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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할아버지 돌아가신지 일주일 된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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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11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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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중순에 갑자기 주무시다가 뇌경색으로 쓰러지셨어.
아침에 발견해서 급하게 대학병원 응급실로 갔는데
뇌가 거의 죽어있는 상태라고 하셨어.
특히 말을 하고 알아듣는 부분이 다 죽었다고 했어.

의사는 거의 가망이 없다고, 할 수 있는 치료가 더 없다고 말했는데
할아버지는 가면 갈수록 상태가 괜찮아지셨어.
오른쪽은 마비되었지만 왼손 왼다리는 활발하게 움직이셨고
내 말을 알아듣는지는 모르지만 눈도 뜨시고 나도 쳐다보고 그랬으니.

2주 정도 대학병원 집중치료실에 계시다가
뇌질환 전문 재활병원으로 병원을 옮겼어.
병실도 훨씬 넓고 쾌적하고, 면회시간도 따로 없어서
할머니가 좋아하셨어
옮긴 다음날 나도 들렀는데 할아버지가 이제는 사람들을 보고
웃기까지 하셨어. 점점 좋아지고 있는 것 같았어.

그 다음날 나는 이전에 약속되어 있던 여행을 가야했어.
할아버지가 점점 호전되는 중이셔서 마음을 조금 놓을 수 있었어.
근데 사람 촉이라는게 좀 무섭더라ㅋㅋㅋ
계속 여행가는게 신경쓰였는데 여행 둘째날에 할머니가 전화가 왔어.
할아버지가 많이 아프시대. 근데 엄마아빠는 그렇게 심각하게 말하지 않아서 난 잠시 그런줄 알았거든..

여행 마지막 날 아침에 할머니한테 전화가 또 왔는데
이번에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거야...
할머니의 우는 목소리는 처음 들어봤다 그때...
근데 하필 돌아가는 비행기가 저녁이라서 그날 하루종일 마음이 복잡했어. 생각도 많고 그냥 눈물이 갑자기 불쑥불쑥 나더라ㅋㅋ...

저녁에 비행기 타고 돌아와서 바로 장례식장으로 갔어.
처음 겪는 장례식이라 그런지 들어가자마자 할아버지 영정이 보이는데
다리가 탁 풀리면서 눈물밖에 안나더라ㅋㅋㅋ
급하게 사람들이 나를 안쪽 방으로 데려갔어ㅋㅋㅋ 그냥 난 울면서 따라갔다.. 그렇게 좀 진정되고 나니까 또 괜찮더라
그렇게 3일동안 하루에 한 번씩 엉엉 울었어
둘째날은 입관할때, 셋째날은 노제 지낼때, 화장 들어갈때, 장지에서 매장할 때 엄청나게 울었어
할아버지가 나를 제일 예뻐하셔서 더 그랬던 것 같아.
그리고 아빠나 고모가 그렇게 슬프게 우는 모습을 처음 봐서
더 그랬던 것 같아. 항상 강인해보였는데..

근데 오히려 장례가 끝나고 나니까 눈물이 안나.
할아버지가 돌아가신것도 실감이 안나고 그냥 병원에 계신 것 같아ㅋㅋ
그래도 할아버지가 병원에 계셨어서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었던 것 같구... 또 할아버지가 아프신 채로 너무 고생하지 않고 쓰러진지 3주, 폐렴 온지 3일만에 돌아가신게... 잘됐다고 말하긴 좀 그렇지만 너무 아프지 않게 돌아가셨다는게... 보는 사람 입장에서도 다행인 일인것같아.

이젠 혼자 남으신 할머니가 걱정이다.
할머니집이랑 가까운데 살아서 장례 끝나고 3-4일을 여기서 자고 생활했는데 이제 나도 바쁘게 되면 혼자 계실 할머니가 너무 걱정된다.

오늘도 할머니집에 자러왔는데 할아버지의 흔적들이 너무 많아.
가족을 떠나보내는게 처음이라 생각이 너무 많아.
혼자 속으로만 할아버지 생각하다가 마음이 너무 복잡해서 이렇게라도 털어내본다.

읽어줘서 고마워 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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