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임 첫해 이 감독은 팀 역대 최다 14연패 수렁에 빠지는 등 시즌 내내 최하위권을 멤돌았다. “그렇게 많이 져본 건 처음이다. 머릿속 지우개로 싹 없애고 싶은 시간이었다”고 토로할만큼 상황이 심각했다.
가끔 소주 한잔을 했고, 홀로 걸어봤지만 쌓인 스트레스는 풀리지 않았다. 고민을 거듭하다 시즌을 마친 뒤 그는 사퇴의 뜻을 구단에 전하기도 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GS칼텍스는 ‘동행’을 원했다. 바뀔 수 있다고 믿었고, 조금씩 성과가 있다고 여겼다.
이 감독은 치열한 비시즌을 보냈다. 대부분의 선수들을 붙잡으며 혼란을 최소화했고 트레이닝 파트에 변화를 줬다. 타이트한 일정과 긴 시즌을 버텨내려면 체력은 필수였다. 체계적인 컨디션 관리를 위해 트레이너들을 보강했다. GS칼텍스가 처절한 정규리그 막바지를 보낸 뒤 빡빡한 포스트시즌(PS)서도 수준 높은 에너지 레벨을 뽐낼 수 있었던 배경이다.
그렇다고 목표가 아주 높았던 것은 아니다. 정규리그 20승, 승점 60점 이상, 3위 정도면 만족할 수 있다고 봤다. GS칼텍스는 19승17패, 승점 57로 첫 목표에 근접했고, 멈춤 없이 전진해 반전의 드라마를 썼다.
이 감독은 “꿈꿔온 순간,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다. 지난 시즌 난 형편없는 감독이었다. 선수들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 아파도 참고 뛴 실바를 비롯한 모두가 헌신했다. 만약 PS서 한 번이라도 졌다면 상황은 어떻게 바뀌었을 지 모른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https://naver.me/FtovFf7A