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정치권과 재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연쇄 회동을 통해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방향을 사전 조율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역점 과제인 지역 경제 활성화와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해 대기업의 비수도권 투자를 적극 독려해 왔다. 이 대통령은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도 “공동체 전체의 역량으로 일군 성과와 기회가 우리 국토, 모든 분야에 골고루 퍼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미 지난 19일 최태원 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등과 만나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경쟁력 강화 전략 제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반도체 투자 계획은 물론 AI 데이터센터 조성 등 다양한 방안이 폭넓게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오는 25일 이 대통령은 이재용 회장과 비공개 면담을 갖고 비수도권 투자 로드맵을 사전 조율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당초 업계에선 패키징 공장 수준을 넘어 반도체 웨이퍼에 미세 회로를 그리는 전공정 라인까지 호남권에 들어설 것으로 본다. 현재 반도체 팹 하나를 짓는 데 최소 60조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양사의 합산 투자 규모는 수백조원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는 경기도 용인 클러스터에 짓기로 한 일부 팹을 호남으로 옮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정이 지방으로 이전할 경우 수백 개의 소재·부품·장비 업체의 동반 이동도 불가피하다.
지방 투자의 구체적인 청사진은 이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이달 말 ‘국토국가대전환(지방균형국가)’ 간담회를 열 방침이다. 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장(부회장), 곽노정 사장 등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회장은 관련 논의를 거친 후 오는 30일 광주를 찾아 호남권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음 달 2일에는 삼성전자가 충남 아산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재용 회장도 참석할 전망이다.
한편, 이달 말 무렵에는 대통령실 주재로 주요 기업 전문경영인(CEO)들이 참석하는 실무 간담회를 열 방침이다. CEO들은 전력·공업용수 인프라 확충 등 지방 투자에 따른 현실적인 어려움을 정부에 건의하고 세제·규제 완화 혜택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