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실제경험담 죽은 사람한테나 좋은 거지
4,048 13
2023.08.25 19:35
4,048 13

몇달 전에 집을 팔려고 부동산에 내놓았어. 새 집으로 이사를 가야 돼서 빨리 집이 나갔으면 했는데 어째 집 보러 오는 사람이 별로 없더라. 그래서 그냥 마음 느긋하게 먹고 기다리고 있는데 특정 시점을 기점으로 갑자기 하루에도 몇 사람씩 집을 보러 오고 다들 자기가 계약하고 싶다고 아우성인 거야.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긴 했는데 사람들이 다 우리집이 좋다고, 우리집에서 살고 싶다고 하니까 이상하게 이사를 취소하고서라도 집을 안 팔고 계속 가지고 있고 싶어졌어. 사람들이 다 탐내니까 욕심이 난 건지는 몰라도 그땐 그래야 할 것 같았어. 이사 갈 집은 막 완공된 좋은 신축 아파트고, 원래 살던 집은 몇 십 년 돼서 제법 세월이 느껴지는 구축 아파트였는데도 그 구축 아파트가 너무 좋아보이고 탐이 났어. 그래서 부동산에 집 내놓은 걸 무르겠다고 말하러 외출을 했는데, 늘 건너던 횡단보도 맞은편에 인상착의가 눈에 띄는 할아버지가 있었어. 할아버지는 머리는 희게 새고 검은 천을 몸에 칭칭 두르고 계셨어. 횡단보도가 꽤 길어서 사람의 표정이 자세히 보이지는 않는데 이상하게 그 할아버지가 나를 응시하고 있다는 느낌에 묘한 소름이 돋더라. 신호등이 초록불로 바뀌고 할아버지한테 가까이 붙지 않으려고 일부러 횡단보도 가장자리에서 쭈뼛거리면서 건너고 있는데, 분명 저 멀리 계시던 할아버지가 한순간에 내 몸에 스칠 만큼 가까이 붙었어. 그리고 지나가면서 내 귓가에 이렇게 속삭이셨어. 죽은 사람한테나 좋은 거지... 라고. 그런데 그 말을 듣자마자 정신이 퍼뜩 들면서 내가 홀려 있었다는 기분이 들었어. 그동안 집을 보러왔던 사람들을 곱씹어보니 모두 피부가 창백하고 표정이 없더라. 엊그제 꾼 꿈 얘기인데 묘하게 소름돋고 생생해서 올려봤어 나 원래 꿈 같은 거 잘 기억 못하는데...ㅎㅎ 


덧붙이자면 외출해서 할아버지를 만났던 것부터가 꿈 이야기야. 어떤 날을 기점으로 갑자기 집 보러 오는 사람이 많아졌는데, 꿈의 시작은 그 날부터였어. 실제로 집을 보러왔던 사람들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꿈에서 집을 보러왔던 사람들의 안색만큼은 생생하게 기억나.

목록 스크랩 (0)
댓글 13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영화이벤트] 세상의 주인이 바뀌었다!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예매권 증정 이벤트 356 04.24 52,793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611,151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3,066,976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3,863,650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0,352,016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1,365,281
공지 잡담 고어물 및 혐오감을 줄 수 있는 사진 등은 올리지말고 적당선에서 수위를 지켜줘 18.08.23 24,991
모든 공지 확인하기()
900 실제경험담 영적으로 민감한 사람이 점집 막 들낙거리면 안되는 이유(feat.신점 후기) 4 01:30 191
899 실제경험담 예지몽 꿔본 적 있어? 5 04.20 502
898 실제경험담 공포방이 있네 ㅋㅋㅋ 내가 겪었던 무서운 일 + 소소한 무당 얘기 (사진 주의!!) 7 03.21 2,447
897 실제경험담 내가 겪은 기이한 경험 몇 가지 2 03.14 1,450
896 실제경험담 좀 소름끼쳤던 꿈이야기 5 23.11.19 2,536
895 실제경험담 혈육이 자꾸 자기 신병 아니냐고 하는데 무서워 13 23.11.12 4,374
894 실제경험담 별건 아니고 오컬트스러운 꿈을 꿨어 23.10.23 1,045
893 실제경험담 꿈꿨는데 너무 징그러웠어...... 1 23.10.06 1,559
892 실제경험담 100일 된 아기 사진을 두고 제사를 모셨던 썰 10 23.09.20 4,204
891 실제경험담 전혀 무섭진 않은데 내가 겪은 가위 비스무리한거랑 귀신 비스무리한거 1 23.09.14 1,351
890 실제경험담 ㅇㄱㅍ)영감의 ㅇ도 없는 나덬이 자주 겪는 이상한 일들 9 23.09.07 2,458
889 실제경험담 엄마가 나한테 얘기해줬던 경험담. 11 23.09.01 3,582
» 실제경험담 죽은 사람한테나 좋은 거지 13 23.08.25 4,048
887 실제경험담 심야괴담회 원피스 입은 여자 사연 보고 온몸에 소름 돋음 7 23.08.24 3,788
886 실제경험담 공포는 아니구 걍 신기했던 꿈 이야기 1 23.08.17 1,594
885 실제경험담 나도 가장 무서웠던 가위 중 하나 적어봐 3 23.08.14 1,670
884 실제경험담 커신만 보면 공격적이게 되는 중기 (안무서움) 4 23.07.09 2,411
883 실제경험담 대학 시절에 겪었던 무서운 경험담 5 23.07.07 3,356
882 실제경험담 새벽 1시만 되면 들리는 발자국 소리 3 23.07.05 1,878
881 실제경험담 무서운건 아니고 신기했던 경험 2 23.07.01 2,2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