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m.youtu.be/OHAmsy-yPDw?si=8_Sb7Y-HCqhdN9t7
https://x.com/moandoodle/status/2018948500038570275?s=46
Q 로맨스 장르가 다시 부활하고 있는 것 같은데, 오랫동안 이 장르가 좀 가볍게 취급받다가 왜 사람들이 다시 로맨스를 갈망하고 원하게 됐다고 생각하시나요?
A 재밌는 현상이죠. 셰익스피어 연극도 비극은 진지하게 다루지만, 희극은 좀 가볍게 여겨지곤 하잖아요. 단지 로맨틱 코미디이고 사랑을 다루기 때문이죠. 하지만 사랑은 비극에 나오는 살인이나 사건들만큼이나 심오하고 훨씬 보편적이에요. 그런데 왜인지 우리는 감정을 다루는 로맨스를 덜 진지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죠. 어쩌면 여성 혐오적인 시선이 섞여 있을지도 몰라요. '감정은 진지하지 않고, 갈등이나 전쟁 같은 것이 더 의미 있다'고 여기는 거죠. 셰익스피어 작품에도 멋진 여성 배역들이 많지만, 많은 수가 희극에 있어서 진지하게 다뤄지지 않곤 해요. 하지만 사랑에 빠지는 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 중 하나잖아요. 그래서 우리는 그런 이야기를 절실히 원하고 있어요. 예전에는 로맨스 장르가 유치하거나 가볍다고 느꼈을지 모르지만, '브리저튼'은 이 장르가 얼마나 큰 힘과 무게감을 가질 수 있는지 증명해 줬죠. 사람들이 항상 로맨스를 갈구해 왔다는 점을 보여줘서 정말 기쁩니다
베네딕트 캐해
재밌는 건, 사람들이 지난 시즌들에 대해 '글로우 업(Glow up, 외모나 분위기가 확 좋아지는 것)'이라는 말을 쓰지만, 작가들이 그걸 의도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시즌 3의 콜린처럼 여행에서 돌아와 분위기가 바뀌어 '저 사람 누구지?' 싶게 만드는 경우가 있죠. 하지만 베네딕트는 반대예요. 시즌 1화에서 그는 우리가 그를 남겨뒀던 바로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요. 늘 머물던 곳에 갇혀 있죠. 시즌 3 끝에 엘로이즈에게 '어머니의 가면무도회에서 데뷔탕트들을 전염병 피하듯 피하고 있을 거야'라고 했던 말 그대로의 모습이에요. 좀 늦게 나타나고, 정말 있고 싶지 않아 보이지만, 약간의 피로감이 더해진 상태죠. 오랫동안 말씀하신 그 '자유' 속에 있었으니까요. 그 자유가 이제는 약간 지겨워졌다기보다, 처음엔 진정한 탐구처럼 느껴졌던 것들이 이제는 무언가를 회피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 시작해요. 우리는 베네딕트의 매력적이고 친절하며 모두에게 호감을 주는 '고객 대응용' 모습을 잘 알고 있죠. 하지만 모든 이에게 똑같은 매력을 흘린다면 어떻게 사랑에 빠질 수 있겠어요? 사랑은 누군가를 특별하게 여기는 거잖아요. 만약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러브밤(Love bomb)'을 준다면 어떻게 단 한 사람을 선택할 수 있겠어요? 그래서 그는 일종의 쳇바퀴 위에 있는 상태로 시작해요. 처음엔 스스로를 찾아가는 멋진 과정처럼 보였지만, 이제는 그게 스스로를 가둔 케이지처럼 느껴진다는 점이 흥미롭죠. 물론 본인은 그걸 의식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요. 약간 정체된 상태로 그를 만나게 됩니다.
‘난 차남이지만, 그게 나에게 진정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겠어. 내가 세상 어디에 속하는지 모르겠어’ 같은 거죠. 하지만 문제는 그 탐구의 길에서 길을 잃어버렸다는 거예요. 우리 모두가 그렇듯 그도 삶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싶어 하는 부분이 크다고 봐요. 하지만 그의 부모님 관계를 보면, 아버지가 너무 일찍 돌아가셨고 어머니가 슬퍼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잖아요. 그에게 사랑은 아름답지만 동시에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모든 걸 잃게 되는 아주 무서운 본보기가 된 거죠. 그래서 '너무 무서우니까 걱정하지 말자'며 계속 미루는 길을 택한 것 같아요. 하지만 내면 깊은 곳에선 '정말 내 삶을 살고 싶다, 내 인생이 시작됐으면 좋겠다'라고 바라면서도 어떻게 그 안으로 발을 들여야 할지 모르는 거죠.
캐릭터가 사랑스러운 점, 그리고 한 캐릭터를 수년 동안 연기하며 좋은 점은 스스로도 놀라게 된다는 거예요. 처음에 베네딕트가 '난 어디에도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라고 말하던 장면이 기억나요. 이번 시즌에 그가 나아가는 방향은 정말 놀라워요. 전혀 예상하지 못했거든요. 한 캐릭터를 오래 연기하다 보면 캐릭터의 평소 성격에서 벗어난 행동을 하게 되는 순간이 오는데, 그게 정말 흥미로워요. 이번 시즌에는 베네딕트답지 않은 행동을 하는 순간들이 꽤 있는데,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할 수 있어서 연기하는 입장에서도 아주 즐겁죠. 허구의 인물들은 심리적으로 완벽하게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인간은 모순적이잖아요. 그 모순이야말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