㅋ대환장.
그렇게 반 년 이상 시체처럼 살아가다 기운이 생겼고 그나마 남은 친구들을 자주 만나기 시작하며 기분전환을 하려했지만
밖에서 행복한 와중에 갑자기 자해충동을 느껴 뜬금없이 펑펑 울 정도로 상황은 나아지지가 않았어.
나이는 먹어만 가는데 글을 못읽고 기억력도 떨어졌다보니 공부는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고
괜히 다시금 책읽기를 시도할 때마다 좌절해야하는 내가 지나치게 낯설더라.
나중에가서는 좋은 시절의 기억마저 다 까먹어서 친한 친구들 이름을 떠올리는데도 한참....
당시 집이 무너져서 자취를 하면서 본가까지 내가 도와야하는 상황이었다보니까 억지로 알바는 했는데
일끝나고 자취방에 돌아오면 그냥 너무너무 힘들기만하고 아무것도 하기가 싫었네.
그래서 굳이 여러가지 일들 다 감당하지 않고 그냥 스르륵 잠들고싶었지.
대신 조증 기간에는 하루에 운동만 최소 5시간씩 하고, 지나치게 소비하고 매일 자잘한 계획을 잔뜩 세워서 나를 몰아세우곤 했어.
그렇게 무기력과 자제력없는 시기를 무한정 반복하는 줄 알았음.
근데 그런 내가 아직은 전보다 서툴지만 다시 글을 쓸 수 있게 되었고,
별 두려움 없이 면접을 볼 수 있었고,
결국엔 몇 차례의 기다림 끝에 취직에 성공..!
친구들보다야 많이 늦은 감이 있지만 뭐 어때. 나는 힘들었으니까 당연히 남들보다야 느릴 수 있지..
사실 지금 붙은 곳이 내 마지막 한 방이었어서 합격발표 나기 전까지 신체적으로도 많이 힘들었거든.
그런데 이제 안정적인 일터를 내 손으로 얻었다는 게 그저 눈물나고 행복하고 그래.
일은 어떻게든 잘 적응할 거야.
그냥 지금은 모든 게 기뻐서 아무 걱정이 안드나봐.
그래도 딴에 먹고 살아야하니까 알바는 꾸준히 했는데
정규직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 설레기도 하고.
지금 들어가는 회사가 나랑 안맞을 수도 있긴 하겠지만 쨌건 내 앞길은 노답 회색빛인 줄 알았는데 취직을 했다는 게 너무 좋은 그런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