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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여전히 임명 안 돼
지연 배경으로 청와대와의 갈등 꼽혀
이흥구 대법관 후임과 동시 제청 가능성도
노태악 전 대법관 퇴임이 지난달 3일 퇴임하고 한 달이 지나도록 후임이 임명되지 않고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과 청와대가 후임 대법관 인선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대법관 공백이 길어지는 중이다. 법조계에선 조 대법원장 이흥구 대법관 후임 인선 때까지 노 전 대법관 후임 제청을 미룰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조 대법원장은 3일에도 노 전 대법관 후임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하지 않았다. 앞서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월21일 대법관 후보 4명을 추천했다.
대법관 제청이 늦어지는 배경으로는 조 대법원장과 청와대의 갈등이 꼽힌다. 추천된 대법관 후보는 김민기(사법연수원 26기)·박순영(25기) 서울고법 고법판사, 손봉기(22기) 대구지법 부장판사, 윤성식(24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이다. 이 중 조 대법원장과 청와대가 선순위로 꼽는 후보가 다른데 조율이 좀처럼 되지 않는다는 추측이 나온다.
일부 법조계 인사들은 조 대법원장이 6월 지방선거 이후로 임명 제청을 미루리라 전망한다. 올 9월 퇴임하는 이흥구 대법관의 후임 인선에 맞춰 한꺼번에 제청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대법관 공석 상태가 5개월 이상 늘어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대법원은 이미 대법관 13인 체제, 그러니까 1인 공석 체제로 재판부를 운영하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대외업무를 맡는 법원행정처장직을 공석으로 두고, 대법원 재판부를 채우는 편을 택했다. 박영재 대법관이 법원행정처장에서 물러난 뒤 처장직에 새 대법관을 임명하지 않았다. 박 대법관은 대법원 재판업무에 복귀해, 퇴임한 노 전 대법관의 재판업무를 대신하고 있다.
조 대법원장이 대법관 ‘임명 제청권’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통상 청와대와 대법원장이 대법관 임명을 조율할 때 청와대는 대법원장의 임명 제청권을 존중해 특정 후보를 빼는 식으로 의견을 내왔는데, 이번처럼 특정 후보 인선을 원하는 상황에서 조 대법원장이 이를 수용하면 사실상 대법원장의 임명 제청권이 무력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헌법 제104조 2항은 대법관을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정한다.
청와대 역시 이재명 정부의 첫 대법관 인선으로 상징성을 가지는 만큼 쉽게 물러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조 대법원장이 올 9월 이흥구 대법관 퇴임 시기에 맞춰 복수의 대법관 후보를 제청하는 식으로 임명 제청권을 행사할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대법관 후보를 2명으로 늘려 임명 제청하면, 청와대와 타협할 여지가 생기지 않겠냐는 것이다. 다만 이 경우 대법관 후보추천위에서 이미 노 전 대법관 후임으로 추천된 후보를 다시 추천할 수 있을지가 변수다. 역대 대법관 최장 공백 기간은 140일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이상훈 전 대법관 후임 임명이 늦어지면서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